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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Feb 11. 2019

매일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글을 쓰는 나만의 방법 6가지

지난 9월부터 저는 매일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립니다. 남들처럼 블로그에 매일 몇 만명씩 들어오는 건 아니지만 저의 블로그는 꾸준히 사람들이 찾는 블로그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브런치도 시작했습니다. 브런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계속 쓰다보면 언젠가 터질 날이 있을 것이란 기대로 매일 매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안터져도 괜찮습니다. 글쓰는 것 자체로 충분히 즐겁거든요. 


매일 글을 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랑이 아니라 엄청 힘들어요. 지금이야  뭐, 휴직 중이라 여유가 있어 그나마 낫지만 매일 출퇴근 할 때에는 블로그를 쓰는 일이 꽤 힘든 작업이긴 했습니다.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긴 하죠. 


제가 의지가 조금 강하긴 해요. 하지만 의지도 재미가 있었기 가능했습니다. 매일 글을 쓰면서 글 쓰는 게 재미있어졌습니다. 저도 진짜 글 쓰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었거든요.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것이 너무 무서웠는데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면서 새로운 기쁨을 경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글을 쓰며 맛보는 세 가지 기쁨

© brucemars, 출처 Unsplash


블로그에 한 개의 글을 쓰면 세 번의 기쁨을 맛보게 되요.


우선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기쁨을 얻어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것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관점이 뚜렷해지기도 했어요. 나만의 관점이 생기면서 생각의 주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내 생각이 정리됐다는 것은 글이 주는 첫번째 기쁨이었습니다. 


글이 완성되고 나면 성취감을 얻어요. 내 새끼를 낳았다는 기쁨을 얻죠. 잘 쓰든 못 쓰든 내가 만들어 낸 결과물은 사랑스러워요.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랑스러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하단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글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요. 매일 글을 쓰다보면 순간 놀랄 때도 있어요. 내가 이렇게 글을 잘 쓰게 됐나? 내가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두 번째 기쁨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 내 글을 본다는 사실이 짜릿한 경험을 제공해줘요. 사람들이 반응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물론 처음엔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아요. 아무도 제 글을 안보는 거 같더라구요. 하나 둘씩 글이 쌓이다보니 내 글에 조금씩 반응이 생기기 시작해요. 어떤 분들은 글을 보고 좋은 정보를 알게 됐다고 좋아하기도 하고, 힘을 얻었다고 좋아하기도 해요. 그리고 어떤 분은 제 글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감탄하기도 해요. 다양한 반응이 저를 춤추게 만들어요. 나의 글을 누군가 읽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가 저를 행복하게 하더라구요. 


꾸준히 써봐라.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저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블로그에 글을 써보라고 권해요. 제가 느낀 세 가지 기쁨을 맛보라고요. 특히나 자존감이 떨어져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더더욱 글쓰기를 권유하기도 하죠. 세 가지 기쁨은 자존감을 높여주거든요.


그리고 글을 쓸거라면 매일은 아니더라도 정기적으로 써볼 것을 추천해요. 그래도 기왕 쓰는 거 자주 쓰고 주기적으로 써야 글쓰는 기쁨을 잊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주기를 정해놓고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좋고, 주 3회라도 좋으니 꾸준히 써보라고 말씀드려요. 꾸준함을 이길 장사는 없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주기적으로 글을 쓸 수 있냐는 것입니다. 글 쓰는 게 엄청난 부담인데 말입니다. 매일 글을 올릴 수 있었던 저만의 비법이 무엇인지 궁금하시지 않으세요?



매일 글을 쓰게 만드는 6가지 비법



 제 글은 오로지 저의 생각과 경험을 담은 것들이 전부예요. 그렇게 매일 저의 생각을 담을 수 있으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죠? 물론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도 맞는 말이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하는 노하우가 있습니다. 


1.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어깨에 힘을 빼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대해 평가를 받아왔던 교육환경 탓이기도 하죠. 그런데, 과연 잘 쓴 글이란 게 어떤 글인 걸까요? 화려한 수식어가 있어야 잘 쓴 글일까요? 훌륭한 인용이 있어야 잘 쓴 글일까요?


글을 잘 쓴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기준을 잘 모릅니다. 좋은 글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르거든요. 그렇기에 굳이 알지도 못하는 좋은 글의 기준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습니다. 그냥 내 생각을 담아 내기만 하면 되는거죠. 꼭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다면 더더욱 이런 압박감에 휘둘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아무도 안볼꺼니깐요. 조금 이기적으로 글을 써도 되요.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기보다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세요. 그게 글을 쓰게 만들 거니깐요. 


생산해내는 것 자체로 기쁨을 얻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구체화시키고 내 새끼를 만든다는 생각만 갖고 글을 써보십시오. 그럼 글에 힘이 빠지게 될 것입니다. 연습한다 생각하고, 일기장에 끄적인다 생각하고 글을 쓰세요. 그러면 글쓰는 것이 쉬워질 것입니다. 


글도 쓰다보면 좋아진답니다. 달리기도 하다보면 기록이 빨라지고, 그림도 그리다보면 좋아지고 노래도 부르다보면 잘 부르게 됩니다. 다만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더 잘 쓰게 됐다고 측정을 못하고 서서히 변하기에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어깨에 힘을 빼세요. 못 써도 괜찮습니다. 정성을 들여서 나의 생각을 담아보세요. 그러면 글 쓰는 게 쉬워질 것입니다.


2. 마감시간을 잡고 포스팅을 올려라

전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릴 때 제가 기자라고 생각하고 글을 씁니다. 마감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죠. 기자는 매일 마감시한이 있잖아요? 매일 마감시한을 맞춰서 기필코 꼭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 포스팅 글을 올립니다. 


마감시한이 있는 글쓰기는 제게 긴장감을 줘요. 그리고 그 긴장감은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일종의 몰입감을 주는 거죠.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하신 강원국 선생님도 이런 긴장감이 주는 몰입을 통해 글을 쓰게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글이 써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짜증도 나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죠. 하지만 제가 앞에서 글을 쓰면서 세 번의 즐거움을 얻는다고 했잖아요. 그런 즐거움을 경험하다보면 이런 짜증쯤은 충분히 상쇄됩니다. 충분히 생산의 고통을 즐기게 되는 거죠.


그래서 꼭 마감시한을 정해두고 글을 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차일피일 미루는 글쓰기는 글을 쓰지 못하게 만들 뿐입니다. 마감시한은 가급적 구체적인 게 좋아요. 저의 블로그의 마감시한은 매일 아침 6시 30분입니다. 6시 30분엔 무조건 포스팅이 올라가야 해요. 그렇게 구체적으로 정해 놓아야 약속을 지킬 수 있습니다. 


3. 생각나는 대로 막 써라.

저의 세 번째 비법은 생각나는 대로 막 쓰는 것입니다. 주제를 잡으면 그것에 대해서 생각나는 대로 막 써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아요. 길거리를 가다가도, 샤워를 하다가도 블로그 앱을 켜고 핸드폰으로 적을 때도 많습니다. 나름 자투리 시간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죠. 생각나는 대로 적을 때에는 문법을 고려하지도, 앞뒤 호응을 고려하지도 않아요. 일종의 뱉어내는 작업을 합니다.


그렇게 처음 써놓은 글은 엉망이죠. 엉망이라도 괜찮습니다. 막 뱉어 내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그러면 그 생각을 다시 정리하면 한 편의 글이 됩니다. 헤밍웨이도 처음 내뱉은 글은 차마 볼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하던데 저는 헤밍웨이보다도 못한 한낱 블로거인데 어떻습니까? 


이렇게 뱉어 놓으면 생각이 알아서 숙성되기도 합니다. 뱉어놓고 몇 시간 또는 며칠 지나서 글을 쓰면 글이 저절로 완성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제가 심리학을 잘 모르긴 하는데 잠재의식이 그 사이에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더라구요. 뱉어놓는 글들이 잠재의식 속에 자리잡아서 생각이 발전하고 있었던 것이라 하더라구요. 


한줄이라도 토해놓고 시작하세요. 그럼 그 다음부터 휘리릭 써집니다. 


4. 정기적으로 소재를 발굴하라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쓸거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생각보다 쓸거리가 없을 때가 많아요.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블로그를 위해 새로운 일을 만들기도 했었어요. 아이들이랑 갑자기 키즈카페를 가기도 했고, 안하던 요리를 하기도 했어요. 처음 블로그를 할 때에는 의식적으로 소재를 발굴하는 일을 하는 것을 추천 드려요. 그렇게 소재가 있어야 글이 써지니까요. 


그렇게 몇 번 노력하다보면 나중엔 일상에서 글의 소재가 툭툭 튀어나오게 되요. 갑자기 길거리에 주차된 공유 자전거를 보고 공유자전거에 대한 경험을 쓰게 되기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서평을 쓰게 되기도 합니다. 


소재를 발굴할 때 중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나의 경험을 소재로 써야 해요. 블로그를 위해 의식적으로 경험을 만들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소재가 나오든 내 이야기를 써야 합니다. 블로그를 위해서 가짜 경험을 올릴 필요는 없어요. 그런 것으로는 글쓰는 세 가지 기쁨을 느낄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생각을 뱉어내는 것과 달리, 소재를 찾는 작업은 시간을 떼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내가 어떤 것을 글로 쓸 수 있을지 계획을 세워보는 게 필요해요.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면 언론사의 편집장이 된 것처럼 어떤 글들로 블로그를 채울 것인지 생각해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5. 애독자 한명을 만들어라


기왕 글을 쓰는거 누군가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있죠. 적어도 제 글을 한 명이라도 본다 생각하면 더 책임감 있게 글을 쓰게 됩니다. 


제 글의 1번 독자는 제 아내입니다. 가장 강력하죠. 귀신같이 오타를 찾아내요. 아침 출근길에 다 읽고 댓글을 달아줘요. 댓글이 달렸다는 메시지가 오면 우선 가슴이 떨려요. 오늘은 무슨 오타를 썼을까? 어떻게 봤을까? 만족했을까? 이런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다. 


역시나 오타에 대한 지적이 1번이에요. 제가 사실 오타 대마왕이거든요. 나중에 책을 쓸 때는 교정은 저희 아내를 시킬까봐요. 


그런데 그렇게 한 명의 독자가 있다는 것 그건 진짜로 글을 쓰게 만드는 힘이 돼요. 우선 반응을 얻게 되다보니 더 잘 보이고 싶어서 글을 열심히 쓰게 되죠. 그리고 독자의 반응을 상상하며 쓰다보니 글을 잘 쓰게 되요. 


강원국 작가가 항상 강조하는 말이기도 해요. 독자를 앉혀놓고 글을  쓰라구요. 저는 제 아내에게 말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요. 그녀가 이런 포인트에서는 웃겠구나, 이런 포인트에서는 감동을 받겠구나 이런 상상을 하며 글을 쓰죠 그러면 글이 잘써집니다. 글이 살아서 춤을 추고요. 


한 명의 애독자를 만드세요. 글에 책임감을 주고, 글에 날게를 달아줍니다. 


요즘은 매일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항상 감사한 독자들이죠. 그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독자분들의 칭찬이 저를 춤추게 한답니다. 


6. 함께쓰는 동지를 만들어라


얼마전 에버노트 강의를 듣다가 좋은 문구 하나를 들었어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하면 멀리간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예요. 혼자서 하겠다고 하면 금세 갈 순 있지만, 또 금세 힘을 잃어버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에너지를 받고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글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예요. 


제가 블로그에 1일 1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에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같이 못하고 있어 아쉽긴 하지만 매일 글을 쓰고 글을 올린 내용을 카톡으로 공유하곤 했는데요. 같이 하면서 힘을 많이 받았어요. 나랑 전혀 상관없는 포스팅을 쓰시기도 하시지만 함께 매일 포스팅을 올린다는 것으로 힘을 받더라구요. 


같이 도를 닦는 수도승 친구를 보는 기분이랄까요?


힘든 점을 토로할 수도 있고, 글쓰는 노하우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글쓰기 소재도 얻을 수 있었구요.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글쓰는게 어렵다면 언제든 함께할 수 있는 동지를 만들어 보세요. 


혹시 그런 동지를 찾기 어렵다면 저와 함께 하셔도 됩니다. 한 분이라도 제가 매일 매일 함께하는 동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에 정기적으로 글쓰는 방법에 대해서 6가지나 언급했네요. 어떤가요? 생각보다 어려운가요? 처음 느끼기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쓰다보면 6가지를 지키는 게 그리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다 연결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하다보면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겁니다. 굳이 제 방식대로 똑같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니라 글쓰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니까요.


저는 파워블로거도 아닙니다. 블로그를 통해 돈을 벌어본 적도 없어요. 하지만 블로그에 글을 하나씩 쓸때마다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제가 성장하는 것을 맛볼 수 있었고요, 내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하루 성공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제 자존감이 떨어질리가 있겠습니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었다면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세요. 매주 한번이어도 좋고, 주 3회여도 좋고 마감시한을 정해서 이때까지 안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보세요. 그렇게 하루 하루 글을 쓰면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한뼘 자라고 한뼘 여유가 생긴 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도 생길 것이구요. 혹시나 어려운 일이 있다면 언제든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글을 쓰는 하루가 행복한 일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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