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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태한개츠비 Apr 06. 2020

관찰과 측정에 관하여

부제. 살기 위하여

만약 세상에 변하는 것이 없다면, 또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많다면 규칙을 찾아내는 과정과 고민의 과정은 불필요할 것이다. 한데 세상엔 규칙이란 게 존재하고, 이를 깨달은 사람들은 그 규칙을 이용해 자신의 삶을 더 나은 단계로 발전시킨다. 


과거 인류의 조상은 해, 달, 별 등 하늘의 변화를 몇 해에 걸쳐 관찰하고 기록했다. 이를 통해 계절과 시기를 구분하는 규칙을 발견했다. 이는 농작물을 재배할 때 어느 시점에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거두어들일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었고,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기초가 되었다. 


관찰과 측정은 현상을 파악하고, 문제를 찾아내며, 발전의 기초가 된다. 이런 습관이나 개념을 서비스나 사회에 비추어 본다면 어떨까? Growth hacking, Lean startup 같은 프레임의 근간은 측정과 관찰로 인사이트를 얻고 개선하는 사이클을 빠르게 돌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경험에 비추어보면, 서비스를 설계할 때 데이터의 기록이나 측정은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일단 데이터는 쌓는 게 중요하다. 쌓고 나면 다양한 각도로 가공하여 지표를 측정하고, 지표 간의 관계를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지표 간의 관계 등 너무 복잡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측정해야 할 지표는 단순화하고, rawdata는 최대한 잘게 나눠서 기록을 해둔다. rawdata로 다양한 분석을 시도하다 보면 패턴이 남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고, 지표화해 야할 항목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해당 서비스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항목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참, 지금 한 이야기는 서비스 초기의 이야기다. 서비스가 성숙되면 다양한 지표를 다양한 목적으로 봐야 한다. 


몇 해 전 신규사업을 할 때 재밌는 발견을 했던 사례가 있다. 한국과 중국에 동일한 서비스로 언어만 바꿔 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한 적이 있다. 한국의 경우 상품 리스트 상단 (최신 상품)의 판매가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반면, 중국의 경우 상품 리스트 상단(최신 상품)의 판매 비중이 상당히 낮은 경향을 발견했다. 중국의 경우 우리 서비스가 인지도가 낮았고, 셀러들 상품 또한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최신 상품보다는 나름 중국 내 인지도가 높은 셀러들 중심으로 판매가 됐었다. 하여, 두 국가의 정렬 기준을 바꿔야 했고 이를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데이터를 보면 참 해야 할 일이 다양하게 나온다. 데이터를 보는 것은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노가다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정성적인 해석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량적 데이터만큼 막강한 무기가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측정과 관찰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살아남고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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