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계
글에도 온도가 있었다.
어떤 글은 비수처럼 냉철했고
어떤 글은 내 볼을 발그레 적실만큼 따뜻했다.
글도 꿈틀꿈틀 살아 숨 쉰 다란 걸
글은 곧 말이 되어 세상에 퍼졌다.
시간이 흘러 희미해지며,
잊히는 듯해도
지키는 자들이 있었으니,
글은 곧 영원한 불멸의 상태가 되었고
그 글은 또 누군가를 선택하였다.
글은 또 그렇게 글이 되었다.
정말 좋은 글은, 그래서
찾는 것이 아니라.
운명과 필연을 넘어 선
준비된 자들을 위한 선물이라.
필자와 독자의 경계는 사라지고
그들의 행동과 글이
어느새, 함께, 하나가 되어 세상을 빚어 간다.
그렇기에 그러한 글은 따뜻하거나 차가운 것이다.
또한 어찌 나만의 글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오늘도 당신의 고통을 위로합니다. 넌출월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