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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잇다 Mar 03. 2017

신입 은행원과의 솔직한 인터뷰

Life of 은행원

취업시즌이 한창일 때 지점을 찾아오는 젊은 고객들을 볼 수 있다. 다름 아닌 은행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면접을 앞두고 있는 분들인데..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면접 관련 조언을 얻기 위함이다.

마음 같아서야 술 한잔 하면서 은행원 삶에 대해 진지하고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수시로 울려대는 전화와 점점 쌓이는 대기고객들을 보면 형식적인 답변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신입직원과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은행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은행원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Q. 은행에 입행한지는 얼마나 되었나?

A. 2016년 2월에 입행했습니다. 이제 1년이 조금 넘어가고 있네요.


Q. 은행에 입행하기 위해 별도로 준비한 것이 있는지?

A. 별도의 금융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없습니다. 은행별로 실시하고 있는 대학생 서포터스로 활동한 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본인이 은행에 합격한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학생 서포터스로 활동하면서 은행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주효했습니다. 또한 많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것을  단순히 자소서에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은행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은 것으로 연계를 했던 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호프집에서 일할 때 X진상 고객에게 너무 많이 시달려서 이제는 웬만한 일엔 흥분하지 않는다라고 쓴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전산병으로 근무했는데 그때 한 업무 중에 숫자 데이터를 엑셀로 옮기는 작업을 1년 넘게 해서 누구보다 컴퓨터 숫자 자판을 빠르게 칠 수 있다고 면접관에게 말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Q. 은행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얼마 정도인가?

A. 급여 등 복지 수준과 업무강도를 고려했을 때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로 생각합니다.

특히나 입행 전에 많이 걱정했었던 실적 부분은 아직까지도 적응이 잘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단단히 마음먹고 왔다고 자부했지만 실적압박은 정말 센 것 같습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신발장에 간, 쓸개를 모두 넣고 출근한다는 어느 선배님의 말이 이제는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Q. 은행에 입행해서 가장 좋은 점은?

A. 평소 재테크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것은 책을 통한 학습이라면 은행에 와서 직접 보는 것은 말 그대로 실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권유했던 펀드가 수익이 난 경우 만족해하는 고객을 볼 때면 일에 대한 보람도 느껴집니다. 은행에서 제공하는 각종 경제 관련 자료와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점점 재테크에 대한 지식도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Q. 현재 맡고 있는 업무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A. 신입직원의 필수 과정인 출납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출납은 지점 내에서 적정하게 돈이 관리하고 있는지 총괄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이 넘쳐나면 본점으로 보내야 하고 반대로 부족하면 받아오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물론 CD기 업무도 제가 맡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CD기 안에 있는 돈이 맞는지 일일이 세어보는 업무와 카드가 걸리거나 기계에 에러가 생길 때에게 제가 먼저 달려갑니다. 전날 일이 많거나 업무가 쌓이는 바쁜 날은 CD기 업무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기계와 대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면 괜히 슬퍼집니다...

물론 이런 부수적인 업무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금이나 펀드 쪽 그리고 대출 관련 업무, 외환 쪽도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은행업무가 반복적인 업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다 할 수 있는 일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보진 않고요. 개인적인 공부가 꼭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Q. 다시 기회가 온다면 은행에서 일하고 싶은가?

A.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똑같은 결정을 할 것 같습니다.


Q. 어떤 고객이 가장 힘든가?

A. 규정 자체를 무시하고 무조건 해달라는 고객들이 정말 힘듭니다. 비단 은행이 아니라도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소리부터 지르는 고객을 볼 때면 저도 사람인지라 참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가끔 다른 곳에서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 될 때면 저도 모르게 더 조심스럽게 종업원에게 부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서비스하는 직원의 입장을 더 이해하니까요.

아무쪼록 대한민국 감정노동자분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Q. 어떤 고객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A. 제가 특별히 해드린 것도 아니고 일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것뿐인데 진정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해주시는 고객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Q. 부모님에게 용돈은 자주 드리나?

A. 마음이야 자주 드리고 싶지만 명절이나 생신에 맞춰드리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일하는 제 모습을 기특해하시는 부모님을 볼 때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용돈은 자주 드리겠습니다.

Q. 월급을 보통 어디에 쓰고 있는가?

A. 제가 소비벽이 있어서 월급의 60%는 통장에 입금되자마자 바로 적금이랑 펀드, 연금 쪽으로 강제로 이체되게끔 등록했습니다. 아직은 미혼이고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어서 가능한 금액인 것 같습니다.


Q. 사회초년생에게 재테크 조언을 해달라

A. 아직은 저도 공부하고 있는 입장이라 어떤 상품을 가입하라고 말씀드리기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다만 사회생활을 이제 시작하는 입장이라면 월급을 쓰기 전에 적금이나 펀드 등 돈을 모을 수 있는 상품 쪽으로 우선 옮겨놓는 게 목돈을 만들기 위한 좋은 수단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상품 가입 시에는 자금 성격에 맞게 1년 내 단기상품, 5년 내 중기상품 그리고 5년 넘는 장기상품으로 목표를 정하고 금액 배분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핀테크, 인터넷 은행 등장 등으로 향후 은행업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다. 신입직원이 생각하기에는 어떤가?

A.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 등 더 이상 은행 내점이 없어도 가능한 업무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여전히 지점에서만 가능한 업무가 있고 지점 방문을 선호하시는 고객분들이 많이 계셔서 단기간 내에 급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은행 등 기존에 없던 은행의 경쟁상대의 출현은 지속적으로 은행 산업 전체에 대한 위기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하지만 동시에 은행도 기존 업무에 한정되어 영업을 있는 게 아니라 이익 창출을 위해 사업영역을 점점 넓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해외진출을 통해 수익 확대나 자동차금융, 파생상품, 비대면 채널 영역 확대 등입니다.  


Q. 앞으로 어떤 은행원이 되고 싶은가?

A. 우선은 지점업무를 더 많이 배우고 싶고 본점에서도 일해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기업이나 PB 쪽 업무도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습 중에 있습니다. 주변에 해외 주재원을 경험하신 선배님들을 보면 해외 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다양해지는 고객의 니즈에 부응할 수 있는 종합금융컨설턴트가 되는 것이 은행 내에서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나은권

(나는 은행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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