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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사쁨 Jul 11. 2024

엄마 마녀야?

*서진설명 : 빵모자 쓰고 눈알을 뒤집으면 기분이 조크등요




아들 일기


엄마 마녀야?

엄마가 왜 마녀야?

아빠가 마녀라고 했어.

아빠가?

응. 엄마 화나면 무서우잖아. 마녀도 무서우잖아.

엄마 화나면 무서워?

응.


다행이다. 엄마는 무서우지만 마녀는 아닌가보다. 마녀먼 진짜 진짜 무서울뻔했다.




엄마 일기


아들이 불쑥 물었다.


엄마 마녀야?

엄마가 왜 마녀야?

아빠가 마녀라고 했어?

(이 새ㄲ.....) 아빠가?


나는 화가 나면 무서우다. 하이가 종종 눈치를 보는 건 알고 있었지만 무섭다고 생각하는 줄은 몰랐다. 남편이 나를 무서워 하는 알고 있었지만 마녀라고 생각하는 줄은 몰랐다.


우리집의 권력은 순서를 정할 수 없이 선순환하는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내 밑에 남편이 있고, 남편 밑에 하이, 하이 밑에 내가 있다. 진정한 일짱이 누구인지 가려내기 모호한 상태로, 각자 제 성깔 대로 으르렁 거릴 사람 하나씩은 깔고 있으며 동시에 한 사람씩 떠받치고 있는 그야말로 평등한 관계.


하이 밑에 있는 나는 하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내 발 아래 있는 남편은 나에게 충성한다. 그리고 남편 아래 있는 하이는 최선을 다 하는 엄마보다 다소 막 대하는 아빠를 더 사랑한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가 맞다.  


그나저나 마녀라. 남편과 대화를 좀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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