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독자님들께
2025년 5월의 어느 휴일.
저는 문득, 마음에서 맴돌던 한 줄을 뱉어내었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여린 풀잎, 그 가녀린 몸짓’
그 한 문장을 시작으로 가슴속에 품고 있던 수많은 말들을 한없이 쏟아내었습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날들 속에서 백 편이 넘는 시들을 써 내려갔고,
감당하기 힘든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정신없이 허우적댔습니다.
처음에는 내 마음을 시 속에 녹여낸다는 것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경이로움’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시’라는 통로를 통해 저의 내면을 마주하는 것은 꽤나 큰 고통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느끼는 온갖 감정들을 오롯이 감당해 내기에는 저의 그릇이 작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첫 문장을 쓰고 한 달 뒤, 시 쓰는 일을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날의 마음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 그 감정을 천천히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 시간이, 저의 시 다음에 덧붙여지는 에세이 형식의 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 여정 위에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도 분명 고통은 존재하지만, 그 고통은 저를 더 평안하고, 조금 더 저 다운 길로 이끌고 있음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레 독자님들께 편지를 띄우는 이유는, 묵묵히 저를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들의 마음을 분명히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편지로나마 마음을 전합니다.
저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비록 시를 쓴 시간은 짧았지만, 그 여운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여정이 끝나고 나면, 다시 시 속에 조용히 몸을 맡겨보려 합니다.
서두르지도, 재촉하지도 않겠습니다.
천천히 이 흐름에 몸과 마음을 맡기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 보겠습니다.
독자님들의 많은 날들 중,
잠시라도 제 글 속에서 쉬어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수요일과 금요일, 시 연재는 계속됩니다.
많은 관심과 따뜻한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