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지구

by 신모나


나쁜 예감은 언제나 선명하다. 지속될 관계 속에 나쁜 뒷맛이 남으면 일이 커진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다. 잘 짜인 글로 배운 세상, 언짢음에 걸려 넘어지다 보면 결국 종래에 예비된 뜻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종교와 운명에 대한 믿음과 별개로, 이건 어떤 관성에 가깝다. 세상에는 정해진 길이 없고, 있더라도 그 계시마저도 뛰어 넘는 것이 삶의 묘미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라도 어떤 순간에는 나약해지고 마는 것. 그 역시 삶의 숨겨진 비의 아니겠는가.

알고도 선택했고 수순대로 후회하고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기대 없음의 상태로 시작했기 때문인지 업무와 관련해서 예전만큼 쉽게 타성에 젖지는 않는다. 후회는 오로지 사람 때문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면 관계 역시 변하기 마련이다. 무언가 지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노력하는 것보다는 노력하지 않는 값이 더 저렴한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 사람은 쉽게 변한다. 가진 것을 셈할 줄 모르는 비열한 마음으로. 변질 자체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해를 구하는 마음을 수용하는 건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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