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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Apr 12. 2019

업무를 잘 파악하기 위해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세요

직장생활에서 아쉬운 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새로운 주제로 글을 써보자


안녕하세요. 오늘 포스팅은 제 이야기로 시작 할게요. 



저는 직장생활 15년차에 휴직을 하고, 쉬고 있는 용기있는 직장인입니다. 휴직을 용인한 대단한 아내의 남편이기도 하죠. 휴직의 명목은 육아휴직입니다. 아이들 덕분에 휴직할 수 있었네요. 죄송하게도 말이 육아휴직이지 육아는 많이 하지 않고 있어요. 나를 돌아보기 위한 리프레쉬 기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물론 아이들과의 시간도 리프레쉬의 일환이고요.



왜 휴직을 선택했는지는 아래 블로그 글에서 확인 가능하시니 한 번 읽어보시면 좋으실 것 같네요. 휴직 기간 동안 저는,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보려고 합니다.


https://brunch.co.kr/@tham2000/16


놀고 있으니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가네요. 휴직계를 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개월이 지났어요. 한 겨울에서 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죠. 지난 3개월 동안 저는 진짜 좋아하는 것 그리고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았을까요? 


"애석하게도 아직까지는 미완입니다."


여전히 방황하는 중이예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갈대처럼 제 마음이 흔들려요. 어제는 이랬다가, 오늘은 저랬다가 갈지자로 걷고 있는 중입니다. 


다행히 지금의 흔들림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흔들리면서 점점 더 단단해질 가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청울림님이 저에게 하신 말씀처럼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출처. 청울림 님 블로그


이것저것 하다보니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보고 있어요. 연초엔 버킷리스트 100개를 만들었고 워크샵을 운영해서 사람들에게 경험을 공유했어요. 휴직한 남성분들과 만나기도 했어요.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라 동지의식도 컸죠. 지속적으로 휴직자들을 만나보려고요. 제가 좋아하는 달리기와 블로그 포스팅도 매일 하고 있고요. 휴직중이지만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네요.



다른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볼까 생각중이에요. 이것저것 해봐야 진짜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블로그 글쓰기도 주제를 잡고 몇 편씩 써보려고요. 좀 더 깊이있게 건드려볼까 생각중이에요. 뒤죽박죽 섞여 있는 주제를 정리해볼까합니다. 


그 중심에는 제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치"가 있어요. 저란 사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계속 고민 중이예요. 조금씩 쓰고 있는 "글쓰기"와 "꾸준함"도 좋은 가치겠지만 지난 14년 동안의 직장생활의 경험도 좋은 "가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그래서 저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공유하고 싶어졌어요.제 청춘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직장생활을 이야기 하지 않고는 저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없겠더라고요. 그리고 고민한 끝에 잡은 주제가 생겼네요.


바로, 


"직장생활 저처럼 하지 마세요"입니다. 


너무 자학모드라고요? 꼭 그런 건 아니예요. 제가 휴직하면서 세상에 나와보니 아쉽고 후회되는 점들이 많더라구요. 스스로를 비하하려는 건 아니고요, 제가 아쉬웠던 것들을 정리해보자는 의미가 있어요. 앞으로 직장생활을 할 지 1인 기업가로 살 지 알 수는 없지만 저에게도 들려줄 만한 이야기라 생각되구요. 


몇 개의 시리즈로 연재해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오늘이 그 첫번째 글이고요. 



나의  직장생활 14년 


우선 저의 직장생활 14년을 간단히 정리해드릴게요. 저도 생각보다 괜찮은 직장인이었답니다. 



저는 은행원이었어요. 6년 동안 은행에서 영업점  업무 1년, 재무 업무 2년, 퇴직연금 업무 3년을 담당했었죠. 그리고 카드사로 전적합니다. 카드사에서 조금 더 역동적인 업무를 하고 싶어 4년동안 광고 업무를 했고, 2년 동안 신사업 업무를 했어요. 마지막 2년은 지주사로 다시 옮겨와서 디지털 혁신업무를 담당했었죠. 정말 다양한 업무를 했어요. 적응을 못해서라기 보다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던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말이죠. 


금융사를 다녔지만 금융인은 아니었어요. 일반 회사원처럼 살았어요. 그래서 제가 몸담고 있는 업의 본질인 "금융"에 대해서 잘 몰라요. 사람들이 제게 자주 물어보는 대출이나 청약, 절세 관련 내용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생상품이니, PF니 이런 것들도 잘 몰라요. 솔직히 창피하긴 해요. 저한테 금융관련 정보를 물어보는 분들께 대답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그래도  회사생활은 그럭저럭 한 편이었어요. 위에서 시키는 일은 잘 소화하곤 했었죠. 그러다보니 승진도 늦지 않게 하고, 인정도 받긴 했어요. 발표도 곧잘 했어요. CEO 및 임원들 앞에서 제가 하는 업무에 대해서 10분 넘게 연설을 하기도 했죠. 다들 감동받으셨다고 칭찬도 받았었답니다. 



백오피스 업무를 했던 게 보탬이 되기도 했어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다보니 깊이는 없어도 두루두루 잘 알 수 있기는 했죠. 특히 회사 돌아가는 사정은 빠르게 이해하는 편이었어요. 타고난 눈치도 한 몫하기도 했죠. 


그런데도 공허함이 있었나봐요. 퇴사를 하고 싶다고, 그래서 휴직을 한 걸 보면 말이예요. 



회사 이름 지우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휴직을 하고 3개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를 많이 돌아볼 수 있었어요. 저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고요. 잘하는 게 뭐냐고, 회사에서 어떤 분야에서 일했냐고 하는데 궁색한 답변만 늘어놓고 있는 저를 봤어요.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던게 득(得)도 됐지만, 독(毒)도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저만의 전문분야가 없던 것이죠. 회사에서 성공하냐 안하냐를 떠나서 제가 14년 동안 다녔던 회사 업무 중 내세울 게 없다는 건 참으로 비참한 일이었어요. 비단 다양한 업무를 해봤다는 것이 문제는 아니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저의 직장생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아쉬웠던 점 하나는 "공부"를 제대로 안했다는 사실이었어요. 



너의 업무에 대해서 어디까지 파봤니? 


최근 저는 책을 많이 읽고 있어요. 읽는게 너무 즐거워서 책을 읽는 수준은 아니지만 하나 하나 배워가는 게 즐거워요. "글쓰기"와 "습관" 관련한 책들을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곤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어떻게 글을 쓰고 습관을 만들어야 할 지 조금은 그려지는 것 같기는 하더라구요. 


애석하게도 14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책을 거의 안 읽었어요. 근근이 읽은 책이라고는 육아 관련한 책이 전부였어요. 블로그를 하면서 그나마 책을 읽기 시작했죠. 글을 쓰기 위해서 독서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더라구요. 


책을 읽었어도 회사 업무와 관련한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었어요. 굳이 읽을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일을 하면서 책까지 읽어갈 일은 별로 없었어요. 상사가 시키는 일도 구글링하면 답이 나왔거든요. 찾아본 정보를 잘 조합해서 만드는 게 전부였죠. 보고는 그럭저럭 했지만 깊이는 없었죠.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


그래서 제가 첫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숲을 보려는 노력을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나무를 보는 데 급급하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업무와 관련한 지식을 큰 틀에서 파악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시킨 일을 처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1. 관련 분야의 책을 5권 이상 읽어라


숲을 보기 위해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책을 많이 읽으라는 이야기예요. 업무 관련된 책은 적어도 5권 정도는 읽고 업무를 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터넷 자료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지식도 상당하죠. 신문을 봐도 알 수 있는 것도 많고요. 하지만 숲을 조망하는 데 있어 한권의 책만큼 좋은 자료는 없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해서 전체를 한 번 훑어보고 일을 진행하면 깊이가 남달라질 거예요. 디테일도 살아날 것이구요. 


제가 브랜드 및 광고를 담당하던 시절에 선배들이 브랜드 관련 책을 많이 추천해주곤 했었어요. 브랜드를 알아야 광고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조언도 들었고요. 브랜드는 생각보다 복잡하더라고요. 잘 구축되면 회사에 주는 이득도 크죠. 물론 계량화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요. 어찌됐든 브랜드에 대한 공부를 하라는 선배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책 한권을 읽어보지 않았어요. 그냥 광고 업무를 하면서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데 급급했던 거죠. 그게 훨씬 즉각적인 효과가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4년 정도 일을 하다보니 한계에 봉착했어요. 처리하는 수준의 일처리로는 효과를 내기에는 벽이 있더라고요. 좀 더 심도 있게 브랜드를 알아야 광고업무도 탁월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물론 애석하게도 그걸 깨달을 쯤 권태기를 앓았고, 부서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 때 책을 좀 더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브랜드에 대해서 심도있게 공부했더라면 지금 나의 브랜딩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고요.


제가 요즘 열심히 책을 읽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예요.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거죠. 인터넷에 나온 조각조각의 자료는 좋지만 한계가 있어요.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 그렇게 열의를 가졌다면 훨씬 더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긴 하네요.


2. 업무 매뉴얼을 A부터 Z까지 정독하라


담당자가 바뀌어도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회사에서는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놓곤 하죠. 숲을 보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 강조하고 싶은 게 업무 매뉴얼이에요. 자기가 하고 있는 분야의 업무 매뉴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저는 업무 매뉴얼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는 않았어요. 필요할 때 찾아보곤 했었던 거죠. 그러다보니 그때 그때 필요한 것을 알아갈 수는 있었지만 "맥락"을 이해하는 데 한계는 있었어요. 


업무매뉴얼 숙지를 통해 제대로 이해하셨다면 좀 더 나아가 업무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도 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어요. 남이 만든 것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직접 만들어 보시라는 겁니다. 아마도 만드는 과정에서 이해도가 훨씬 높아질 거예요.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과정에서 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내가 배웠던 것을 발표하면서 정리가 되는 경험들을 해보셨다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실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저도 업무매뉴얼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었는데요, 만들면서 쌓은 지식이 오래가더라고요.


3. 내 직무만 관심 갖지 말고 업(業)에 대한 이해도 함께 하라


마지막으로 내 직무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회사와 회사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에 대해서도 이해해 보시라고 추천드려요. 


업계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우선 내 직무를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요. 동일한 마케팅 업무라 하더라도, 유통업의 마케팅과 금융업의 마케팅은 성격이 다를 수 밖에 없잖아요. 금융업의 마케팅은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겠죠. 


자기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 잘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금융업에 국한해서 생각해보면 꾸준히 경제신문을 읽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저는 경제신문을 잘 안읽었어요. 정치적인 이유로 싫어했죠. 경제신문이 국내 정치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업무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경제신문에 나오는 기사를 읽고 용어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흐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거든요. 


제가 경제신문을 매일 읽고, 흐름을 이해했다면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을텐데, 이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네요.



회사가 월급만 받아가는 곳이라면 너무 슬프잖아요? 일을 하면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면 더 의미가 깊을 것 같아요.한번쯤 열정을 다 받쳐 일해보실 것을 추천드려요. 그렇게 해서 아닌 회사라면 퇴사할 때 미련도 안남을 거예요.


상사가 시키는 업무를 처리하는 것에 급급해서 일하지 마세요. 그것도 잘 해야겠지만 좀 더 넓게 바라보는 태도를 견지하시길 바랍니다. 처음엔 귀찮고 왜 해야 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때 오히려 많은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자신에게도 당당할 수 있고요. 


업무관련 책을 읽고, 매뉴얼을 만들어보고, 경제 신문을 읽는 것으로도 당신은 하고 있는 일을 훨씬 탁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예요. 너무 간단하고 평범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그게 바로 가장 기본인 것이지요. 


저 또한 지금부터 제가 하는 업무(?) 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비단 회사 일이 아니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 달리기 등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책을 통해서 우선 찾아보고 저만의 매뉴얼을 만들어 볼 생각이거든요.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에서 구본형씨는 업무 방식에 대해서 무기력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요. 


"평범한 직업이란 없다. 그저 평범한 업무방식이 있을 뿐이다. 무료하고 반복적이고 새로운 도전이 결여되어 있는, 늘 그렇고 그런 업무에 우리는 무기력해지고 이내 지치고 만다. "


저에게 있어 평범한 업무 방식은 기본이 없이 그냥 시키는 일을 처리하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먼저 파악하는것 그것을 통해 평범한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보시길 바랄게요. 


다음 시간엔 다른 tip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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