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이별, 로딩 중..

by ONDI

내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내가 졸업한 학교다.


지금은 겨울방학 기간이다.

우리 집 똥개는 방과 후 수업이 있는 날 등교한다.


초등 2학년으로의 진화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혼자 갈래!'의 과도기다.


오늘은 유난한 엄마의 자아를 진정시키고, 믿어주는 엄마 코스프레를 했다.

그나마도 쿨하게 혼자 보내진 못하고, 큰길 횡단보도에서 질척거리기.


길을 건너자마자 친구 두 명과 자연스레 합체가 된다.

지들끼리 재잘거리는 소리가 사거리 넘어까지 들린다.


하교 때도 걱정은 한 템포 참고, 멀찍이서 기다려 봤다.

등교할 때와는 또 다른 친구 두 명과 재잘거리면서 나오더니, 서로 '안녕!' 하며 제각기 흩어진다.


아직은(?) 맑은 그 인사가 찡하게 와닿았다.

답지 않은 감성이 뭔가 싶어 곱씹어 봤다.


아, 이사 가면 우리 아들 '이별'을 하겠구나.


부동산에 집을 내놓겠다는 전화를 돌리고 난 후의 감정도, 거제도에서 돌아오던 날 '우리 동네'에 들어설 때의 감정도 그때는 무심코 지나쳤다.

익숙하지 않은 기분에 낯을 가렸던 것 같다.


무심함인지, 귀찮음인지.

나는 이별이 아들의 일이기도 하다는 걸 체감하고 나서야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정의가 된다.


태어난 지 36년 차에 처음으로 친정 부모님이랑 멀리 떨어져 살게 됐다.

우리 동네는 내가 일곱 살부터 살아 온 동네다.


이 아쉬움이 이제야 들여다보인다는 사실에 나는 스스로에게 놀란다.

징하게 무뚝뚝한 인간.


아닌가, 오히려 아쉬움이 짙을 걸 알아서 회피하던 중이었던 건가.


그냥 삶의 배경을 다시 그리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새삼 깨닫고 보니 이건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생애최초의 물리적 멀어짐이자 실질적 독립이다.

결혼만큼이나 대사건인 셈이다.


오늘은 머지않아 마주할 감정의 예고편을 본 셈 치고, 일단은 넘어간다.

답은 없지만 적어도 모른채로 얻어 맞지는 않게 됐다.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잠시 아득하다.

나의, 우리의 아쉬움은 어떻게 달래야 하는 걸까.

상대가 누구든, 설령 그게 '나' 일지라도, 나는 '우쭈쭈'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상가가 팔려야 이사도 갈 수 있는 마당에 걱정이 너무 이르다고, 현실을 끌고 와서 감정은 훠이훠이 미뤄둔다.

그 때의 감정은 그 때의 나에게 맡기기로 한다.


근데.. 이게 맞나?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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