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와 아갈바우
# 어느 모자의 대화 관찰기
아들: 어무니 이거 이쁘죠?
(사십 넘은 아들이 팔십 넘은 노모에게 카카오톡 캐릭터를 내민다. 그 이름도 요상한 튜브)
아들: 이게 오리래요, 오리... 나 닮지 않았수?
어머니: 야- 야- 그게 뭐가 이쁘냐, 아가리가 얼굴의 반인 게 꼭 아갈바우 같구만.
아들: 이게 어데? 나랑 비슷하게 생긴 게 좋기만 하구만.
어머니: 아이구- 아이구- 그렇게 못생긴 아갈바우를 어디 우리 아들한테 갖다 댄다니.
아들: 어무니 나 이걸로 인형 하나 갖고 싶은데 사줄라우?
어머니: 야- 야- 갖고 싶은 게 없어서 어디 그런 아갈바우를...... (결국 터지는 웃음)
재롱은 튜브를 타고.
# 알게 된 점:
1. 카카오톡 캐릭터는 각자 요상한 이름이 있다.
2. 평소 애용하는 오리 캐릭터의 이름은 '튜브'였다.
3. 처음 들어본 '아갈바우'라는 말, 찰떡같이 달라붙는 재미있는 어감.
# 느낀 점:
1. 어머니 앞에서 재롱을 피우는 자식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2. 어머니를 웃게 만들 수 있는 소재는 사방에 널려 있다.
3. 애정하는 캐릭터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이 삶을 명랑하게 만든다.
(2018-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