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 적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기획을 제대로 시작해보자

by 최호진

기획을 공부해보고 싶은데요?


올해 초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일을 잘 하고 싶다며 좋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후배에게 질문 하나를 더 던졌습니다. 어떤 일을 잘하고 싶으냐고요. 후배는 "기획" 일을 잘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제까지 "운영" 업무만 주로 했던 후배였는데, 올해 기획업무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하더라고요.


후배에게 몇 권의 책을 추천해주며 "기획"이란 무엇인가 잠시 고민해 보았습니다. 흔히들 기획은 회사 업무의 "꽃"이라 불릴만큼 중요한 업무라고 하는데요. 요즘같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기획과 운영을 나누는 게 시대정신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기획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회사의 문화인 듯 싶더라고요. 도대체 기획이 뭐기에, 그리고 그것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기에 책까지 찾아보며 기획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걸까요?


그래서 기획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일을 꾀하여 계획함"


기획은 일을 도모하고 그것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일정을 짜고 방법을 마련하는 등의 행위를 말합니다. 설계도가 잘 그려져야 좋은 집을 그릴 수 있는 것처럼 기획을 잘 세워야 일이 잘 처리될 수 있는데요. 프로젝트의 성패가 기획에 달려있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 기획인데요.


그렇다면 기획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유념해야 할까요? 시중에 기획과 관련한 책들이 참 많은데요. 제가 인상깊게 읽은 책 세 권에서 저는 기획을 잘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몇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획에 도움이 된 책들


1. 기획의 정석


기획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박신영 작가의 <기획의 정석>에서는 why를 찾아야 한다고 언급합니다. 단순한 표면적인 why를 찾는 것을 넘어 진짜 이유인 real why까지 파고들어야 한다고 작가는 강조합니다. real why를 찾기 위해서 작가는 "5 why"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5번의 질문을 던짐으로써 깊이 있는 고민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꼭 다섯 번의 숫자를 채울 필요는 없겠지만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것이 기획을 잘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real why가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여러 차례 질문함으로써 본질적인 니즈를 찾아내고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훌륭한 기획은 이렇듯 상대방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하여 그 본질적인 니즈인 why에 대해 내가 말하고 싶은 what을 연결하는 일이다.


"정석"이라는 말이 나오면 고등학생 때 공부했던 "수학의 정석" 덕분에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요.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기본기를 쌓기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책 표지에 공모전 23관왕이라는 저자의 이력 또한 눈길을 끌었는데요. 공모전의 수상 경력이 화려해서 그런지 독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그래서 책이 쉽게 술술 읽혔고요. <기획의 정석 실전편>도 따로 책으로 나왔던데요. "박신영" 표 기획을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면 실전편까지 섭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었어요. 저는 실전편까지 읽진 못했지만요.

2. 기획은 2형식이다


남충식 작가는 <기획의 2형식이다>에서는 기획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요. 그렇기에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작가는 P코드와 S 코드를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P코드는 문제(Problem)를 발견하는 것이고 S코드는 문제를 해결(Solution)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요.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점이 문제인지에 대해 그 핵심을 잡는 것이라고 작가는 강조해요. 문제가 무엇인지만 잘 알아도 해결책은 금세 나올 수 있다고 하던데요. 충분히 타당한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문제를 발견할 때 헛다리를 짚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문제 자체를 인식 못하거나, 문제가 뭔지 잘 모르거나 문제를 잘못찾거나, 문제를 두루뭉실하게 규정하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요.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건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많은 번뇌를 가져다 주지만 우리가 더 큰 창조적인 일을 하도록 만드는 에너지원이죠. '문제의식' 없는 기획자들은 일이 없으면 몇 날이고 몇 주고 몇 달이고 네버엔딩으로 팽팽 놉니다. 그런 사람들이 즐비한 조직은 미안하지만 희망이 없습니다.


문제를 잘 정의하기 위해서 남충식 작가가 강조하는 것도 역시 "why"입니다. 왜 해야 하는지라는 과제의 목적을 생각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문제의 본질이 보인다고 작가는 이야기 하더라고요.


3. 기획자의 습관


앞의 두 책을 종합해 보면 기획이라는 것은 why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그렇게 찾은 why를 통해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두 작가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덕분에 기획이라는 게 일맥상통하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하지만 두 권을 동시에 읽으니 기획이 조금 더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았어요. 두 작가의 개성도 느껴졌고요.


그렇다면 이런 기획을 잘 하기 위해서 평상시 어떻게 연습하는 게 중요할까요? 저는 최장순 작가의 <기획자의 습관>을 읽으며 이에 대한 단서를 몇 가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오랫동안 브랜드 관련 업무를 수행한 최장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만들었는데요. 이 책을 저는 우연한 기회에 접할 수 있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 표지의 추천사가 눈에 띄어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트렌디한 작가의 기획자로서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에요. 항상 감각적이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생활습관도 보는 게 재밌어요 :)


감각적이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생활습관을 보는 게 재밌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책에서 언급한 생활 습관인 "관찰"과 "정리"에 대한 이야기가 제 시선을 끌었어요.


관찰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건 바로 그 변화의 지점이다. 무엇이 그대로 있고, 무엇이 변화했는지 파악해내는 '관심'이 필요하다. 감각을 갖춘 사람들은 모두 감각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세상에 '관심'을 보이고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구분 짓는다. 그리고 나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파악한 뒤 내 생각과 행동에 반영할 정보들을 취사선택한다.


작가는 관찰력을 높이기 위해 사진을 활용한다고 했는데요. 포털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활용해 사진을 하나씩 묘사해보고 그것을 몇 개의 키워드로 요약해보며 관찰력을 높인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인스타그램 사진을 많이 활용하는데, 이 때 해시태그를 분석해보는 것도 관찰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작가는 설명해요. 사진과 해시태그를 통해 트렌드를 읽고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것이죠.


작가의 관찰에 대한 이야기 못지 않게 정리에 대한 이야기도 유익했는데요. 가벼운 대화라도 빠짐없이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정리를 못하는 제게 인상적인 내용이었어요.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마따나 관찰을 잘 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한편 작가는 이메일이나 파일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메일과 파일 제목 쓰는 법, 파일을 저장하는 방식을 자기 방식대로 체계화해 두어야 한다. 그런 사소한 것들부터 체계화되지 않으면 정보를 찾는데 드는 시간이 늘어난다. 결국 그 사소한 시간 낭비 때문에 기획을 위한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시간을 관리하려면 정보를 잘 정리해야 한다.


정리는 구슬을 꿰는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기획자의 중요한 습관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 외에도 공부법, 대화법 등에 대해서도 나와 있으니 기획자로서 좋은 습관을 갖고 싶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 싶어요.




"기획"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세 권의 책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세 권의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요. 작가들이 모두 "광고"업계에 종사하거나(또는 했거나) 그와 유사한 일을 한다는 점이었는데요. 광고라는 일에 "기획"이 중요해서 그런 건 아닐까 싶었어요. 하지만 내용은 비단 "광고"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는데요. "기획"을 고민하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이 이야기가 꼭 회사 업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란 생각도 들었어요. 인간관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요.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도 문제의 진짜 원인을 찾아내고 그것의 해결책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과정에서 관찰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인간관계에도 "기획"이 중요한 건 아닐까 싶었네요.


회사에서 기획일을 하지 않더라도,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고민이신 분들도 충분히 읽어봄직한 책들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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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o.bibly.kr?bookId=9024169,14116,14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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