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

by 최호진

삶의 의미를 못 찾겠어요.


대학을 갓 졸업한 취업준비생을 만났습니다. 작년에 버킷리스트 워크샵을 통해 알게 된 친구였는데요. 20대 답지 않게 성실하고 계획적인 친구였습니다. (사실 20대의 특징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선입견상으로...) 하지만 이날 이 친구의 모습은 조금 달랐는데요. 예전의 활기찬 모습이 아니었어요. 다소 힘도 빠지고 지쳐보이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이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영어 시험이 연기되고, 채용 일정도 뒤로 밀리는 바람에 이도 저도 할 수 없게 되자 무기력해 진 것 같더라고요.


"우리는 왜 사는 걸까요?"


갑자기 기습공격을 받았습니다. 너무 철학적이고 어려운 질문이었거든요. 뭐라 답하기 어려웠어요.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저의 모습도 떠올라 더 조심스러웠어요. 당시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거든요. 죽으면 한 줌의 재로 돌아갈 건데,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고민했던 시절이 저도 있었어요. 그래서 뭔가 말을 하기가 더 부담스러웠어요. 그땐 어떤 조언도 잘 안들어오거든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해 줄 수 있었어요. 지금 힘들지라도 삶은 충분히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그 친구에게 말해주었어요. 비록 지금 어려운 상황이지만, 분명 좋은 일이 생길거라고, 언젠가 지금의 고민이 추억이 될 날이 있을 거라고요. 물론 그런 말이 그 친구에게 힘이 될 거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정말 저는 그렇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그 친구에게 몇 권의 책을 추천해 주고 싶었어요. 그날은 차마 정리해서 말해주진 못했는데요 그래서 글로 정리해보려고요. 그 친구가 지금의 슬럼프를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말이죠.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든 책들


1.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코로나 덕분에 일상이 참 단조로워졌습니다. 만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사라진 상태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저는 단조로운 일상이 나쁘지만은 않아요. 매일 취침 전, 감사일기를 써서 그런 것 같아요. 물론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게 자연스럽지만은 않아요. 어떨 때는 의무감에 적을 때도 있어요. 감사일기를 써야 하기에 감사한 것들을 쥐어 짤 때도 있죠. 하지만 덕분에 일상을 달리 돌아보게 되었어요. 오늘 내가 어떤 감사한 일이 있었나 찾아보는 일은 내 하루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아다는 안도감을 주기도 하고, 하루를 잘 살았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기도 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감사일기를 혼자 쓰지 않고, 모임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고 있는데요. 함께 쓴다는 게 뭐 대단한 건 아니고요. 각자 쓴 감사일기를 매일 저녁 또는 아침에 공유하고 있는 수준이에요. 그런데 이게 요즘 제게 큰 가치를 심어 주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의 감사 일기를 보면서 제 삶을 돌아보게 되는데요. 그들의 감사 포인트에서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게 되요. 왜 나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나 싶기도 하며 감사의 마음을 갖게 돼요. 더불어 다른 사람들의 감사일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흘러 나오기도 하죠. 그냥 그걸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져서 좋아요.


이렇게 감사 일기 사람들과 함께 쓰는 루틴을 쌓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제니스 캐플런의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덕분이었어요. 책은 1년동안 감사일기를 쓴 작가의 경험이 담겨 있었는데요. 작가는 감사일기를 쓰면서 가족과의 관계도 돈독해졌고, 돈과 물질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법을 터득했다고 해요. 덕분에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요.


한 해 동안 감사하며 살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내가 변하였다. 그중에 제일 큰 변화는 어떤 이유로든 즐거움을 누리는 능력이 생겼다는 점이다.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중에서>


이 책을 읽고 단 30일만이라도 감사일기를 써보면 마음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기왕이면 사람들과 함께 쓰면 더 좋을 거 같고요.


2. 숨결이 바람될 때


두 번째로 소개드리고 싶은 책은 <숨결이 바람될 때>입니다. 이 책은 한 의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전문의 자격을 따기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자인 폴 칼라니티는 폐암 진단을 받게 돼요. 하지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도 그는 의연하게 대처하는데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죽음을 선정적으로 그리려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을 때 인생을 즐기라고 훈계하려는 것도 아니야. 그저 우리가 걸어가는 이 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을 뿐이지. <숨결이 바람될 때 중에서>


죽음을 앞두고 그것을 글로 써 내려가고, 또 몸이 회복됐을 때 다시 의사 생활을 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빅터프랭클이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생각났어요. 지금 우리의 삶이 그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바라던 일상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니 다소 숙연해지기도 하더라고요. 꼭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는 <숨결이 바람될 때>를 읽으면서 폴 칼라니티의 부인 루시가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아내로서 충분히 고통스러운 시간이었겠지만 그 속에서 그녀는 폴의 아이를 임신하고 낳기까지 해요. 남편이 죽고 나서 책을 완성한 것도 그녀였고요. 그녀를 보면서 우리의 삶의 의미는 나 자신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없겠구나 싶었어요. 오히려 내 삶의 의미는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물론 그것이 "의무감"이라는 굴레로 씌워지면 위험하겠지만요.


3. 굿라이프


행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책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최인철 작가의 <굿라이프>라는 책이었어요.

작가는 행복이라는 말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은 행복이라는 한자어 때문이라고 언급했는데요. '우연히 찾아오는 복'이라고 행복을 정의하다보니 주관적 경험에 따르는 행복한 감정보다는 그런 마음을 갖고 오는 특별하고 우연히 찾아오는 조건에 집중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는 행복이라는 말보다는 "쾌족"이라는 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해요.


'쾌족은 글자 그대로 '기분이 상쾌하고 자기 삶에 만족'하는 심리상태를 지칭한다. 행복이라는 단어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직접적으로 행복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굿 라이프 중에서>


쾌족이라는 말을 보면서 멀리서 행복을 찾으려 하기 보다는 지금 바로 내 앞에 있는 행복에 집중할 필요가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는 말도 생각났고요. 너무 행복을 위해 애쓰려 하기 보다는, 그것을 자주 발견하는 게 중요하겠구나 싶더라고요.


얼마 전 행복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아주 사소한 행복>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요. 저는 이 책에서 행복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정의'가 인상적이었어요.

아주사소한행복 참조


'나를 믿어주는 사람과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커피 한 잔을 나눌 때',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느껴지는 집냄새',' 딸아이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과 꼭 안을 때'의 문구를 읽으며 사람들의 "쾌족"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네 삶은 충분히 행복한 게 아닐까 싶었어요.



4. 에고라는 적


슬럼프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슬럼프의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저는 슬럼프의 원인 중 하나로 "비교"를 꼽고 싶어요. 비교 때문에 마음이 심란할 때가 많죠. 제가 특히 그런데요. 저는 남들이 쭉쭉 잘나가는 거 같은데, 저만 정체된다고 느낄때 슬럼프에 빠지는 것 같아요. 남과 비교하면서 저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데요. 이런 저를 깨우쳐 준 책이 이번 글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하고픈 책입니다. 바로 <에고라는 적>입니다.


이 책은 여러 번 읽었는데요. 맨 처음 읽었을 때에는 꽤 어렵게 다가왔어요. 에고라는 말 때문이었는데요. 이 말이 어렵게 다가오더라고요. 두 번째 읽었을 때 에고를 잘 정리하고 글을 읽으니 다소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작가는 에고에 대해서 그만의 정의를 따로 내리고 이것을 책 앞부분에서 설명하는데요. 왜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에는 이를 간과하고 읽었는데 그래서 어려웠던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에고는 무엇일까?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 이 책에서는 이것을 에고의 정의로 사용할 것이다. ... 합리적인 효용을 훌쩍 넘어 그 누구(무엇)보다 더 잘해야 하고 보다 더 많아야 하고 또 보다 많이 인정받아야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에고이다. <에고라는 적 중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 남들보다 잘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곧 에고라고 저자는 말하는데요. 이를 잘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 해요. 그러면서 에고를 다스리기 위해 꾸준히 배우면서 겸손한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감을 갖는 것도 역시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해요.


특히 인상적인 것은 에고를 없애려 하기 보다는 인정하라는 이야기였는데요. 책 말미에 마룻바닥 닦듯이 꾸준히 다스려야 하는 게 바로 에고다라는 작가의 이야기를 보면서 에고가 올라오는 것을 문제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올라올 때마다 그것을 인정하고 잘 다스리는 게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괜히 에고가 올라온다고 자책하는 것도 위험하겠더라고요. 그건 그대로 받아 들이되 끊임없이 나에 집중하고, 내 할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물론 행동으로 옮기는 건 꽤나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당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그 일을 잘해라. 그런 다음 흘러가게 두고 신의 뜻을 기다려라. 필요한 것은 그것 뿐이다. 인정받고 보상받는 것은 그저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다. 그저 일을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 <에고라는 적 중에서>




몇 권의 책을 읽는다고, 엄청난 깨달음을 얻고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면 슬럼프가 오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미력하나마 도움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 지금 내 주변의 것을 돌아보고, 나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일테니까요.


지금 많이 힘드시죠? 몇 권의 책을 통해 위로 받고 또 나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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