퇴근길, 한 노점상 가판대에 폰 케이스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장사에 심드렁해 보이는 주인장은 그 물건들을 "휴대폰집"이라 명명하고, 갈색 종이상자 조각에 매직으로 휙휙 써 걸었습니다. 새삼 그 말이 참 귀여웠습니다. 물건에게 집을 만들어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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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물건이 거주하는 공간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Case"나 "Box" 정도지요. 반면 우리말은 후한 것 같습니다. 칼집, 벼룻집, 바늘집, 심지어 닭 똥에게도 집을 지어줍니다. (물론 실제로 닭 똥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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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로 집이란 말을 물건에게도 쓰게 되었는지 알기는 어렵겠지만, 아마 우리 선조들이 작은 물건도 소중히 여기고, 집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