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하는 것도 방법을 알면 쉬워진다.
지난 토요일, 큰 아들이 피아노 콩쿠르 대회에 나갔다. 아들은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했다. 긴장이 됐다며, 연주가 끝나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고는 했지만 실수하지 않고 연습한대로 해냈다. 아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결과도 좋았다. 준대상이라는 상을 받았다. 대상 다음 상인 것 같긴 한데, 대상을 받은 사람도 많고, 준대상을 받은 사람도 많아서 얼마나 잘 한건지는 모르겠다. 대회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찌됐든 실수하지 않고 연주해준 그리고 상까지 받은 아이가 자랑스러웠다. 팔불출 같지만 말이다.
더더욱 좋았던 것은 아들이 그렇게 성취 경험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아들의 이날 경험이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바탕이 되길 바란다.
아들이 피아노를 접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아들이 피아노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보내줘야 했다. 하지만 피아노 학원을 가기 전 난 아들과 약속을 하나 했다.
"4년은 다녀야 한다"
적어도 4년은 다니기러 한 것이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울 때 우리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기도 했다. 4년은 꾸준히 해야 나중에 잊지 않고 할 수 있을 거 같아 정한 기간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굳이 왜 4년이냐고. 정확히 왜 4년이라는 숫자가 나왔는지 나도 잘은 모르겠다. 3년은 조금 아쉬운 것 같고 5년은 너무 긴 것 같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나온 숫자이기도 했다. 그 정도는 해야 어디가서 배웠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간의 유래(?)야 어찌됐든 그만큼 나는 꾸준히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다행히 나도 한 번 시작한 것은 오랫동안 꾸준히 하는 편이다. 사실 누구보다 자신있는 일이기도 하다. 잘하진 못해도 꾸준히 할 순 있다.
작년부터 시작한 1일 1포스팅도 그렇고, 올해 2월부터 시작한 달리기도 그렇다. 한번 시작한 일이기에 날씨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매일 매일 해나가는 중이다. 아이들에게 강조한 4년은 해볼 생각이다. 꼭 매일 매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말이다.
물론 꾸준히 해서 아직까지 드라마틱한 변화를 본 건 아니었다. 아직 멋진 작가가 된 것도 아니고, 훌륭한 러너가 된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나에게도 언젠가 그럴 날이 올거란 믿음으로 우직하게 한걸음씩 걸어나갈 생각이다.
언젠가 임계점을 넘어설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켜켜이 쌓인 나의 꾸준함을 통해서 무라도 썰 날이 올거라 믿고 행하고 있는 중이다.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에는 아무리 에너지를 가해도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포기한다. 실패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세상의 모든 변화에는 임계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포기하는 그 순간, 성공이 바로 코앞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실행이 답이다 中) "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은 없지만, 그래도 몇달간 꾸준히 하다보니 어떻게 하면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아직 몇 달뿐인 경험이긴 하지만 그래도 "작심3일"을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간단히 나만의 방법 7가지를 정리해봤다.
1. 하고 싶은 걸 찾아라 그리고 그 이유를 찾아라
실행에 옮기려면, 해야 할 것을 찾고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중요한 일이다. 특히 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지만 꼭 해야 한다. 그래야 할 의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요즘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세 가지는 "매일 5시 이전에 일어나기", "매일 달리기", "매일 글쓰기"이다. 이유는 하나다. "변화"와 "도전"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를 꾸준히 하면 나를 바꾸는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매일 5시 이전에 일어나는 것은 휴직 기간 동안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정해진 출퇴근이 없는 삶이다 보니 해이해질 것 같았다. 이를 사전에 막고 싶었기에 기존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
달리기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였다. 매일 아침 운동으로 시작하는 것은 몸 뿐만 아니라 정신을 맑게 만들어 준다. 달리다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정리된다. 게다가 매일 달리는 것은 큰 성취감도 준다. 오늘도 해냈다는 생각에 아침마다 만세를 외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매일 매일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삶을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습관을 들이다보니 글을 쓰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생각지도 못한 소재를 발굴하기도 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게 보이기에 끊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내가 매일 해야 하는 일들의 이유는 명확하다. 그렇기에 예외를 두지 않고 매일 매일 하는 중이다.
2. 여기저기 떠벌여라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스(Steven C. Hayes)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목표점수를 공개한 집단이 목표점수를 마음속으로만 생각한 집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자신의 결심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면 그 생각과 행동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공개선언효과라고 한다.
꾸준함을 유지하는 두 번째 비결은 공개선언에 있다. 꾸준히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면 블로그가 됐든, 카톡이 됐든 지인들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강제력이 생겨서 더 잘하게 된다.
떠벌이게 되면 내가 뱉은 말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생기게 된다. 안지키면 내가 거짓말쟁이가 되기 때문에 하려는 마음이 더 생기게 된다.
하지만 무조건 공개선언만이 답은 아니다. 언제 누구에게 공개선언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점진적 공개선언을 추구하는 편이다.
점진적 공개선언이라는 말은 서서히 알려나간다는 뜻이다.
우선 하기 전엔 절대로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우선 첫날 실행을 하고 한 두명 지인에게 나의 실행을 이야기 한다. 아주 조심히 은밀하게 말이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 조금 더 사람들에게 자랑을 한다. 일주일동안의 나의 결과물에 대해서. 그리고 이 주 정도 지나서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해졌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한다. 블로그에 글도 남기고 SNS에 퍼뜨리기도 한다.
처음부터 떠벌이지 않는 것은 공개선언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떠벌이면 부담이 될 수 있다. 부담이 되면 당연히 실천에 옮기는 게 재미가 없어지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라면 오래가지 못할 게 뻔하다.
3.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들어라
아프리카 속담 중에 "혼자 가면 빨리가지만 함께 하면 멀리간다" 라는 말이 있다. 오랫동안 꾸준함을 유지하는 방법이 이 속담에 담겨 있다. 바로 같이 실천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나는 나의 꾸준함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났다.
우선 새벽에 아내와 함께 하루를 맞이한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고 나서는 서로의 시간을 위해 따로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함께 새벽을 맞이할 수 있는 아내가 있어 든든하다. 은근 경쟁심리도 생긴다. 아내가 하는데 나도 해야지!
올 초 이수한 자기혁명캠프 동기들도 있다. 그들과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카카오톡으로 인증을 보낸다.
“굿모닝~~”
요즘은 달리기와 글쓰기도 같이 하고 있다. 역시 카카오톡을 통해 인증사진을 보내거나 블로그 링크를 공유한다. 서로의 꾸준함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자극이 되고 힘이 된다.
최근들어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모임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아무래도 혼자 하면 힘드니까, 그래도 동료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듯 하다. 혹시 혼자하는 게 꺼려지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해보는 것도 추천하는 바다.
최근 자기혁명캠프 동기들 중 두 명이나 4월 한달동안 아침마다 일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모임을 개설하기도 했다. 관심이 있다면 이런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다.
http://leoponjn.blog.me/221496540968
https://blog.naver.com/jwani84/221496434956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실천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바로 너무 친한 사람과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친하다는 이유로 이런 저런 핑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모르거나 알아도 조금은 어려운 사람들이랑 함께 해야 실천에 옮기기 쉬워진다. 덤으로 그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4. 오전에 가급적 끝내라
얼마 전 나는 "작은 습관"을 만드는 모임에 가입한 적이 있었다. 매일 3가지를, 10분동안 꾸준히 하면서 습관을 만들어 가는 모임이었다. 나의 3가지 습관은 "윗몸일으키기 10회", "2p이상 책읽고 필사한문장하기", "2문장이상 글쓰기"였다.
매일 하는 게 어려운 과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거르는 날이 많았다. 매일 저녁마다 마감에 쫓겨야 했다. 저녁때 부담이 되곤 했다. 10분이면 충분한데 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발생했다. 갑자기 저녁에 일이 생기는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저녁 때만 되면 불안해지고 압박이 심해지기도 했다.
압박감과 불안한 이유는 저녁에 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아침에 하지 못했기에 계속 머릿속에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아침에 해버리는 게 맞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아침에 운동하고, 글 쓰는 일을 마무리 한다고 한다. 아침에 다 해야 오후가 여유롭기 때문이다. 꾸준히 하는 것의 비결은 부담이 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담을 없애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은 하루의 시작과 함께 해야 할 일을 우선 실천하는 데 있다.
5. 워밍업 시간을 가져라
나는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일은 작년 9월부터 하고 있다. 벌써 7개월째다. 다행히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다. 매일 하는 블로그 포스팅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던 것은 이미 재작년 7월부터 주3회 블로그 포스팅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었다. 작게 습관을 만들고 그것을 확장하는 것이야 말로 꾸준히 하는 나만의 비결이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6개월 넘게 아침마다 헬스장에서 달리기를 했었다. 물론 그때는 거르는 날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주 3회는 꾸준히 하려고 했었다. 그렇게 했던 가락이 있었기에 요즘 매일 나가서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처음부터 매일 달리기, 매일 포스팅을 해도 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우선은 간단하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해보고 나서 차츰 빈도와 강도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무리하지 말고 간단히 시작해보는 것, 그것이 꾸준히 할 수 있는 거름이 될 것이다.
6.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라
요즘 내가 운영하는 카톡방 중에 1일 1포스팅 방이 있다. 100일 동안 매일 포스팅을 올리고 인증하는 모임이다. 모임엔 선생님들도 몇 분 계신다. 선생님들에겐 3월이 참 힘든 시간이다. 학년초다보니 새로운 아이들과 적응하는 것도 힘든데 각종 행정업무도 쏟아지기 때문이다.
선생님 중 한 분이 목감기로 꽤 고생하셨고, 결국 며칠 동안 포스팅을 중단하셔야 했다. 다행히 지금은 원기를 회복하시고 매일 포스팅을 올리고 있지만 감기로 인해 자칫하면 열심히 만든 습관을 놓칠뻔 하셨다.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몸이 아프면 꾸준히 하기란 불가능하다. 꾸준히 하다가 오히려 몸만 상하게 되고 안하니만 못하게 된다.
게다가 우리의 뇌는 편안함을 좇는 성향이 강하다. 아무리 습관이라는 게 66일이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다고는 하지만 편안함을 좇는 인간의 본성을 이겨내기란 쉽지는 않다. 자칫 감기라도 걸려서 며칠 쉬면 더 쉬고 싶은게 인간의 본성이다.
따라서 쉬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려면 자신의 몸상태를 잘 관리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7. 보상을 만들어라
찰스 두히그는 그의 책 <습관의 힘>에서 습관을 만드는 데 있어 "보상"이 중요함을 이야기 한다. 보상 때문에 습관이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꾸준한 실천을 위해 보상을 필요로 한다. 보상이야 말로 나를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우선 자기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꾸준히 실행했다면, 자기에게 상을 만들어서 줘라. 좋은 물건일 수도 있고, 기념이 될만한 물건일 수도 있다. 성대한 파티여도 좋고, 혼자만의 파티여도 좋다. 꼭 자신에게 기념이 될만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요즘 나는 매일 달리는 나를 위해 포상을 준비하고 있다. 1 seconds everyday라는 앱을 이용해 매일 매일의 달리기 영상을 1초씩 붙이고 있는 중이다.
18일 정도에 찍은 동영상이다. 50개 정도 모이면 제대로 된 나를 위한 동영상을 편집해볼까 한다.
더 큰 보상은 남들이 주는 선물이다. 다행히 나는 몇 번의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댓글을 통해 위로 받는다고 이야기 해주고, 응원해주는 블로그 이웃들이 바로 그 선물이다. 그들 때문에 더 글을 쓰게 됐으니까.
유명한 셀럽이 나의 글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김민식 PD 강연회 후기를 올렸더니, 그의 블로그에 내가 소개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전 청울림님도 나와 내 글을 본인의 포스팅에 소개해주기도 했다.
https://blog.naver.com/iles1026/221475774490
지금도 이 글을 보면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는 선물이기도 하다.
내가 청울림님과 상담하고나서 글로 옮기지 않았다면 이런 선물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보상을 생각할 때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남들이 주는 보상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사람마다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왜 자기에게 보상이 오지 않느냐고 의심하지 말고 꾸준히 해야 한다. 그러면 어느 날 임계점이 넘어서는 날이 올 것이다.
꾸준히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주변의 유혹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편안함을 좇는 인간의 본성도 한 몫한다.
하지만 꾸준히 해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걸 꼭 알아야 한다. 김민식 PD도 하루 아침에 영어책 한권을 외우진 않았을 것이고, 신정철 작가도 뚝딱 메모독서법을 만들진 못했을 것이다. 청울림님의 부동산 투자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 낸 성과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긴 시간의 연습과 훈련이 있었기에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남들의 성과를 나도 만들고 싶다면, 그들을 마냥 부러워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는 오랜시간동안 쌓은 그들의 시간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간절히 바뀌고 싶다면 꾸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지금의 나를 버리고 진짜 나를 찾는길, 나를 혁명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