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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Feb 23. 2019

나만의 셀럽을 직접 만났습니다

내 인생의 책, 저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얼마전 내게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영어 책 한 권 외워봤니의 김민식 피디가 내가 쓴 블로그 글을 그의 블로그에 공유했다. 최호진 작가님의 글이라며, 후기가 좋다며 말이다. (김민식 피디님의 블로그 글은 허락을 요청하지 못해서 공유는 못한다. 부탁하면 수락하실 분이지만 부탁을 드리기 죄송해서...)


그가 작가라고 불러준 것도 좋았지만, 내 글을 그의 블로그에 공유해주었다는 게 신기했다. 내가 동경하던 사람에게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난 김민식 피디를 좋아한다. 그가 만든 시트콤과 드라마도 좋지만 그가 쓴 책이 참 좋다. <영어 책 한 권 외워봤니>와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으며 그의 유쾌하고 발랄한 인생관을 배우고 싶었다. 어렸을 때의 상처를 극복하고 현재를 즐기는 삶이 너무 멋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나는 그가 진행하는 강의에 또 다녀왔다. 세 번째였다. 역시나 이번에도 유익한 강의였다. 2018년 그가 읽은 책이 강의 주제였다. 그의 1면간의 독서를 총정리해주었는데 그의 독서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그날의 감동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글을 썼다. 그가 언뜻언뜻 설명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그가 책을 읽는 이유를 표현했다. 그리고 그 글을 김민식 피디가 좋아해 줬고 공유까지 해주었다.


https://blog.naver.com/tham2000/221465223766


김민식 피디와의 만남은 내겐  참으로 신기한 만남이었다. 그가 기억을 하든 못하든 나는 그날의 감동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휴직을 하고, 나는 책속의 작가들과 만날 수 있었다. 의도해서 그들에게 접근하기도 했고, 우연히 그들의 강의가 선물같이 다가오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그들과의 만남은 조금 달랐다. 김민식 피디님과의 만남처럼 그들이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기 때문이었다. 나름 특별했던 만남들이었다. 휴직이라는 게 의미를 부여했을 수도 있고.


글쓰는 이유를 알게 해 주었다._강원국 작가


휴직을 하고 이런 저런 수업도 가고 모임도 참여할 수 있었다. 낮 시간이 자유롭다는 게 새삼 감사했다. 휴직 후 처음으로 들었던 수업은 강원국 작가의 글쓰기 수업이었다.


난 강원국 작가가 좋다. 그가 이야기 하는 말 하나 하나가 내 스타일이다. 맨 처음 세바시 강의를 들었을 때부터 그랬다. 작년 2월 세바시에서 그를 만났을 땐 그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지도 몰랐었다. <대통령의 글쓰기>도 세바시 강의를 듣고 겨우 찾아서 읽어봤었다.


지난 1월부터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의 청울림이 운영하는 다꿈스쿨(다시꿈꾸는 어른들의학교)에서 강원국 작가의 글쓰기 특강을 들었다. 한 번 할때마다 두시간씩 4주간 네 번에 걸쳐 진행된 수업이었다. 강원국 작가의 글쓰기 수업은 여느 글쓰기 수업과는 달랐다. 우선 보통의 수업에서 있는 PPT 파일도 없었다. 게다가 글쓰기 실습도 전혀 없었다. 8시간 내내 강원국 작가의 글쓰기 철학만 듣는 수업이었다.


글쓰기 첨삭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첫 수업을 하는 순간부터 무너져버렸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엄청난 흡입력을 가졌었다. 혼자서 떠드는데도 우리가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이유를 알려줬고, 꼭 글을 쓰고 싶다는 목표의식을 갖게 했다.


글을 쓰는 일은 "나"를 위한 일이었다. 글은 독자를 염두해 두고 쓰는 게 당연하다. 읽히는 글을 쓰는 건 글 쓰는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의무이다. 그렇기에 좋은 메시지를 담고 올바른 문장을 구사해야 하고 적절한 어휘를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한 편의 글은 나의 생산물이 된다. 켜켜이 쌓인 생산물은 성취감이 되고 자존감을 높여준다. 그게 그가 말하는 글쓰는 이유였다. 그리고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자존감을 높인다는 그의 이야기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이 나를 위로하고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 그것은 내게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의 강의는 나로 하여금 글쓰는 일을 더욱 좋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책을 읽을 때완 달랐다. 그의 강의를 통해 생생하게 들으니 더욱 마음 속에 와닿았다. 그의 책을 읽었을 때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감정이, 그의 강의를 직접 들으니 더욱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도 나처럼 고민많은 직장인이었다_신정철 작가


<메모습관의 힘> 신정철 작가는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메모습관의 힘>은 2017년 1월, 처음으로 읽었었다. 그 책의 첫부분을 읽으면서 이렇게 멋진 책을 쓴 사람도 원래는 나와 고민이 비슷한 걸 알게 되고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했지만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었다. 회사에서 쓰는 보고서 이외에 글이라고는 거의 써본 적이 없었다. 다른사람에게 공유할 만한 나만의 콘텐츠도 없었다.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었을까? 남들이 저렇게 열심히 사는 동안 나는 지금까지 뭐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메모습관의 힘 中>

신정철 작가의 이런 고민은 메모 하나로 많은 부분 해결된 듯 싶었다. 꾸준히 메모하는 습관을 만들어 간 덕에 그는 글을 쓸 수 있었고 <메모습관의 힘>이라는 책까지 냈으니 말이다.


휴직을 하고나서 그를 만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내 고민을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그를 조금 더 배워보고 싶었다. 그리고 문득 페이스북 계정을 조사해봤다. 쉽게 찾아졌고 용기를 내어 친구를 신청하고 예의바르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곧장 메시지로 응답이 왔다. 나름 연예인급이라고 생각해서 조심스레 메시지를 보낸건데 생각보다 메시지가 빨리 와서 놀라웠다. 내가 너무 이 분을 높게 봤었나?


생각보다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그가 운영하는 성장판 독서모임도 알게 됐다. 그리고 막차를 타고 그의 독서 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1월, 2월 두번의 독서 모임을 통해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독서모임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책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유익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신정철 작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나에게 자존감을 심어주었다._청울림 작가


오랜 직장 생활에서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몰라주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남들에 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이러려고 내가 열심히 공부했나 하는 원망같은 감정도 들었다. 매사에 투덜거렸고 회사 상사를 뒷담화 까는 게 일상이었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진 못했었다. 이런 나의 상태는 휴직의 계기가 되었고, 용감하 휴직을 감행한 나는 다행히도 조금씩 자존감을 키울 수 있었다.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를 쓴 청울림 작가 덕분이었다.


청울림 작가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들어봤을만한 유명한 블로거이다. 그는 S그룹을 당당히 퇴사한 후 한동안 부동산 투자에 집중한 결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블로그를 통해 시장동향과 투자에 대한 그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나누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작년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라는 책을 냈다. 분명 나의 관심 책은 아니었다. 부동산 투자 관련 책은 아내의 몫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조심스레 이 책을 나에게 권유했다. 부동산 투자가 아니더라도 내가 읽으면 좋은 책일 것 같다는 게 그녀의 추천사였다.


역시나 아내의 선택은 탁월했다. 순식간에 책을 읽어버렸다. 그리고 부동산이 아닌 그의 치열했던 퇴사 후의 일상이 내게 들어왔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시간을 활용하고 독서를 생활화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동산 전문가가 아닌 퇴직 전도사로 그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휴직을 하자마자 그가 진행하는 "자기혁명캠프" 수업을 듣게 되었다. 자기혁명캠프는 습관을 개선하고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주체적인 삶을 꾀하는 자기계발 프로그램이었다. 설연휴를 포함해 총 6주간의 과정으로 진행된 자기혁명캠프는 토요일 오전 총 5번의 수업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매일 매일 미션을 완수해야 하고 매주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나름 힘든 과정이었다.


https://blog.naver.com/tham2000/221469954315


휴직기간이라 다행히 자기혁명캠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가 하라는 것들을 하면서 조금씩 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나도 그처럼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자기혁명캠프가 끝나기 직전 나는 잃어버렸던 자존감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었다.


새벽에 한강에 나가 달리기를 할 때였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달리고 있었다. 문득 "나는 나를 사랑한다"라는 말을 외쳐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을 외치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나왔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미치도록 나를 사랑한다"


라고 다 외치고 나서는 벅찬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가 진짜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무슨 느낌인지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기존에 나는 항상 비교와 경쟁에 익숙해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었다. 남들보다 더 잘나야 하고,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압박감은 있었지만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감정은 아니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감정을 그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날의 그런 경험이 꼭 청울림 작가 때문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 하는 주체적인 삶, 나를 위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5주 넘게 듣고 생각하다 나온 눈물이었다. 그의 자기혁명캠프가 아니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눈물이었다.


휴직을 한 지 이제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하지만 다행히도 휴직 후 한달 동안 수업도 듣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도 만나면서 보람찬 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내겐 그들을 만난다는 건 연예인을 만나는 것과 같은 경험이다. TV속 연예인을 만나서 싸인 받고 사진을 찍으며 신나해 하는 것처럼 그들과 사진 찍고 싸인 받으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수업을 들으면서 나는 그들의 생각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그들을 좀 더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을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김민식 PD의 긍정적 마인드를, 강원국 작가의 글쓰는 방식을, 신정철 작가의 메모습관을 그리고 청울림님의 아침 기상을.


나는 조금씩 그들을 닮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들을 하나씩 하나씩 따라하다보면 누군가도 나를 닮고 싶어 할 수도 있을거란 기대감에서 말이다.


나의 휴직생활은 책속의 연예인들이 가르쳐준 것들 덕분에 훨씬 더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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