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등산을 시작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글
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등산은 여러 운동과 비교하면 아마 상급의 위험도를 가지고 있는 운동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암벽이나 빙벽 클라이밍 등을 제외하고도 말입니다.
등산은 다른 많은 운동에 비해 특히 운동 시간이 매우 긴 편이며 유사점이 많은 마라톤과 같은 고강도 운동에 비하더라도 자신의 몸무게 외에 추가되는 배낭, 의류, 식량, 물 등의 부가적인 무게를 지탱하며 가파른 오르막은 물론 내리막과 거친 등산로를 다녀야 하기에 결코 쉽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2~3시간 내외의 둘레길과 같은 가벼운 산책 수준의 산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등산을 시작할 당시 등산에 대하여 좀 더 알기 위해 정말 많은 책을 읽었었는데 그중 기억나는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등산을 300번 하고도 부상당하지 않으면 행운이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등산은 부상의 위험이 높으며 누구나 부상을 당할 수 있고 지금까지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이 스스로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니 자만심을 갖지 않도록 조언해주는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등산에 대한 유명하거나 즐거움과 같은 명언보다 이러한 내용을 더 기억하는 이유는 2012년 초 등산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무릎 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등산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다이어트를 위해서였기에 100kg이 넘는 과체중의 몸무게로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등산로를 다녀야 하는 등산은 무릎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무릎 부상의 두려움이 항상 마음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 뒷산인 천마산, 승학산을 항상 오르면서도 '어떻게 해야 부상 없이 잘 다닐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다녔습니다. 걸으면서 이렇게 하면 힘이 덜 들까? 이렇게 하면 충격을 덜 받나? 등 오늘은 이렇게 해보고 내일은 저렇게 해보는 등 임상 실험(?)도 상당히 많이 하였습니다.
또한 등산 관련 책을 찾아보기도 하였지만 기대하는 내용보다는 원론적인 내용에 그쳐 만족하기 어려웠기에 걷기, 달리기, 마라톤 등에 관한 책 또한 많이 찾아보았고 이러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나름대로 등산에 응용해 보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다른 분들에게 특별히 가르치고자 이런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저 역시 언제든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있습니다. 단지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적지 않은 연간 2,000km가 넘는 산행을 해오고 어떻게 보면 무리한 산행이라는 장거리 종주 산행을 즐겨하면서도 별다른 부상 없이 건강하고 즐겁게 산행한 경험을 나누어 등산을 즐기시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람에서 입니다.
제가 쓰는 글을 잘 읽고 취할 것은 취하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버릴 것은 버린 후 자신의 것을 만들어 항상 안전하고 건강한 즐거운 산행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글은 마음가짐에 대한 에세이 정도로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임상 실험(?) 결과와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별도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어떻게 해야 부상 없이 잘 다닐 수 있을까? 와 같은 생각하며 등산하기입니다.
등산을 시작할 때 몸 상태를 점검해 봅니다. 컨디션은 어떤지, 등산화와 등산복은 편한지, 배낭에 빠진 것은 없는지, 배낭은 제대로 메었는지, 등산로 경사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 확인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확인합니다.
등산을 시작하면 걸으면서 몸 상태를 다시 점검합니다. 발목이나 무릎 등 관절은 어떤지, 배낭을 멘 어깨와 허리는 어떤지, 무게감은 적당한지, 너무 덥거나 춥지는 않은지, 걸음걸이는 어떤지, 호흡은 어떤지 등 하나씩 점검하여야 합니다. 물론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확인하여 최상의 상태를 만들어야 합니다.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면서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발걸음은 제대로 걷는지, 자세는 어떤지, 호흡은 어떤지, 멀리 보고 가까이 보며 갈림길의 등산로가 나타나면 어디로 가는 것이 안전하고 거리가 짧으며 힘이 덜 드는 곳인지 선택하고, 발을 어디를 디딛는 것이 좀 더 안전하며 미끄러지지 않을지 등을 생각하며 걷습니다. 몸은 더워오는지 이 상태로 얼마나 가면 땀이 날 것 같은지 생각합니다. 지금 기온과 바람 등을 체크하고 언제쯤 자켓을 벗는 것이 좋을지 생각합니다.
즉 등산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자신과 주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 작성하니 너무 어렵고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산행을 하시면서 이것저것 조금씩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쉽게 익숙해지리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가까운 산(집 뒷산) 자주 다니기입니다.
등산은 일반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묵묵히 걸어 정상에 도착하여 호연지기를 느끼며 잠시의 정복감에 빠져있다 하산하여 그 과정을 추억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처럼 정상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기에 이를 이루기 위하여 여러 어려움은 참고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데서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비상식이 떨어져서 배가 고프기도 하며 때로는 길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목표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일념으로 진행하다 보면 단순히 '그렇게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과 같은 탄식으로 끝나지 않을 일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산행기를 보시면서 대단하게 생각하시거나 무모한 산행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저는 산행을 할 때 충분히 조사하고 생각하여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서야 도전을 하며 한 번에 성공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미식축구처럼 조금씩 조금씩 한 번, 두 번 계속해서 도전하고 필요한 것을 보충하여 다시 도전하여 성공하는 것을 즐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면 판단은 냉정하게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적극적이라기보다는 누구보다도 더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편입니다.
심지어는 야간 종주 산행을 하다 예기치 못하게 하품이 나왔을 때 다섯 번만 더하게 되면 하산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진행하다 연달아 하품이 나오자 바로 하산하기도 하였으며(예기치 못한 하품은 집중력이 떨어져 나오는 것이라 판단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주 다니던 코스였지만 등산로가 덜 말라 길이 질척거려 예상보다 힘이 더 드는 것 같아 중탈하기도 하고 진행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중간에 짧거나 쉬운 코스로 변경한 것도 여러 번 있습니다.
특히 부산오산종주의 경우 도전 전에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고 나름대로 준비해서 진행했으나 길 헤매다 중탈, 식수 부족으로 중탈, 폭설로 중탈(부산에서 폭설이라니...), 비가 예보보다 너무 내려 중탈, 장경인대염으로 중탈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첫 도전이 2012년 11월 경, 첫 성공이 2013년 5월 3일이니 무려 7개월 동안 십 수 차례의 중탈을 한 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한 때 부산오산종주 노이로제가 걸리는 듯하였으나 그 당시의 경험은 제게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극적 대응을 처음부터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부산오산종주 중 소산봉(당나귀봉, 약 30km 지점)에서 장경인대염이 첫 발병(당시에는 장경인대염인지 몰랐음) 했을 때입니다. 정상적인 판단이라면 더 이상 산행을 하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생 고생해서 그 가파르고 긴 철마산 내리막을 죽자 살자 해서 겨우 내려온 후 잠시 평지를 걷다 보니 또 걸을만하길래 해가 떨어지고 보슬비 내리는 데도 계속하겠다고 당시 초행길인 이하봉을 올랐다가 비 맞고 길 헤매다 장경인대염이 재 발병하여 죽을 고생을 하며 다시 돌아 내려왔던 바보 같은 짓을 한 경험도 있습니다.(이 당시는 중탈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는데도 이상한 욕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중탈을 꺼리는 이유는 아마 산행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아쉬움, 패배감 등의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중탈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을 자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나 비용 부담이 큰 원정 산행보다 간단히 나설 수 있는 가까운 뒷산을 자주 다니면서 산길에 익숙해지고 컨디션에 따라 혹은 여러 이유로 다양한 코스도 경험하고 무엇보다 자주 중탈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멀리 가면 시간, 비용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중탈 해야 할 때 그러지 않을 이유를 찾기 쉽습니다. 그리고 원정 산행에서 몇 번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되면 그것이 등산의 참 맛이라고 생각하여 항상 어려움은 극복해야 한다는 그릇된 생각을 갖게 될 수 도 있습니다. 수십 번의 어려움의 극복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한 번의 극복치 못할 수 있는 그 상황이 더욱 중요합니다. 완주, 정상 정복 등 그 어떤 산행의 즐거움도 여러분의 건강에 비하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 이런 글을 쓰지만 한 때는 좀 더 열심히 다니고, 좀 더 빨리 다니고, 좀 더 멀리 다녔으면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강해졌지 않을까란 자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더 강해지기보다는 이런저런 부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는 결론으로 귀결되었습니다.
가까운 뒷산에 자주 가서 필요할 때 중탈하는 경험을 자주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원정 갔을 때 나를 위해 혹은 동행을 위해 중탈을 하더라도 크게 아쉽지 않을 것입니다.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산행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좀 힘들다, 아니다 싶으면 잠시 쉬며 행동식 하나 까서 먹고 하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로는 혼자 다니기입니다.
여러 명이 팀을 이루어 다니는 것도 안전상에 도움이 되거나 즐거움이 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다니시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 명이 다니면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의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내가 힘들어도 아파도 어쩔 수 없이 쉬거나 중탈하지 못하고 계속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혼자 다니면 쉴 때 쉬고 갈 때 가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지만 여러 명이 같이 다니면 쉬고 싶어도 가야 하고 먹고 싶어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특히 큰 부상이 아닌 작은 부상의 경우 말하기도 곤란하고 '나 때문에 산행이 엉망이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무리를 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혼자 다니며 처음부터 코스와 거리, 시간 등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고 자신의 페이스를 알아가고 물이나 행동식은 어느 정도 필요한지 등을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을 체득하며 산행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이처럼 혼자 다니며 무리하지 않는 법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두려워 말고 혼자 가까운 산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미리 하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닥치면 당황하여 여유를 잃게 됩니다. 여유를 잃게 되면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을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작은 실수가 큰 위험으로 닥칠 수 있기에 미리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길을 잘 못 들었을 때, 일행을 잃어버렸을 때, 산행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해가 떨어졌을 때, 들개를 만났을 때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하여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에 대한 생각을 미리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길을 잘 못 들었다고 생각될 때 바로 길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잠시 앉아서 보온을 위해 옷을 입고 음료를 마시고 행동식도 먹으며 여유를 가진 후 스마트 폰으로 지도를 찾아본다던지 어디서 잘못 왔는지 생각해 보는 등 안정을 취한 후 왔던 길을 되돌아 가던지 새로운 길을 찾던지 해야 합니다, 일행을 잃어버리면 무작정 찾아 나서기보다 전화 연결을 해보거나 전화가 안되면 자신의 위치와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정보를 문자로 남긴다거나 산행 시작 전에 미리 일행들과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어두워지게 되면 당연히 헤드 렌턴이 있어야 하니 항상 배낭에 들어 있어야 하니 배낭 꾸릴 때부터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들개를 만나면 내가 가지고 있는 무엇으로 어떻게 하겠다.(개인적인 준비는 여러 의견이 갈릴 것이라는 예상으로 적지를 못하겠습니다.)는 등의 계획을 가지고 있는 편이 유사 상황에서도 대처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추가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있지만 내용이 너무 길어지니 이번 포스팅은 이만 줄이고 더욱 충실한 내용으로 새롭게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등산을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아주 젊은 친구도 있고 연세가 상당히 많으신 분들도 있습니다. 또한 나와 비슷하게 등산을 시작한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상하게 10년, 20년 이상 계속해서 등산을 하고 있으신 분들은 아주 드물게 있습니다.
한 때 같이 등산을 즐겼던 많은 분들 중 몇 년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 등산을 그 당시의 열정으로 이어가는 분들도 많지 않습니다.
등산을 하며 그 즐거움에 한 껏 빠져 있다가 일이 바빠서 혹은 다른 취미가 생겨서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같은 경우는 아주 다행스럽습니다. 언제든 여유가 생기면 다시 그 매력을 찾을 수 있기에 같이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많은 분들이 갖가지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등산을 못하게 되는 아쉬운 상황을 겪습니다.
우리 모두 10년, 20년 그리고 그 이상 꾸준히 산행을 할 수 있도록 조심 또 조심하며 항상 부상 없이 즐겁게 산행 하기를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이 많은 부상인 족저근막염과 장경인대염에 대한 소개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족저근막염의 원인과 예방 및 치료(1/2)
http://thankspizza.tistory.com/128
족저근막염의 원인과 예방 및 치료(2/2)
http://thankspizza.tistory.com/129
장경인대염의 경험과 극복
http://thankspizza.tistory.com/63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