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 동안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100개를 함께 만들어봐요!
2019년을 시작하며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2박 3일로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2019년 하고 싶은 일 100개를 작성했다. 이게 가능해?라고 의심하던 한 친구는 100개를 다 채웠고, 누구보다 버킷리스트 100개를 사랑했다.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경험인지, 서로의 감동을 글로 정리해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https://brunch.co.kr/@tham2000/22
그리고 우리는 "대담한" 생각을 하게된다.
우리의 경험을 전파해볼까?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들며 우리가 느낀 감동을 다른 사람들도 느껴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급기야 사람들을 모아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해 보는 것으로 세 명은 마음을 모았다.
걱정이 되긴 했다. 우리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의미있는 경험이 될런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사람들이 지레 겁먹고 안 올것 같기도 했다. 버킷리스트 100개라는 숫자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10명이라도 좋으니 한 번 해보기러 했다. 단 몇 명이라도 우리의 경험이 오롯이 전달될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을거라 서로를 독려했다.
그리고 다소 무모하게, 버킷리스트 100개를 함께 만들어보는 이른바 “버킷 100”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우리의 모집채널은 페이스북이었다. 기획자 중 한 명인 비블리의 허윤대표가 공지를 띄우고 신청서를 받았다. 나름 만족스러운 공지였는데 생각보다 신청이 없었다. 역시나 우리의 기획이 별로였나보다.
그런데, 구원의 손길이 등장했다. 마켓디자이너스의 최경희 이사님께서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의 기획을 소개하고 모집을 독려해주셨다. 그리고 최이사님의 도움으로 한 분 한 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결국 4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버킷100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고 신청했다. 30명만 모여도 대박이라 생각했는데 40명도 넘게 신청하다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1월 31일 오후 7시 30분, 위워크 서울역점에서 우리의 워크숍은 진행됐다.
행사 전날부터 내 안의 걱정인형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행사 며칠 전까지도 사람들이 많이 올거라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냥 신청했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사전 과제로 요청한 버킷리스트 30개의 메일이 하나씩 들어오면서 부담감이 커져갔다. 메일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해보였다. 잘하면 우리가 예약한 장소가 작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도 들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으레 기뻐야 하는데, 걱정이 많아지는 건 개인적인 성향 탓도 컸다. 뭔가 잘 된다 싶으면 진짜 잘되는 게 맞는지 걱정이 앞섰다. 우리가 경험했던 것이 너무 좋아서 그것을 같이 해보자고 한 건데 혹시 오신 분들이 실망할까봐 두려웠다.
걱정을 조금이라도 달래고자 참여하신 분들의 버킷리스트 30개를 찬찬히 훑어봤다.
여행을 가고싶다, 유튜브를 하고 싶다, 강이지와 사진찍고 싶다
생각보다 구체적인 참가자들의 버킷리스트를 보면서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샘솟았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는 바에 같이 공감하고 함께 실행할 수 있다면 그 어떤 행사보다 의미있는 행사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걱정인형이 어느새 사라져갔다.
7시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씩 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도착하면서 정신이 없어졌다. 행사 장소인 위워크는 아무나 입장할 수 없었기에 일일이 우리가 1층으로 마중을 나가야 했다. 행사 준비하랴 참여자분들 마중 나가랴 바빴다. 약간 혼이 나갔다. 긴장도 됐었다.
행사장은 꽉 찼다. 40명이 정원인 행사장을 빌리면서도 설마 여기가 다 차겠어 하고 여유있게 하자고 빌렸었는데 자리가 모자라서 밖에서 의자를 가져오기까지 했다.
그리고 약속시간보다 10분 늦은 7시 40분 드디어 버킷100 프로젝트의 첫번째 워크숍이 시작됐다. 사회를 맡았지만 너무나 어색했다. 사람들도 아직은 경직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행사 참여자들을 대표해서 마켓디자이너스의 최경희 이사님의 말씀이 있었다. 막무가내로 부탁했는데 흔쾌히 수락하시고 멋진 발표까지 해주셨다.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의 경험담과 함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특히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그림으로 그려보라는 이야기는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인사이트 있는 이야기였다. 역시나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분이 맞았다.
그리고 비블리의 허윤 대표가 버킷리스트 100개를 왜 채워야 하는지 설명했다.
20~40개의 버킷리스트는 나의 표면적인 욕망에 충실한다. 하지만 60개가 넘어가고 100개가 되는 과정에서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욕망까지 끌어낼 수 있다라는 그의 이야기는 왜 100개까지 버킷리스트를 작성 해봐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주었다.
무의식이 의식화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는 칼 융의 말을 인용하며 무의식을 의식화 하면 우리가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명언도 남겼다.
2018년 버킷리스트 100개를 운영한 나의 경험도 공유했다. 100개의 버킷리스트를 만들 때 구체적이고 소소한 계획도 포함할 것을 추천드렸다. 그리고 혼자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며 아쉬웠던 점들도 설명하며 같이 해보고 싶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하이프 코리아의 최명화 대표의 버킷100 프로젝트의 효과와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그의 경험으로 발표가 시작됐다. 왠지 버킷리스트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넣어야 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버킷리스트의 5가지 효과인 시각화, 그룹화, 동기부여, 실행, 리마인드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향후 우리의 활동의 플랫폼이 될 페이지 소개가 있었다.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페이스북 페이지는 실행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행한 후의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될 것이다.
한참 동안 진행된 우리의 발표가 끝나고 조별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피자를 먹고 맥주를 마시며 사람들은 서로를 소개하고 버킷리스트를 공유하며 한칸씩 하고 싶은 일들을 기록했다.
서로 어색해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역시나 기우였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눴다. 어색했을 거 같기도 한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 프로젝트의 의외성도 발견했다.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한시간을 훌쩍 넘겨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공유하다 10시가 다되어 각 조별 간단한 발표를 마치고 첫번째 워크숍을 마쳤다.
그리고 몇 몇은 남아서 뒷풀이까지 함께하며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던 흥분을 밤 늦게까지 이어갔다.
살아왔던 방식도 달랐고, 현재 살고 있는 상황도 다르고, 앞으로 이뤄갈 목표도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만들어간 버킷 100 프로젝트의 첫번째 워크숍은 성공적이었다.
지극히 주최자로서 주관적으로 느끼는 평가가 그렇다.
사람들의 얼굴 표정에서의 편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가 만든 긍정적 에너지가 그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았다. 일일이 재미있었다고 평가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다시 또 힘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우리는 서로의 버킷리스트 100개를 공유하고 그것을 함께 실천해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마련하지 못했지만 그것 또한 함께 만든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의 버킷 100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될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꽤 재밌는 기획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
진짜, 신나는 2019년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거 같아 흥.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