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저는 한 해 동안 많은 경험을 했어요. 휴직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린 덕분이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휴직이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어요. 그렇다고 대단한 것을 얻은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나를 만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거, 맞겠죠?
작년에 이뤘던 것 중 저에게 가장 큰 성취감을 준 두 가지가 있었어요. 바로 1년동안 1,700km를 달리고, 365개가 넘는 포스팅을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한 것이었는데요. 물론 그것이 어떤 실질적 이익을 제게 주지는 않았지만, 제가 어떤 것을 지향하는 사람인지 알게 해 주었어요. 저에게는 어마어마한 것이었죠.
https://brunch.co.kr/@tham2000/151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꾸준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목표를 정해서 그것을 향해 조금씩 성취해 나가는 것을 제가 참 좋아한다는 사실을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고요.
올해도 한 해 해야 할 일을 정할 때 가장 우선으로 삼았던 것이 바로 꾸준한 달리기와 글쓰기였어요. 2000km를 달리고,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올해도 살아보려고요. 뭔가 당장 금전적 이득을 주진 않더라도, 지금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무식하게 가보려고요. 그게 제가 가장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이니까요.
오늘은 이런 저의 꾸준함에 대해 영향을 준 책들을 소개해 보려고 해요. 오늘 소개할 책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걷는 사람, 하정우>, <그릿>, <1만시간의 재발견>, 이렇게 다섯 권입니다.
1.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제가 꾸준히 무언가를 실행에 옮기는 것에 영향을 준 분들 그리고 그들의 책이 몇 권 있는데요. 작년에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작년에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이 분이 책을 처음으로 읽게 되었는데요. 그의 수많은 소설을 한 번도 읽지 않았던 제가 이 책 하나로 그분의 팬이 될 수 있었어요. 그만큼 제게 많은 것을 준 책이었죠.
달리기에 대한 그의 이야기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참 많았어요. 특히나 하기 싫다는 이유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달리려는 그의 '견뎌낸다는" 이야기가 참 좋았어요.
"만약 바쁘다는 이유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 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 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 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 뿐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기를 그만 둘 이유가 대형 트럭 가득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달리려는 그의 마음을 보면서 묘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가 가진 믿음처럼 저도 꾸준히 하다보면 그 속에서 얻는 무언가가 있다는 믿음도 가질 수 있었고요.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 "견뎌 나가는"사이에 자신 속에 감춰져 있는 진짜 재능과 만나기도 한다. 삽을 써서 비지땀을 흘리며 발밑의 구멍을 파 나가다 아주 기숙한 곳에 잠들어 있는 비밀의 수맥과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가 그런 경우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헛된 믿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냥 믿으면서 꾸준히 나가보려고요. 분명 그렇게 애를 써서 노력한 시간이 저를 배신하진 않을 거라 생각해요.
체력이라도 좋아지겠죠, 뭐!
2.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휴직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저는 구본형 선생님의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읽다가 엉엉 울고 말았어요. 그냥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선생님의 이야기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던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어요. 선생님이 이 세상에 안 계시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어요. 직접 만나 가르침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에 지리산 포도단식원에 다녀왔어요. 구본형 선생님께서 그곳 포도단식원에서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는 구절을 보고 저도 따라갔었는데요. 애석하게도 저는 그곳에서 구 선생님처럼 뭔가 큰 계시를 받진 못했어요. 하지만 많은 선물을 받을 수 있었어요. 여유를 갖고, 계속 정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는데요. 산속에서 읽었던 선생님의 책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도 큰 영향을 주었죠.
이 책은 구본형 선생님 제자들이 구 선생님께서 생전에 쓰신 글을 엮어 만든 책이었는데요. 그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그 수많은 시도, 그것을 실패라 부르지 말라. 그 실패를 지금부터 시도라고 부르자. (중략) 실패는 없을 뿐이다. 오직 무수한 시도가 있을 뿐이다”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무수한 시도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말을 통해 그의 부단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냥 무식하게 도전하는 것을 그는 장려하지는 않았는데요. 다시 도전할 때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어요.
"시도가 단순 반복에 그치지 않고, 창의적 시도가 되도록 새로운 요소를 가미하자."
아인슈타인은 똑같은 행동을 하고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고 하던데요. 구본형 선생님의 이 말에서도 그런 미친 짓에 대해 경계심이 느껴졌어요.
구본형 선생님은 살아계시는 동안 매일 아침 두 시간씩 글을 쓰시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요. 이 책 외에도 <익숙한 것과의 결별> ,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낯선 곳에서의 아침> 등도 역시 저에게 큰 영감을 준 책이었어요.
꾸준히 글을 쓰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신 멋진 분을 닮고 싶다면 그의 책들을 추천드려요.
3. 걷는 사람, 하정우
<걷는 사람, 하정우>도 작년에 인상깊게 읽었어요.
걷는다는 것은 그에게 꽤나 유의미한 활동이었는데요. 그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원동력이 걷기였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어요. (물론 최근 이슈가 있는 것 같기는 하던데..)
만약 나쁜 기분에 사로잡혀서 지금 당장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태라면 그저 나가서 슬슬 걸어보자. 골백번 생각하며 고민의 무게를 늘리고 나쁜 기분의 밀도를 높이는 대신에 그냥 나가서 삼십 분이라도 걷고 들어오는 거다. 그러면 거짓말처럼 기분 모드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걷는 사람, 하정우 중)
그는 매일 3만보를 걸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올해 3만보 걷기를 한 달에 한 번씩 도전하고 있는데요. 지난 석달동안 하면서 3만보가 꽤나 대단한 숫자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3시간 꼬박 걸어야 겨우 채울 수 있는 걸음이었는데요. 매일 그가 했다는 게 대단해 보였어요.
그의 꾸준함도 참 좋았지만 제가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그와 함께 걸었던 그의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저는 이게 그의 꾸준한 걷기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결국 꾸준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같이 하는 동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간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뭔가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 함께 할 수 있는 동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책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꾸준히 달리고, 글을 쓰기 위해서 혼자 하기 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4. 그릿
5. 1만시간의 재발견
앞에 소개한 세 권의 책이 꾸준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책인 <그릿>과 <1만시간의 재발견>은 왜 꾸준함이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꾸준함을 실천에 옮겨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일종의 "이론서"같은 책이에요.
그릿은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줄임말로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지를 나타낸다고"(네이버 지식사전 참조) 하는데요. 결국 그릿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련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책에서는 어떻게 그릿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도 나오는데요. 총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해요.
그릿을 기르기 위해 가장 첫째로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열정은 하는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두번째로 필요한 것은 연습이다. 이는 단순한 연습이 아닌 어제보다 잘하려고 매일 단련하는 종류의 끈기를 말한다. "지금보다 나아질거야"라는 믿음을 기반으로 한 연습이 중요하다.
그리고 셋째는 목적이다.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열정을 무르익게 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희망은 위기에 대처하게 해주는 끈기를 말한다. 그대로 주저않는다면 투지를 잃지만 일어난다면 투지는 더 커지는 것이다. (그릿)
관심, 연습, 목적, 희망 이 네개의 단어가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저의 자세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1만시간의 재발견> 또한 꾸준함에 대한 책이었는데요. 이 책은 그냥 꾸준히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이야기 해요. 1만시간의 공을 들인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죠. 그러면서 "올바른 훈련"을 강조해요. 그리고 그런 훈련에 있어 중요한 두 가지로, 목적있는 연습과 의식적인 연습을 강조해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주의를 기울여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는데요. 이런 연습을 위해 피드백이 중요하다고도 설명해요. 제대로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무턱대로 노력하는 게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새길 수 있었어요. 노력이 의미있는 결과로 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네요.
얼마전 "도파민"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는데요. 목표를 갖고 성취를 이루는 과정에서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낄 때 나오는 호르몬이 "도파민"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꾸준히 실행하면서 이런 도파민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을 경험했는데요. (물론 그 호르몬을 제가 측정하진 않았습니다만.. 기분상으로...) 이 호르몬 덧분인지 저는 꾸준히 뭔가를 하면서 저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어요. 뭐가 됐든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믿음이요.
혹시 자신이 꾸준함이 부족해서 걱정이신 분이 있으신가요? 자기 자신을 믿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제가 소개한 5권의 책을 통해 꾸준함에 대해서 함께 공부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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