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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Mar 02. 2023

성공, 글쓰기 그리고 로또

 성공하기 싫은 사람이 있을까요? 그전에 성공의 정의 혹은 개념은 무엇일까요? 사전을 찾아봅시다. ‘목적하는 바를 이루다.’라고 아주 간결하게 다음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뜻을 몰라서 알아본 건 아니고 조금 더 명확한 개념을 알고 싶어서 찾아본 건데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목적하는 바를 이루다... 그렇다면 이룰 수 있는 혹은 이루고 싶은 목적을 먼저 찾거나 설정하는 게 우선일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이루고 싶은 목적은 무엇인가요?



 저는 목적을 명백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돈’입니다. 너무 세속적인가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세속적인 저 스스로가 좋습니다. 세속적인 표현이 조금 부담스럽다 하면 그럴 듯 해 보이는 것들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목적 혹은 목표에 기반 한 성공을 이야기해 보자면 우선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실패했습니다. 완전한 실패는 아닙니다. 온전하게 원하는 형태의 선생님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성공이기도 합니다. 어찌 됐든 지금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온전하게 원하던 교단에 서는 선생님이 아닌 과외 선생님이지만 선생님이 아닌 건 아니기 때문에 또 실패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교단에 서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가슴에 남아 있지만 이제 어느 정도 괜찮아졌습니다. 과외 선생으로도 충분히 어린 시절에 꿈꾸던 선생님으로서의 목적 등을 달성해 가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가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실패했습니다. 성공했다면 이런 글을 쓰고 있지는 않겠지요? 물론 가수가 된 이후에 글을 쓸 수도 있지만 그건 되고 난 이후에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는 거고 여하튼 지금은 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실패가 맞습니다. 그런데 또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가수라는 건 자신 혹은 사람들 그리고 세상의 이야기를 노래와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어? 나 지금 글이라는 매개를 통해 나의 이야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세상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전달하는 매개가 다를 뿐이지 근본과 맥락은 같은 건데? 그럼 난 가수의 꿈도 어느 정도 이뤄 낸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의미부여 그러니까 가져다 붙여 볼 수도 있습니다.



 삶의 중간중간 실패한 경험이 상당히 많은데 일단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해 봐야 가슴만 아픈 실패 이야기는 잠시 묻어 두겠습니다.(다른 글을 통해 실패 이야기도 썼습니다.) 손톱만큼이라도 성공경험이라고 우길 수 있는 것들만 이야기해 보면 다음은 바리스타의 경험이 있습니다. 20대 초반까지 커피라고 하는 음료를 마셔 본 적도 없는 놈이 웃기지도 않게 카페에서 알바를 시작하면서 커피와 연을 맺게 됩니다.



 그 연을 바탕으로 결국엔 바리스타를 하고 커피강의까지 하게 됐습니다. 한 때는 ‘그래, 커피다! 커피가 내 길이다.’하면서 커피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한 몸 바칠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현재로선 아주 말하기 좋은 여러 변명과 핑계를 현실적인 이유라고 그럴듯하게 둘러대고 접긴 했습니다. 분명한 건 의도치 않게 바리스타 자격증도 두 개나 있고 다년간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었으며 커피학원에서 강의와 카페오픈을 위한 교육도 진행했으니 앞에 든 예들에 비하면 가장 성공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입니다. 과외 선생으로 일을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 지금,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당장은 그 성공이라는 것이 요원하긴 합니다. 방법도 잘 모르겠고 이렇다 할 능력도 없어서 마치 안개등이 나간 차로 걸어가는 것보다 못하게 슬금슬금 차를 끌고 가는 것과 같고 눈이 잔뜩 왔는데 스노타이어나 체인 등을 준비하지 못해 설설 기어가는 형국과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안개가 걷히고 내리는 눈이 그치고 바닥에 쌓인 눈은 녹기를 바라며 떨리는 손과 마음을 부여잡듯이 운전대를 잡고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성공이라고 하는 게 조금 그럴듯해 보입니까? 그런데 전 앞에서 이야기한 모든 예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돈, 그러니까 경제적 자유를 원했고 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 선생님을 꿈꿨을 때 ‘제대로 가르쳐 보자. 학습이 아니라 사람을...’과 같은 숭고한 뜻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또한 관객이 한 명이라도 좋으니 노래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행복이지하고 생각을 안 해 본 것도 아닙니다. 커피를 만들어 팔 땐 월급이 150만 원 밖에 안 돼도 커피 만드는 순간이 너무 재미있고 계산하는 순간에 손님들의 커피 맛있다는 한 마디면 세상이 다 내 것 같았던 적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앞에서 이야기한 순수한 목적을 이루고 싶고 그런 목적 달성이 분명히 성공과 어느 정도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게 다일까요? 난 지금 혼자가 아닌데, 예쁜 여자 둘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앞에 이야기한 것들로 만족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서도 그런 만족을 바탕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하기에 따라 종국에는 어떤 의미든 간에 성공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쉬울까요? 불가능하진 않지만 분명히 상당히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라기보다는 그냥 그렇게 내 의도와 별 상관없이 결과론적으론 돈을 생각하게 됐고 그 돈이 성공의 주요한 척도가 됐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거 같지는 않습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사람들이 아닌 그러니까 나이와 무관하게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한 사람들을 보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돈이 되는 일이면 그게 무어든 달려드는 거 같습니다. 너란 놈이 그런 놈이니까 유유상종이라고 너의 주변 사람들도 다 그런 거야 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주변 사람들은 단어 그대로 주변 지인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의미하는 겁니다. 불특정 한 일반 사람들이 그렇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돈이 되는 컨텐츠가 나오면 너나 할 거 없이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대학교를 어디 나왔는가가 중요한 건가 싶은 생각을 할 때도 많습니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그리고 정말 경쟁이 치열한 직종은 대학교 수준 등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보통 대다수의 사람들은 출신대학교 등이 별 의미가 없는 거 같습니다. 뭐 이건 어니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니 얼마든지 반박을 하셔도 됩니다. 다만 재반박은 하지 않고 도망갈 겁니다.



 여하튼 다시 지금으로 돌아와 저는 과외 선생 일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유는 과외 선생 일을 그만두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장은 그만둘 수가 없을뿐더러 앞으로도 상당기간 해야 될 거 같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제적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꿈꿨던 교단에 서는 선생님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는 만족하고 있지만 그만두고 싶습니다. 사회를 이루고 사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어딘가에 매이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더 이상은 이런 식의 수동적인 매임은 끊어 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그냥 끊어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무언가 시도를 해야만 했습니다. 일을 그만두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글을 찾은 거 같습니다. 물론 딱 그 이유라고 할 수는 없고 역시 그럴듯한 보다 큰 지분을 차지하는 이유가 있지만 이 글에선 이 정도까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열심히 써야 할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고 명백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둘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이라고 선택했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써야 합니다. 아 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쉽지가 않습니다. 쉽지 않은 걸 떠나 방법으로서 선택을 잘못한 거 같습니다. 글쓰기 따위로 경제적 자유를 얻을 생각을 하다니... 못 배워먹은 건지 무식한 건지 그래서 용감한 건지 아니면 오만한 건지 모르겠지만 글쓰기를 선택했습니다. 그 시간이 근 3년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똑똑한 사람이라면 다른 길을 찾아야 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똑똑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은 글쓰기로 밀고 나가 보려 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시대입니다. 각 포털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들, 글쓰기 자체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에 글을 쓰는 사람들, 유튜브의 영상이나 팟캐스트 방송을 위해 스크립트를 쓰는 사람들 그리고 기존에 작가가 됐건 뭐건 간에 글을 써 오던 사람들 등등 글을 쓰는 사람들은 정말 많습니다. 과연 내가 이들과 경쟁을 해 부각될 수 있을까? 글쎄요... 먹는 부각이나 알지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글을 많이 쓰고 잘 쓰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나중에 멋들어진 소설 하나 써 보자 싶었는데 이제는 뭐 그건 그냥 잠잘 때 꾸는 꿈과 같은 거고 꾸준히 쓴 일기나 누가 봐주면 좋겠다 정도로 목표를 하향 조정 했습니다.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그전에 앞에서 제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인가 길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경제적 자유를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성공이라는 관점에서 지금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공은 경제적 자유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봅니다. 분야가 무엇이든 정말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확률과 로또 당첨이 되는 확률 중에 과연 어느 쪽이 더 높을까? 타고 난 재능과 환경 여부, 노력의 정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한 성공과 주말에 슬리퍼나 질질 끌고 나가 산 로또가 당첨되는 경우 중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을까?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지금 글을 써서 성공 그러니까 경제적 자유를 노리고 있습니다.(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상당히 잘못 선택한 거 같습니다. 하지만 밀고 나갑니다.) 그런데 글을 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쓰는 사람들 자체가 많은 것도 문제인데 잘 쓰는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글을 쓴 시간과 양에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글을 쓴 지 근 3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 이렇다 할 책 한 권 내지를 못했습니다. 독립출판이나 공동출간 등을 통해 책을 낼 수는 있으나 그런 출판은 당장 돈이 되질 않습니다.(그렇게 출간하시는 분들의 노고와 출판 자체에 대한 애정을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당장은 돈이 되지 않지만 그런 경험들이 쌓여 결국엔 돈이 되는 책을 출판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건지 글 자체에 매력이 없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책을 출판해보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건 이제야 전자책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정도입니다. 더해서 여기저기 저인망식으로 쓴 글들을 뿌리고 있습니다. 글을 써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에 1차적으로 글을 올리고 그 글들을 블로그에 뿌립니다. 이어서 쓴 글 자체를 하나의 스크립트로 변환해 유튜브 영상이나 팟캐스트 방송으로 제작해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결과물 모두를 다양한 SNS에 공유합니다. 때로는 너무 정신이 없습니다.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순간이 매일 찾아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하는 날도 많습니다. 과부하가 걸리니 그냥 손을 놓아 버리는 겁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원래 벽이 높으면 넘을 생각보다 피해 갈 생각을 먼저 합니다.



 처음에는 언젠가는 누가 알아 봐 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글쓰기 플랫폼에 글만 차곡차곡 쌓듯이 올렸습니다. 물론 아직 그 시간이 많이 부족하지만 결국엔 그 누구도 알아봐 주지 않았습니다. 2건 정도의 제의는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만족스러운 제안은 아니어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자칫 부족하지만 내가 쓴 글만 바치는 꼴이 될 거 같은 제안이었습니다. 백번 양보해 그도 역시 경험이란 생각으로 해 볼까 싶기도 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아 거절했습니다. 추후에는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는 방법을 활용하겠지만 일단은 투고할 만한 원고 자체가 부실하기에 인터넷 환경이 발단한 현시대의 상황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우선 택한 겁니다. 뭐 역시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는 없습니다.



 글쓰기라는 그것도 지극히 개인적인 한 명의 경험으로 성공을 위한 노력 등을 이야기해 봤습니다. 이런 노력이 쌓이고 쌓여 결실을 맺어 결국엔 성공을 이룬다고 했을 때 그때가 과연 언제인지 그리고 들이는 노력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안 됩니다. 그에 반해 역시 언제 될지 사실 될 가능성이 거의 없긴 하지만 이렇다 할 노력 없이 생각나면 한 두 번 차고 넘치는 복권판매점에 가서 5천 원 정도 내고 로또 한 장 사서 1등 당첨을 바라는 게 어쩌면 경제적 자유라는 성공에 더 다가가기 쉬운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로또의 1등 당첨 확률은 대략적으로 800만 분의 1입니다. 글을 하나 쓰고 복사 붙이기 해서 7개 정도의 플랫폼에 올립니다. 7개의 플랫폼에 올린 모든 내용을 건별로 2곳 혹은 3곳의 SNS에 공유합니다. 그렇게 일주일에 3건 정도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곳에 글을 뿌리기 시작한 건 얼마 전부터입니다. 앞으로는 계속 이런 형태로 5년 정도를 더 보고 있습니다. 과연 이렇게 노력을 들여 쓰고 올린 여러 글들을 통해 성공을 하는 경우와 800만 분의 1이지만 로또의 당첨 확률을 기대하는 경우 중 보다 가능성이 높은 건 어느 경우인지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이번 주에 로또를 사러 가야 될 거 같습니다. 이번엔 부처님을 찾을까, 하느님을 찾을까, 알라신을 찾을까? 또 다른 신은 없나?


https://groro.co.kr/story/2473                    

그로로 동시 게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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