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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Jun 10. 2022

꾸준함이 임계점을 이긴다

꾸준함이 필요한 이유


나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편이다. 물론 쉽진 않다. 꾸역꾸역하다보면 현타가 올 때도 있다. 무턱대고 계속 하는 것이 과연 삶에 도움이 될까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꾸준히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아마도 꾸준히 하던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몇 번의 경험때문이 아닐까 싶다.



꾸준함의 경험



가장 큰 경험은 고 3, 수능 시험 때였다. 당시 나는 수학, 영어, 과학에 국어를 못했다. 모의고사를 보면 1교시 언어영역 시간이 가장 큰 골치였다. 고 1때 치렀던 모의 수능 시험에서는 120점 만점의 언어영역 점수가 80점 만점의 수리 영역 점수보다 낮게 나오는 치욕도 겪었다. 긴 지문을 이해하고 숨은 뜻을 파악하는 게 참 어려웠다. 아마도 어렸을 때 책 읽기를 게을리 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좋은 대학을 가고 싶던 열망이 컸던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언어영역 공부에 열을 올렸다. 시중에 있는 문제집을 한 권씩 풀었다. 언어영역 기초편, 기본편, 실력편, 실전편으로 단계별로 각각 5권 이상의 문제를 풀면서 언어영역에 대한 감을 익혔다. 애석하게도 결과는 금방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꾸준히 문제집을 풀었건만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때까지 언어영역이 나를 괴롭혔다. 시험 시간에 긴장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점수도 다른 영역에 비해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많은 문제집을 풀었건만 여전히 어려웠다.


어렵다고, 힘들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그럴수록 더 열심히 문제집을 풀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매일 문제집을 풀었다. 시중에 있는 문제집은 다 푼다는 생각으로 1주일에 한 권씩을 해치웠다. 결국 3학년 2학기 수능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언어영역에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망의 수능 날! 긴장을 잔뜩 한 채 시험지를 받았다. 집중력을 끌어 올려 문제를 하나 하나 풀었다. 어려운 지문도 있었지만 풀 만 했다. 몇 개 찍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잘 봤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날 언어영역 시험을 좋은 점수로 치를 수 있었다.


당시 언어영역이 어려워 대부분의 친구들이 재수를 택했던 것에 비해 나는 무난하게 점수를 맞은 덕에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3년 동안 꾸준히 차근차근 노력한 결과였다. 그리고 그 때 그 결과를 받은 이후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언젠가 그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언젠가는 결실을 맺게 된다



좋은 경험 때문에 꾸준함을 무기로 장착할 수 있었지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꾸준히 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말이 "임계점"이다.


자기계발서를 읽다 보면 "임계점"이라는 말을 종종 접하게 된다. 계속해서 노력하다 보면 임계점을 넘게 되는데, 그 때부터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단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블로그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임계점이라는 말이 허구처럼 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었다. 임계점이라는 신기루가 헛심을 쓰게 만드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꾸준히 했던 것들이 결과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임계점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 고등학교 때 언어영역이 그랬던 것처럼, 최근의 나는 몇 번의 임계점을 넘을 수 있었다. 블로그를 꾸준히 쓰면서 책을 낼 수 있었고, 버킷리스트라는 소재로 워크숍을 하다 보니 그것을 통해 돈도 벌 수 있게 되었다. 꾸준히 하면서 한계를 넘고 새로운 영역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문제는 임계점은 할 때는 그 존재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터널을 다 지나고 나서 터널의 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임계점을 넘고 성과를 내기 시작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나마 터널이야 멀리 빛이 보이기라도 한다지만 임계점은 그것조차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할 때는 그것을 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임계점이 어디인지를 찾는 것보다 임계점을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의 경우 어느 순간부터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는 희망을 갖기 보다는 기필코 넘어야 겠다는 오기를 부렸다. 임계점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언젠가는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오기였다. 꾸준히 하면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도 나의 오기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언제까지 해야하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있었다. 오히려 마음 편히 꾸준히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갈 수 있었다.


꾸준히 노력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은 이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끝이 언제일 지는 알 수 없어도 언젠가는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마음가짐 말이다. 임계점을 좇기 보다는 임계점이 알아서 나를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



중간 중간 필요한 것들



물론 꾸준히 노력한다는 것 자체로 만족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1만 시간을 그냥 노력만 한다고 해서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것처럼 의식적인 꾸준함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목표를 가기 위해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나의 노력에 문제점은 없는지 돌아보는 피드백도 중요하다. 개선점을 찾아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과정도 병행해야 한다.



중간 중간 작은 성취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어디까지가 성취라고 봐야 하는지 기준이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노력한다는 것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꼭 실질적인 성과물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주변사람들의 응원과 지지로도 보상이 될 수 있다. 어떤 방법이든 꾸준함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성취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목표의식도 가져야 한다. 목표의식은 내가 꾸준히 하는 것의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고 꾸준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물론 하다보면 목표 의식이 오히려 나를 괴롭히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목표의식을 갖되 최대한 유연하게 목표를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뚜렷하고 구체적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그것이 바뀌어도 괜찮다. 그 형태가 어떻든 내가 꾸준히 하는 데 있어 나침반 역할만 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꾸준함이 중요한 이유



꾸준히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꾸준함이 맞지 않을 수도 있기에 마냥 강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꾸준함을 강조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꾸준히 노력하지 않고서는 만들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큰 행운이 다가와 자연스레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런 요행은 쉽게 오지는 않는다. 온다해도 쉽게 가버리기도 하고.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환경이 어떻게 바뀌든 꾸준히 하는 것은 개인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영역이다. (물론 100%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런 점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야 말로 자기 결정권을 스스로 가져가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주체적인 노력이야 말로 행복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지금 당장 결과물이 없더라도 우직하게 자기만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다. 임계점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보다는 임계점을 넘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 좋을 것 같다. 그 길을 걷는 과정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어느 순간 돌아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수시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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