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양파링이었다가 피자가 되었다. 오늘은 현재까지는 연유 콜드브루 라떼, 아 아이스. 잠시 후에는 단백질 세이크가 될 예정이다. 내가 먹은 것이 내가 되는 거니까.
그리고 나는 육아일기이다. 정보서가 되려고 노력 중인데 이 책 저 책 읽어보고 한 꼭지 잡아 써보려 해도 자꾸 미끄러진다. 에세이이면서 육아 일기인 상태. 내가 쓰는 것이 내가 되는 거니까.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내가 드러나는 글 말고
나의 건강상태를 결정짓는 음식 말고
내가 아닌데 내가 되는 것 말고
나의 어떤 것을 만들어가는 외부의 다른 것 말고
진짜 나는 누구냐.
내가 하는 일, 나의 역할, 나의 모든 관계를 다 떨어내고 남는 온전한 나는, 나의 고유는 도대체 무엇이냐.
나는 ________________ 입니다.
빈칸을 채워보자.
나는 사람입니다.
나는 여자입니다.
나는 늙어가는 여자입니다.
에라 됐다.
오늘은 안되겠다.
차차 채워보자.
여러분의 빈칸은 어떠신가요
궁금하네요.
사진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