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그 시절 읽었던 책들

대학교 1학년 때 나를 깨웠던 책들

by 최호진

<휴직과 독서>를 연재하면서 휴직 기간 읽었던 책들을 서너권씩 엮어 소개하고 있는데요. 우연한 기회로 정리하게 됐는데, 많은 걸 얻은 연재입니다. 책을 통해 제가 많이 배우고 변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거든요. 뭐든 정리해보면 남는 것도 커지는 듯 합니다.


정리를 하다보니 대학생 시절 읽었던 책들이 생각났습니다. 지금 제가 책을 읽고 변한 것처럼 대학교 1학년 때 읽었던 책들이 저를 크게 바꿔 놨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번외편으로 20년전, 그 때 제가 읽었던 책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아직도 팔리고 있는 책들인 걸 보면 지금의 시대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1. 신문읽기의 혁명


대학생 때 읽었던 책이 생각나게 만든 일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때 다음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언론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얼마 안 돼 읽게 된, 책을 읽고 신문기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책이었는데요. 바로 손석춘 교수님의 <신문읽기의 혁명>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신문에 나오는 기사는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무조건 믿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언론의 생명도 진실보도에 있다고 여겼으니까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신문읽기의 혁명>에서 저자는 언론사가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끔 독자를 유도한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그래서 저자는 강조합니다. "기사를 읽기 전에 그 편집을 먼저 보라"고 말이죠. 그 때 처음 알게 됐습니다. 언론이 말하는 진실이라는 것은 언론사의 입장에서의 진실이라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진실은 항상 상대적이라는 것을요. 결국 그것에 대한 판단은 독자가 해야 하는 것이고요.


이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해요. 매일 수백, 수천개의 기사가 쏟아지는 지금의 시대에 독자는 언론사의 입장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러면서 언론사의 입장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요.


2. 전태일 평전


두 번째로 소개할 책은 <전태일 평전>입니다. “전태일”열사에 대한 이야기는 책으로 접하기 전 영화로 먼저 만났었는데요. 영화도 물론 좋았지만 책이 제게는 더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이 책을 읽다 밤을 샜는데요. 밤새 읽을 만큼 책 속에 빠져 슬퍼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책을 읽을 때 그가 분신하며 외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는 말이 육성으로 들리는 듯 했는데요. 분신을 해서라도 사람들에게 알리고픈 그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어 가슴 아팠어요. 분신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도 안타까웠고요. 책 속에서 전태일 열사는 자기 주변에 근로기준법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대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하며 아쉬워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 부분 또한 많이 안타까웠어요.


이 책을 읽으며 6,70년대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산업화의 역군이라 불리었던 그 분들 덕분에 빠르게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좋아했었는데,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겠구나 싶었어요. 결국 그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희생을 강요당해야만 했던 당시의 상황과 그리고 그들의 희생을 강요한 상황에 화도 나고 슬프기도 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전태일 열사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는 외침이 유효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외치기도 하는대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많아 보이네요.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제는 그만 했음 좋겠네요.



3. 거꾸로 읽는 세계사

세번째 책은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입니다. 이 책은 정확히 말하면 대학생 시절 읽었던 건 아닙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처음으로 읽은 책이 바로 <거꾸로 읽는 세계사>였는데요. 당시 논술학원 선생님께서 제게 읽어보라고 권해주셨던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역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드레퓌스 사건을 시작으로 러시아 혁명, 베트남 전쟁, 4.19혁명까지 다양한 국내외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서 저자는 책에 정리했는데요.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필연과 우연이 결합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과연 역사적 사건에서 "원인"이라고 여겨지는 우연한 사건들이 꼭 결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 사건이 원인이 된 건 맞지만, 그것이 아니었더라도 다른 사건에 의해 역사적 사건은 일어났겠구나 싶었어요. 분명 분위기가 이미 들끓고 있었으니 그런 사건이 일어났던 거고요.


덕분에 역사에 대한 제 시야가 많이 넓어졌는데요. 이 책 뿐만 아니라 대학에 들어가서 읽은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이나 <한강>또한 역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동안 갇혀 있던 제 눈이 넓어진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고등학생 때까지 저는 교과서와 참고서 외에는 그 어떤 책도 읽지 않는 학생이었는데요. 책을 원래 안 좋아하기도 했거니와, 학생으로서 교과서와 참고서 공부가 최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래서 세상에 대해 참 몰랐었습니다. 그런 제가 대학 입시가 끝나고 읽었던 몇 권의 책은 그동안 교과서에 매몰되었던 제 시야를 크게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사람의 변화는 시나브로 일어난다고 하지만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급격하게 변할 때도 있는 듯 싶은데요. 그때 제가 딱 그랬던 것 같아요. 그때의 몇권의 책이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쳤으니까요.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최근 몇년 저는 갓 대학을 입학했을 때 겪었던 변화의 소용돌이를 다시 경험하는 듯 싶습니다. 그만큼 최근 몇년 동안 저는 크게 바뀌었거든요. 그리고 돌아보니 그 변화에 책이 제게 큰 영향을 주었더군요. 그래서 책이 참 감사하네요.


여러분의 변화에 어떤 책들이 영향을 끼쳤는지 한 번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덕분에 저도 간만에 추억여행을 할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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