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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Feb 09. 2019

휴직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소중한 사람들 덕분에 매일 매일 성장합니다.


우물 안 Social Life

나는 사람이 좋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들의 에너지를 받고 내 에너지를 줄 수 있어 좋다. 배우는 것도 많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얻을 수 있어 좋다. 내가 가진 것을 남들에게 줄 때의 희열도 크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 사실로도 충분히 뿌듯하다. 


직장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입사하고나서부터 선배들과 동료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았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회사사람들과만 만났다. 그냥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야근도 많아서 회사 밖 사람들과 만나는 게 쉽지도 않았다. 어느새 회사 안 사람들과의 만남이 내게 "소우주"가 되어 버렸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그날도 신나게 회사 동료와 놀았다. 업무가 끝나고 술을 마시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다. 그날의 안주는 팀장이었다. 팀장에 대한 불만을 쉴새없이 토로했다. 말을 하다보니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았다. 그냥 기분이 좋았다. 안주가 최고이니 술도 맛있는 것 같았다.


어느정도 취해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불현듯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아침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란 생각에 술을 마시고 놀았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생각하게 됐다. 어떤 해결책도 없는 그냥 떠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계속 상사 욕을 하고 나니 몸 속에서 부정적 기류가 샘솟는 기분이었다. 내 안에서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하는 안돼 감정이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 


이러려고 내가 회사 사람들과 술을 마셨나?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봤으면 마음의 양식을 쌓았을 거고, 잠을 잤으면 몸의 피로를 풀었을텐데...


그때부터였다. 회사 선후배, 동료들을 사랑하지만 그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를 조금씩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들과의 대화는 업무 시간 중 메신저와 점심시간이면 족했다. 굳이 퇴근 후까지 확장하고 싶지 않았다. 그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새로운 수업을 듣게 됐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됐다.


"소우주"로부터의 탈출이 시작됐다.


새롭게 만난 사람들은 내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내가 회사 밖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사람인지 알게 해줬고,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내가 가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나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내가 휴직을 하게 된 데에 새롭게 만난 이들이 준 영향력이, 없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리고 휴직을 하고 나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는 낮 시간 동안에는 그들을 찾아가 한 명 한 명 만나고 있다. 그들과의 만남은 배움의 시간이자 가르침의 시간이 되고 있다. 많은 것을 얻고 또 많은 것을 주고 있다.

 



사람을 만나되 분위기에 취하지 말자


휴직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취하는 것이다. 특히 내가 가장 약한, 술에 취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나도 술이 좋다. 술에 취해서 약간 기분 좋은 상태는 더 좋다. 하지만 취해서 다음날 아무것도 남지 않는 만남은 싫다. 그리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취하는 것을 경계한다. 술을 마시더라도 만나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그들과의 시간을 의미있게 남기고 싶다. 


좋은 게 좋은 건 아니니까.


분위기에 취하지 않으려고도 노력한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을 경계한다. 여러사람들이 만나면 서로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서로의 이야기가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특히나 오지랖 대마왕인 나는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대화가 중간 중간에 섞여 들어온다. 옆 사람에게 집중하기 어렵다. 분위기에 취해 그냥 즐겁게 만나서 놀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휴직 후에는 가급적 일 대 일로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한 사람에게 오롯이 집중함으로써 내 이야기를 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 그 시간 동안에는 핸드폰 사용도 경계한다. 핸드폰이야 나중에 해도 되지만 만나는 사람은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 대 일로 만나서 특별한 교감을 나누면 특별한 관계가 된다. 어린왕자와 장미가 그랬던 것처럼.


물론 문제도 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나와 일대일로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여성분들은. 


굳이 나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아도 될텐데...



회사 사람들은 멀리하자


가급적 회사 사람들은 멀리하고 있다. 비록 아직까진 소우주의 영향력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지만 가급적 만남을 삼가려고 노력 중이다. 이유는 예전에 느꼈던 허무함 때문은 아니다. 이젠 술자리 안주가 될 상사도 없으니까.


굳이 회사 사람들을 기피하는 것은 회사가 그리워지고 그들이 부러울까봐서다. 퇴직을 결심하고 휴직을 했지만 아직 사회가 무섭다. 그리고 회사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없지는 않다. 가끔씩 스물스물 올라온다. 아직은 내가 용기가 부족하고 두려움이 커서인 듯 하다. 내가 사회에서 홀로서는 게 쉽지 않을 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회사 사람들을 만나면 굳이 내가 이렇게 어렵고 힘든 길을 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회사 안에서 적당히 살아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는 유혹의 손길에 혹하게 된다. 다시 돌아가면 후회할 것을 빤히 알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회사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편안한 분위기를 부러워하지 않으려 한다. 회사 사람들이 좋고 싫고의 문제는 아니다. 회사와 적당히 거리를 둬야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거 같아서다.


공동 프로젝트를 만들다.


휴직하고 사람들과 이것 저것 일을 도모하고 있다.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려는 목적이 크다.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고 독서모임도 하고 있다. 1월부터 수업도 듣고 있다. 자기혁명캠프라는 수업을 통해 나를 바꿔가고 있다. 수업을 통해 함께 "자기혁명"하는 사람들과 매일 매일 온라인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얼마전에는 버킷 100 프로젝트를 3명이서 기획해 워크숍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일년에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들어 함께 실행해가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긍정적 기운을 주고 받는 중이다.


https://brunch.co.kr/@tham2000/29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것이야 말로 내게 큰 도움이 된다.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도 발견된다. 그리고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도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장점이 눈에 더 띄기도 한다.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상당히 생산적이다.  글을 잘 쓰는 방법, 책을 잘 읽는 방법 등의 노하우도 공유한다. 심지어 목표도 바꿔주었다. 책 쓰는 것이 두려웠었는데 올해 내에 책을 내고야 말겠다는 생각도 갖게 해주었다. 함께 일을 하며 만들어 내는 관계는 나를 더욱 자라게 하고 있다. 


하루하루 사람들을 만나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휴직을 하고 얼마 후, 한 스타트업 대표에게서 연락이 왔다. 알게 된지는 좀 됐는데 모임을 통해서만 만났었지 일대일로 만난 적은 없었던 분이셨다. 나의 블로그를 꾸준히 본다는 그가 미라클 모닝에 대해 내게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며 티 타임을 제안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그와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업무 시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부터, 힘들고 보람있었던 일들 그리고 나를 위한 조언들까지. 미라클 모닝에서 중요한 "미라클"을 경험하기 위해 나답게,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한번 정리해볼 수 있었다. 그의 아낌없이 주는 베품이 나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했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그리고 나 또한 남들에게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요즘이기도 하다. 비록 내가 가진 영향력이 지금은 미미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줄 수 있는 조금이라도 남들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시작은 안했지만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일지도 써볼 생각이다. 내가 받은 영향력과 내가 준 영향력을 정리해보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정리를 해야만 나의 만남이 더욱 구체적인 것으로 남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휴직을 하고 난 후 사람들을 한 명씩 만나는 것이야 말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일상이 되고 있다. 그들 덕분에 아직도 난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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