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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잇다 Mar 07. 2016

나은권(나는 은행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

은행의 추억

초등학교 이전으로 기억한다.


엄마손에 이끌려 들어간 곳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중간중간 들리는 띵동 소리가 경쾌하게 느껴졌었다.

그렇다.

이곳은 내가 기억하는 은행의 첫 모습이다.
엄마에 의해 처음 통장이 만들어지고
처음 입금이라는 단어를 배우게 된 곳

깔끔하게 뒤로 묶은 머리의 은행원 누나는 어린 내가 보기에도 한없이 이쁘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은행 갈 일이 자주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00원, 500원 등 동전이 생길 때마다 은행에 찾아가서 떨리는 목소리로 입금을 요청하곤 했다.



영화 '연애의 온도' 중 :

직업 때문인지 은행원 소재 영화는 더욱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김민희 씨와 같은 분들이 실제 은행에서 일하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의구심일 뿐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은행에 혼자 찾아갔지만 통장에 찍히는 돈이 900원이 1,000원으로 바뀌고 9,000원이 10,000원으로 바뀌는 순간 왠지 모를  짜릿함도 느껴지고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더 자주 입금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자연스레 엄마가 주는 잔돈을 모아놓기 시작했고 친척분들이 쥐어주시는 용돈과 술 취한 아빠가 잘못 주신 만원 짜리 지폐도 어김없이 내 통장으로 입금 되었다.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때는 학업에만 충실한 나머지(?) 차츰 은행과 거리가 멀어지고 내 생활공간에서 은행의 자리는 없었다. 대학교 때도 전기세를 내러 간 것 외에는 은행과의 인연은 없었다.

그런 내가 은행에 입행을 하고 13년간 일하고 있다.

한없이 신비스럽게 보였던 창구 직원들은 어느덧 동료가 되어 있고, 직원 전용통로를 마음대로 이용하고 있으며, 창구 밖에서 대기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고객들을 응대하는 위치에 있다.


가끔 어린 자녀를 이끌고 은행에 오시는 분들을 볼 때면 내 어린 시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은행의 이미지를 같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아직은 금융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 사회초년생, 고령자 분들을 상담할 때. .

좀 더 시간을 두고 하나씩 설명해주고 싶은데...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짧게 말할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앞으로 어려운 금융용어가 아닌 쉬운 일상용어로 현장에서 상담하듯이 풀어써서,

최대한 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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