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가 쓰고 싶어서...
제가 쓰는 글은 모두 PC로 작성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글은 네이버 블로그로 써요. 그러다 가끔씩 뉴스레터 발행을 위해 스티비를 이용하고, 문서를 만들기 위해 구글독스를 활용합니다. 신기한 건 똑같이 PC 자판을 활용해 글을 쓰는데 어떤 매체에 글을 쓰느냐에 따라서 마음이 달라지네요. 도구에 따라 글쓰는 마음이 바뀌는 건 하수나 하는 일일텐데 저는 아직 글쓰기 고수가 되긴 멀었나봐요.
어찌됐든 저는 매체를 타는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브런치에 글을 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왔어요.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어요.
2024년 말, 1년을 회고하는 모임을 온라인으로 가지면서 한 참여자 분의 회고를 듣게 됐어요. 본인이 브런치 구독자수 목표가 재작년에 있었는데 그것을 올해 달성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분의 브런치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오랜만에 브런치 계정에 로그인을 했네요. 참여자 분의 글을 읽다가 과거의 제 글이 궁금해지더군요.
과거의 글이 부끄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브런치 글이 낯설게 느껴져서 반갑더군요. 특히 2022년에 쓴 글들이 새로웠어요. 당시 프리랜서 1년차의 고심을 글에 자주 담았어요. 대부분 징징대는 글이었는데 반가웠어요. 첫 해의 나를 조금 보듬어 주고 싶더라고요.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당당히 퇴사했는데 당시 저는 많이 불안하고 힘들어 했더라고요. 지금와서 보면 별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재미난 건 그때의 흔들리며 고민했던 것들이 2년, 3년이 지나서 열매가 되었다는 점이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격리했을 때 고민했던 워크숍은 새로운 계기가 되었고, 덕분에 작년 저의 히트상품(?)을 만들 수 있었어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신기하더군요.
https://brunch.co.kr/@tham2000/323
여러 글들을 보니 브런치라는 매체에 글을 쓸 때 제 마음이 살짝 몽글몽글해지는 것 같기도 했어요. 플랫폼의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이곳의 글쓰기 화면의 레이아웃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글을 쓸 때 좀 더 속 마음을 더 잘 표현하는 것 같더라고요.
최근들어 블로그 글이 제 마음을 담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았는데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필요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고 글을 써 봅니다. 물론 이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도 옮길 테지만 초안은 브런치에 담아서 그 감성을 넣어 보려고 해요.
주제도 정했어요. 바로 퇴사 후 3년의 여정이에요. 금융권 출신이지만 생뚱맞은 일을 하면서 겪고 있는 저의 이야기, 그리고 다시 금융권 이야기를 들춰보고 싶은 새로운 마음들을 글로 담아 보려고 해요. 때마침 올해 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20편 연재하기가 있는데요. 마음이 동했을 때 곧장 실행으로 옮겨 보려 합니다. 아직 목차도 잡아보지 않았고, 이걸 책으로 내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그냥 한 번 써볼게요.
좀 더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매주 한 편씩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