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 단비 같은 책을 소개합니다

by 최호진

일은 힘든 것이다.


일이란 자고로 싫어해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놀이다.

“나는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았다. 그것은 모두 재미있는 놀이였다.” 이건 에디슨이나 하는 말이고, 직장인들은 대부분 싫어하는 일을 한다.

<[강원국의 ‘리더가 말하는 법’] ‘리더십=동기부여 역량’… 경청, 칭찬, 보상을 아끼지 말라> 참조


며칠 전 강원국 작가의 [강원국의 '리더가 말하는 법'] 칼럼을 읽다 공감이 가는 문구를 발견했어요. 작가님께서는 일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하기 싫은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래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리더가 직원들에게 바람을 잘 넣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리더는 직원들의 말을 잘 듣고, 칭찬과 보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더라고요.


충분히 공감 가는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주변에 이런 리더들이 얼마나 될까 싶었어요. 제가 모신 리더 중에 이런 분이 있었을까,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리더들이 들어야 하는 참 좋은 말씀이셨지만 직원으로서 저에게는 현실적인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네요. 물론 저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말이죠.



https://firenzedt.com/?p=5844


직장 동료가 제게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랐어요. 그는 우리가 월급을 받는 이유는 회사 일이 그만큼 "지랄 맞기" 때문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었는데요. 동료는 회사일이 즐겁고 재미있는 것이라면 우리가 회사에 돈을 내고 다녀야 한다고 하며 월급쟁이로서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을 받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그의 이야기가 안타깝게 느껴지긴 했지만 반박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진실이 그러하니깐요.


하지만 그렇다고 "일" 때문에 매일 우울하고 힘이 들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TV 드라마에 빠지기도 하고, 게임에 몰두하기도 하는데요.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더라고요. 책을 읽다 보면 우울한 감정이 사그라지는 것 같을 때가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일"하는 저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몇 권의 책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직장인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책 소개라고 해야 할까요?



직장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오늘 소개할 책은 <일의 기쁨과 슬픔>,<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조선직장인열전>, 그리고 <일하는 마음>입니다. 모두 직장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책들이에요.


1. 일의 기쁨과 슬픔


회사에서 인정받던 인재가 어느 날 CEO에 찍혀서 다른 부서로 이동하게 된다면? 그리고 쫓겨난 부서에서 업무 관련 보고를 하다가 월급을 포인트로 받게 된다면? 그리고 그 포인트로 물건을 사서 중고 거래 마켓에서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 것 같나요?


얼마 전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재미나게 읽었는데요. 소설 속의 한 사연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한 분을 생각하게 됐어요. 혹시 저런 회사가 진짜로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알고 있는 인스타로 소통을 잘한다는 그분이 소설 속의 CEO가 아닐까?

소설을 읽다 보면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느낌이 들어 빠져들게 되는데요. 이 책이 그런 느낌이었어요. 이 책에서는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디서 봄직한, 주변에 있음직한 이야기들이라 저도 모르게 공감하며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비단 위 사연만 그랬던 건 아니었어요. 노키즈로 살아가는 맞벌이 부부의 청소 도우미 아주머니 이야기를 보면서, 결혼식을 하면서 친하지도 않은 직장 동료와의 애매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저와 아내는 주변의 누군가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었는데요.


어떤 교훈을 주는 것도, 어떤 깨달음을 주는 것도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옴니버스 형태의 오피스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너무 무겁지 않은 잔잔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때로는 미소를 짓기도 하고, 때로는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면서 글을 읽었던 것 같아요. 편안하게 말이죠.


2.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저는 전직 은행원이었는데요. 지금도 같은 계열사에서 일하고 있기에 은행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은행 관련 이야기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되는데요. 애석하게도 기존의 은행 관련 책이나 영화들은 외환 딜러, 투자자 등의 나름 때깔 나는 모습으로 그려지곤 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내가 본 은행 생활과는 이질감이 느껴져서 별로였어요. 1%도 안 되는 은행원의 모습을 드라마나 영화로 보여주는 느낌이랄까요?


최근 <한자와 나오키>를 재미나게 읽었는데요. 이 책은 일본 은행원 출신인 이케이도 준 작가가 쓴 이야기인데요. 전직 은행원이라 그런지 그의 은행원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참 좋았어요. 최근에는 <한자와 나오키>시리즈가 아닌 그의 다른 책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이란 책을 읽었는데요. 한 지점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어 만든 소설이었는데, 지점 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보며 저도 모르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지점 목표 때문에 투자 상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거부하는 직원과 팔라고 종용하는 상사와의 다툼(?)을 읽을 때에는 두 개의 감정이 동시에

들었어요. 그것을 거부하는 직원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하면서 팔라고 종용하는 상사가 측은하게 보이기도 했어요. 생생한 은행원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게 느껴져 그런 마음이 드는 것 같더라고요.


은행에서는 농담처럼 목표에 남북통일을 넣으면 은행원들은 어떻게 해서든 남북통일도 시킬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실적을 챙겨야 하는 그런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제가 은행원 출신이라 이 이야기가 재미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은 비단 은행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닌 듯 싶어요. 모든 조직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직원들에게 목표를 채우라고 강요하곤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상황들을 은행원이 아니더라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3. 조선 직장인 열전


앞의 두 이야기가 현시대에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라면, 과거의 사람들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만든 책도 있었어요. 신동욱 작가의 <조선 직장인 열전>이라는 책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 책은 조선 시대의 주요 인물들을 조선이라는 직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의 모습에 빗대어 정리했어요.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 속 인물을 만날 수 있어 재밌게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정도전, 황희, 맹사성, 신숙주, 조광조...


그들도 왕이라는 CEO를 모시는 직원들이었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도 재미났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직장인으로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포인트를 잡아주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패사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실패한 조선시대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생소한 것들이라 재미나기도 했지만, 그것을 통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를 찾아내는 작가의 인사이트 또한 유익했어요.


이 책을 쓴 작가 또한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재무/회계 관련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학부 때 전공한 역사를 좋아해서 이렇게 책으로 냈다고 하던데, 그런 작가의 히스토리도 이 책을 흥미롭게 만들었어요.


4. 일하는 마음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은 제현주 작가의 <일하는 마음>이란 책이에요. 이 책은 작년에 읽었던 책이었는데요. 일하는 저에게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어요. 남의 일을 하는 상황에서 나를 지켜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준 책이었다고 해야 하나?


이 책에서 나온 "꾸역꾸역"이란 말을 참 좋아했는데요. 그래서 2020년 제 키워드 중 하나로 "꾸역꾸역"을 넣었어요. 꾸역꾸역 하다 보면 꼭 잘하지는 않더라도, 노력의 시간은 그냥 사라져 버리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에 힘을 얻어, 꼭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꾸역꾸역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게 의미가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거든요.


일하는 것에 대한 그의 이야기 중 특별히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는데요.


그렇게 생각할 때, 나는 내 앞에 올 다른 선택들에 대해서도 말랑말랑한 마음을 갖게 된다. 어차피 what if를 확인할 방법은 없고, 단 하나의 경로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내가 의식적으로 내리는 선택보다는 내가 어쩌지 못하는 행운과 불운, 그 행운과 불은을 대하는 나의 태도로 결정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기로 했고, 그 덕에 선택은 가볍게 하고 오늘은 단단하게 살려고 한다.
역시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오늘의 일상뿐이다. <일하는 마음 中>


너무 심각하지 않되, 내가 일상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조금은 말랑해져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의 또 다른 책 <내리막 인생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유능해져야 한다는 명제에 부정할 순 없지만, 그 유능함에 대한 판단을 남이 아닌 자기 스스로 하며 일하라는 작가의 이야기 또한 저의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조금은 위로받는 느낌이랄까요?


그리하여 다르게 살고자 한다면 결국 더 유능해야 한다. 이것이 흔한 자기 계발서의 주문과 무엇이 다르냐고 묻는다 해도 어쩔 수 없다. 다만 유능의 준거가 세상의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유능해야 할 이유가 온전히 나의 것이어야 한다. '남들만큼'이 아니라 '나름대로', 먹고살며, 시장의 명령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면서 일해야 한다. 내리막밖에 남지 않은 것 같은 오늘이 어디서 왔건, 그것을 뚫고 지나야 하는 것은 오롯이 '나' 그리고 '당신'이기 때문이다. <내리막 인생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中>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자기 계발 강사분들이 경제적 자유를 이야기하곤 하죠. 하지만 생각보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더라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힘들게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죠.


최근의 코로나라는 상황에서 그래도 일을 할 수 있는 게 어디냐라고 생각하고 감사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 속에서 상사와 문제가 생겼을 때, 일이 제대로 안 풀릴 때 이런 감사의 마음도 금세 사라지곤 하죠. 그럴 때 이런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요?


물론 책 몇 권 읽는다고 "일"하는 나의 모습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만 한 번 쉴 수 있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포인트로서는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들을 5일간 무료로 배송 받아서 읽어보고 싶다면?


https://go.bibly.kr?bookId=9274709,9105419,9288749


이전 09화"습관" 만들기 참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