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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Mar 03. 2023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라는 아주 유명한 표현이 있다. 에디슨이 천재 혹은 성공의 구성 요건으로 일컬어 한 말이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이 표현을 조금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일부 사람들이 오해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자기 분야에서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있다. 책을 내고 방송에 출연하고 강의도 하고 유튜브도 하고 등등등 자신이 성과를 이뤄낸 과정을 이야기한다. 어떠한 경로가 됐건 자신의 성공이야기를 하는 과정 속에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 특징은 자신이 타고났을지도 모를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다.



 어떠한 분야의 사람이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충 다 비슷하다. 일종의 레퍼토리 같다. 자라 온 환경은 평범하거나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부터 특별한 재능은 없는 지극히 평범한 오히려 조금 부족한 아이였다는 이야기가 많다. 별 다를 거 없는 다소 평범한 시절을 보내다 우연한 기회에 관심이 가는 분야를 만나게 된다. 보통은 상당한 우연에 의해 만나게 되거나 먹고살기 위해 만났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어서 당시 선택한 무엇인가가 맞는 건지 틀리는 건지 모르지만 일단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을 했다 하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결국엔 그런 노력으로 성공을 이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무것도 없던 나도 이렇게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면서 매일 열심히 노력으로 채워 가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식으로 아름답게 마무리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구구단이라도 외우는 노력을 들여야 두 자릿수 곱셈을 할 수 있고 복권당첨도 복권을 사러 나가는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그나마 당첨을 꿈꿔 볼 수 있다.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영감은 1%밖에 안 되지만 노력은 99%나 차지하고 있으니 중요하지 않다고 도저히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런데 문제는 1%와 99%가 정량적으로 단순 비교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물이 끓는 온도는 100도다. 즉, 99도까지 온도가 올라가 봐야 마지막 1도가 오르지 않으면 물은 끓지 않는다. 이쯤 되면 99%의 노력이 결과를 만들어 내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건지 마지막 1%의 영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건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비슷한 결의 이야기인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는 표현도 있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용을 그린다 한들 눈동자 하나를 찍지 않으면 종이에 박제된 승천할 수 없는 이무기에 지나지 않는다.



 노력으로 채워지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면 성공은 시간의 문제일 뿐 누구에게나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현실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늘 언제나 항상 최고는 단 한 명 혹은 몇몇일 뿐이다. 그리고 성공한 그들이 노력이면 된다고 강의를 하러 다니고 책을 팔러 다닌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들의 성공을 보다 공고히 하고 부수적으로 돈도 벌게 되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간다.



 그들은 왜 본인들의 재능 있음을 가리는 걸까? 분명히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이 부분은 그래도 조금 타고난 것 같다 하는 자기만의 무기 같은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사회탐구 영역 일타강사로 유명한 이지영 강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대충 다음과 같은 뉘앙스였다. ‘내가 노력이란 걸 할 수 있는 힘, 이런 것도 타고 난 재능이 아닐까?’ 보통은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들 한다. 그런데 이지영 강사는 그런 노력을 실천에 옮기는 힘 혹은 의지 등도 타고 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흘려들어 워딩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정확하진 않다.)



 노력을 하면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누구는 하기만 하면 되는 노력을 하고 누구는 하지 않는 걸까? 분명히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하고자 하는데 안 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얼마나 의미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면 고개를 가로젓게 될 것이다. 어디선가 의지도 재능이란 말을 들어 본 것도 같다.



 그렇다면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왜 노력을 하면, 노력만 하면 모든 것이 다 되는 것처럼 이야기할까? 이지영 강사처럼 그 부분에 의구심을 품고 재능도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글 처음에 예를 들었던 에디슨이 한 말을 보면 에디슨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너무 깊숙이 들어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음모론 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들도 모르게 묘한 계층 구분 속에 나름 상위 계층에 속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만족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상위 계층에 속하려면 노력만으로 되진 않는 일정 부분 타고 남이 필요한 지점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건 아닐까?



 이야기해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그렇지 못한 대다수가 박탈감을 느껴 노력조차도 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져 계층 구도 자체가 무너지는 걱정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는 건 아닐까? 1등이란 가치는 2등부터 꼴찌까지 의 존재에 의해 의미가 부여된다. 알고 있다. 너무 과하게 들어왔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만으로 다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있는 그대로 동조하기엔 뭔가 영 찝찝한 건 사실이다. 아! 강의나 책을 팔아먹어야 돼서 그런 걸까? 죽어라 노력을 해 봐야 타고난 재능이 없다면 성공이란 걸 결국 완성할 수 없다는 걸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알게 되면 주로 노력을 강조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팔리지 않을 거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노력을 해도 뭐가 잘 안 되는 답답한 마음에 별 생각을 다 해 본다. 극단적인 예를 또 하나 들어 보자. 우리가 딱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세계적인 축구선수 호날두(라고 쓰고 날강두라도 읽는다.)가 있다. 현역선수로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 돈이 자그마치 1조라고 한다..... 1조 라니... 그렇다면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손흥민을 이야기해 보자.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으나 현재 연봉이 150억 정도고 한 해에 연봉정도 만큼 광고수익을 벌어  들인다고 한다. 이렇게만 계산을 하면 1년에 300억 정도를 번다. 300억 이라니...



 손흥민이 프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기간이 대략 10년 정도가 된다. 데뷔 초엔 지금에 한참 못 미치는 연봉을 받았다. 그런데 그때도 지금처럼 받았다고 치고 10년 간 한 푼도 안 썼다는 미친 가정을 해 보자. 그러면 손흥민은 자산이 3천억이 된다. 호날두도 쓴 돈이 있겠지만 여하튼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자산이 1조라고 했다. 호날두 1조, 데뷔 초부터 지금의 연봉과 광고수익을 얻었다고 가정하고 버는 족족 한 푼도 안 쓰고 모았다면 3천억을 가지고 있을 손흥민.



 과연 손흥민의 노력이 호날두에 비해 부족했을까? 장담하건대 더 많은 노력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부족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을 단순하게 노력 여하로만 비교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논리적으로 빈약한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감안한다고 해도 호날두와 손흥민의 자산이 그렇게 차이가 난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노력으로만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조만간 호날두는 은퇴를 할 것이고 손흥민은 조금 더 활동을 할 것이기에 분명히 언젠가는 손흥민이 호날두의 재산인 1조를 따라잡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가? 아닐 것 같다.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황당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극단적인 비교가 노력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나름 이야기해 준다고 생각한다. 이왕 극단적으로 흐른 거 더 들어가 보자. 1조를 벌어들인 호날두와 평범한 우리를 비교해 보자.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지 않은 것인가? 분명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된 호날두의 노력에 비하면 조족지혈이겠지만 우리도 나름 노력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이리 차이가 어마무시해야 되는 건가? 평범한 사람이 열심히 노력을 해서 50억 자산을 만들었다고 치자. 그래봐야 호날두의 1조에 비하면 껌 값이다. 그런데 50억 자산을 만드는 게 어디 보통 노력으로 되는 일인가? 분야나 경제의 규모 등이 다르지만 정말 한 번은 생각해 봐야 될 문제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재능도 뭐도 없는 평범한 우리는 쓸데없는 노력 따위 하지 말고 그냥 살면 된다!’는 아니고, 역설적으로 더 노력을 하며 살아야 한다. 그지 같지만 세상이 그런 거다. 조금이라도 덜 그지 같기 위해서라도 노력을 해야 한다. 설령 몇 퍼센트 안 되는 재능으로 판가름이 난다 할지라도 다시 말해 재능 따위가 없다면 결국엔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없다 하더라도 그 부분을 그대로 인정해 버리면 재능이 없는 우리는 정말 살 가치가 없어진다.



 어차피 재능이 없는데 죽어라 99%의 노력을 들이면 무엇을 할 것인가? 거기가 끝인데... 그런데 또 웃긴 건 99도의 물이 뜨겁게 팔팔 끓는 완성된 모습을 보일 순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뜨겁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99도 정도만 돼도 라면을 충분히 끓여 먹을 수 있는 것처럼 한 끗 차이에 의해 끓어오르는 완벽한 무언가를 달성할 수는 없지만 그에 상응하는 상당한 결과를 맛볼 수는 있다. 재능도 없는데 노력으로 그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 아닌가?



 오히려 재능이 있어서 100도의 성공을 이뤄 낸 사람과 재능 없이 순수한 노력으로만 99도의 성공을 이뤄 낸 사람,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표현인 가성비를 들어 따져 보면 후자가 더 나을 수도 있다. 늘 언제나 항상 마무리가 문제라고 부족한 1도의 온도, 눈동자 하나 찍지 못한 그림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분명히 보여 주고 있음에도 내내 마음을 괴롭힐 것이다. 그런데 또 이런 괴로운 마음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없는 재능을 따라잡을 수 있는 꾸준한 노력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또 아는가? 재능이 있는 성공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재능은 감추고 노력이면 다 된다는 말처럼 정말 언젠가는 재능 없이도 뭐가 될지? 그건 또 아무도 모르는 일일 것이다.



 ‘재능이란 게 있어, 타고 나는 거지. 난 그걸 타고났네, 그런데 타고 난 사실로만 무언 갈 이룰 수는 없어. 원석이라는 게 뭐야, 그냥 박혀 있는 돌덩이잖아. 재능으로 빗대어 볼 수 있지. 그런 원석을 그러니까 타고 난 재능을 발현시키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들을 깎아 내지 않으면 노력을 하지 않으면 원석은 재능은 결국 다른 돌덩이들과 다르지 않아. 그러니까 타고 난 재능이 있어도 열심히 노력을 해야 돼. 그래야 그 재능이 비로소 빛을 발하거든. 그런데 니들은 재능이 없지. 다시 말해서 죽어라 해 봐도 그 마지막 얼마 안 되는 재능이 없어서 결국엔 나처럼 성공하진 못할 거야. 그래도 괜찮아. 아니 어쩌면 너무 당연한 거 아니야? 난 재능을 타고났고 그 재능을 발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어, 재능이 있다고 감나무 아래 가만히 누워 기다리진 않았다고, 그 감을 따기 위해 오만 짓을 다 했지. 그러니까 내 재능도, 노력도, 성공도 의미가 있는 거야. 그런 재능이 없는 니들이 나만큼 노력을 한다고 해도 재능이 없으니 나만큼 성공하면 안 되는 거 그게 어쩌면 이치일 거야. 그래도 노력을 해 봐. 다른 건 몰라도 내가 노력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건 가르쳐 줄 수 있어. 아깝지 않냐 고? 아니지 아까울 게 없지. 노력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의 방법을 다 알려 줘도 결국 니들은 재능이 없으니 나처럼 되지는 못할 거야. 그러니까 아낌없이 가르쳐 줄 수 있어. 잘 따라와 봐. 사람 좋은 웃음 지으며 지켜봐 줄 테니. 혹시 알아, 니들 스스로도 몰랐던 정말 깊숙이 박혀 있던 원석을 발견해 낼지. 그때까지 내가 말하는 노력을 잘 실천해 보란 말이야. 안타깝지만 니들이 할 수 있는 게 노력 밖에 더 있어? 그거라도 해야지!’



 헛글 그만 쓰고 노력이나 하러 가야겠다. 어! 그런데 뭘 하면 되지?


https://groro.co.kr/story/2490                

그로로 동시 게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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