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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Sep 30. 2021

210930

 오늘은 잡생각이 적었던 하루였다. 최근 내 머릿속은 잡생각들로 가득하다. 일을 어떻게 해야 되지? 일은 언제까지 해야 되지? 일을 안 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작가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될까? 로또는 왜 안 되지? 실제 사람은 하루에 오만가지 이상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꽉 꽉 채워지는 요즘인데 오늘은 상대적으로 잡생각이 적었다.     

 

 

 왜 그런 가 했더니 일이 조금 많은 날이었다. 바빠서 그랬는지 잡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아이러니는 일이 바빠 잡생각을 할 겨를이 없던 하루였는데 그 상황을 이렇게 글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삶에 대한 고민들이긴 하지만 ‘잡생각’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 때문에 발전적인 행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할 시간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조금 더 많이 하면 현실적으론 당장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 눈앞에 놓인 일, 늘 해왔던 일이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다른 생각을 한다. 현실에서 도망치려는 건지, 뒤엎으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멍하니 망상에 빠지는 시간이 많아진다.     

 

 

 이런 나를 바라봐 주는 아내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전에도 비슷한 내용을 다뤘던 적이 있는 것 같다. 냉정하게 말하면 ‘일하기 싫다’에 가까운 상황인데도 지켜 봐 준다. 되지도 않는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있어도 응원해 주고, 같지 않은 글을 쓰고 있을 때에도 기운을 준다. 많이 고맙고 많이 미안하다.     

 


 쓸 내용이 없어 일기를 썼다. 작가가 되려면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는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억지로 쓰고 있다. 고통스럽다. 내용 연결도 엉망이고 결정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마지막 문단이다. ‘일기니까 뭐 괜찮아.’ 이런 생각 뒤로 숨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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