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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Apr 07. 2023

지구를 지키는 방법

 지구를 지키는 방법,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 혹은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법 등등등. 표현은 달라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들이다. 우리 인간은 지구에게 있어 백해무익한 존재다. 지구가 먼저 존재하고 그 땅에 인간이란 종이 들어섰을 뿐인데 이 인간이란 것들의 탐욕과 파괴욕구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종 개개의 규모로 따져 보면 공룡의 절반의 절반도 안 되는 하등 한 것들이 공룡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해악을 지구에 끼치고 있다.



 가끔 생각을 해 본다. 지구의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인간이 나은 종일까? 바퀴벌레가 나은 종일까?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바퀴벌레는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훌륭한 청소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에 반해 인간은 글쎄... 살게 해 준 지구에게 무언 갈 보답하는 행위를 하기는 하는 건지. 남의 둥지에 몰래 자리를 트고 부화해 본래의 주인을 밀어내는 뻐꾸기 정도나 되나 모르겠다.



 글을 쓰는 보인도 인간인 주제에 자학이 과한 거 아니냐고? 자학으로 보이는가?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지구를 떠날 것인가? 아니 그럴 수는 없다. 일단 그럴 능력이 없다. 지구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뿐인데 하나는 죽어 지구의 일부가 되는 거고 또 하나는 그야말로 지구 밖인 우주로 나가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그 어떤 방법도 당장 실천할 생각도 없고 할 수도 없다. 그러니 별 수 없이 일말의 양심이란 걸 끄집어내 지구에 빌붙어 살 수밖에 없다. 그 일말의 양심을 지구를 지키는 방법,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 혹은 환경오염을 줄인 다는 오글거리면서도 알량한 방법으로 대충 눈가림할 뿐이다. 거창한 환경운동가 따위는 될 수도 없고 애초에 할 생각도 없으니 그저 살면서 소소하게 지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방법을 나열해 보려 한다.          



1. 코드 뽑기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전원만 끄는 데 그치지 말고 바로 쓰지 않을 거라면 코드까지 뽑아 버리자. 처음엔 귀찮지만 습관이 되면 코드를 못 뽑아서 안달이 나는 병에 걸린다.     


2. 양치할 때 컵 이용하기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세월아 네월아 양치하면서 흥얼거리지 말고 컵에 물을 받아 두고 양치하자. 욕실에서의 본인의 노래 실력에 감탄하지 말고 물 받아 양치만 후다닥 하고 나오자.      


3. 냉장고 문 자주 여닫지 않기

-요리를 하기 위한 재료, 마시거나 먹기 위한 음료와 음식 등을 가급적 한 번에 꺼내자. 평소에 냉장고 정리도 잘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4. 짧은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등을 타고 다니기

-운전을 하기 시작하면 집 앞 슈퍼도 차를 끌고 가기 마련인데 주차하는 귀찮음을 생각하면서 가까운 거리는 조금은 여유 있게 주변과 하늘도 보면서 걸어 다니자.     


5. 겨울엔 히터의 온도를 조금 낮추고 여름엔 에어컨의 온도를 조금 높이기

-외풍이 심한 주택에 오래 살아서 아파트의 따뜻함과 시원함이 너무 좋은데 겨울엔 수면바지와 긴팔 그리고 조끼 혹은 카디건 등을 걸치고 여름엔 조금 더 편하게 입고 물 등을 많이 마시면서 지내자.      


6. 분리수거 적극적으로 하기

-다른 건 몰라도 종이, 플라스틱, 캔, 유리병 등은 확실히 분리하자. 그리고 잘 모르겠으면 제품 뒤나 어딘가에 분리배출이란 표현과 더불어 적혀 있는 분리종류를 확인해 분리하자. 플라스틱 병에 붙어 있는 라벨을 때고 분리하자.(아니 그전에 소비자들에게 책임 전가하지 말고 돈 많은 기업이 라벨을 붙이지 마! 물론 최근에 라벨을 붙이지 않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7. 음식물 쓰레기 만들지 않기

-배가 부른 세상이다. 먹을 게 많아 영양이 과해져 살이 많이 찌는 세상이다. 많이 먹는 것보다 굶는 게 더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남는 음식이 많다. 더 웃긴 건 그런 세상인데 반대편의 못 사는 나라는 아직도 사람들이 굶어 죽어 나간다. 혼자 살던 시절엔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애초에 먹기 싫어하는 음식은 사지도 하지도 엄마에게 받지도 않았다. 좋아하거나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은 음식만 먹으면서 살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정말 나오지 않았었다. 지금은 결혼을 하고 태어난 아이와 함께 세 가족이 살아서 쉽지 않지만 사람 버릇 쉽게 안 바뀐다고 혼자 살던 시절에 몸에 밴 습관을 십분 활용해 가급적 모든 음식을 말처럼 먹어 치우고 있다.     


8. 세안 및 샤워 제품은 비누만 쓰기

-정확하진 않지만 어렸을 때 과학시간에 과학 선생님에게 들었나? 여하튼 비누는 샴푸나 바디워시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수질오염 유발이 덜 하다고 들었다.(이 부분은 명확한 정보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다.) 집에서 실제로 머리를 감을 때, 세수를 할 때 그리고 샤워를 할 때 모두 비누 하나만 쓰고 있다. 아내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아내는 아무래도 여자다 보니 세안제품 하나만 다른 걸 쓰고 있다. 그 역시 대단한 건 아니고 폼 종류를 하나 쓰고 있다. 그 제품을 제외하면 우리 집의 욕실엔 비누, 치약 밖에 없다.     


9. 비닐봉지 받아 오지 않기(에코백도 그만 받아 오기)

-아마도 이제 법이 바뀌어서 돈을 지불하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가게에선 비닐봉지를 받을 수 없다. 산 물건이 많거나 그냥 들고 오기 힘들거나 냄새가 나거나 젖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닐봉지를 받을 일이 없다. 설령 받는다 해도 쓰레기봉투를 받아 오니 이 부분은 오히려 환경을 생각하면 챙겨야 될 부분이다. 비닐봉지를 대신해 장바구니 혹은 에코백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가끔 이 에코백도 너무 남용되는 것 같아 별로다. 우리 집만 해도 에코백이 10개 남짓 되는 거 같은데 이걸 전국의 가정으로 확대해 보면 그 양 역시 어마무시할 것이다. 말이 좋아 에코백이지 에코백 역시 썩지 않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이런 에코백도 이제 그만 좀 만들어 팔거나 배포했으면 한다. 기업들이 친환경 이미지를 주기 위해 자기 회사 로고 박아 신나게 뿌려 버리는데 이쯤 되면 분리수거를 통해 배출되는 깨끗한 비닐봉지가 환경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하튼 비닐봉지와 에코백 모두 그만 받고 쓰자.     


10. 종이 고지서 및 영수증 받지 않기

-성향 상 종이 고지서 및 영수증을 받는 편이었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종이의 형태로 확인을 해야 얼마를 썼는지를 명확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생각해 보면 자기만족이었을 뿐이다. 종이를 받아 보건 그렇지 않건 돈을 내고 쓴 건 맞고(아니었으면 좋겠지만...) 세상이 좋아져 종이가 아닌 디지털의 형식으로 얼마든지 확인을 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고지서 등은 종이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 다만 몇 십 원 정도라도 내는 금액을 깎아 준다고 하니 환경을 생각해서라기보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더 이상 종이를 받을 이유가 없어졌다. 자연스레 물건을 사면서도 종이 영수증은 받지 않게 됐다.     


11. 쓸데없는 메일 지우기

-메일 등을 지우는 게 지구를 지키는 것과 무슨 관계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메일 등의 정보를 보관하는 서버를 관리하는 센터에서 쓰는 전기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걸.(대충 그렇다고 한다. 전문적인 영역이라 정확한 표현을 쓴 건지 잘 모르겠다.) 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무언가 보관을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보관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거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별 쓸모도 없는 메일 등을 꽉꽉 채워 보관하고 있다면 그만큼 추가적인 보관료가 전기의 형태로 소모된다고 보면 된다. 수시로 이미 확인한 메일 등을 지우자.        


12. 보리차 티백으로 끓여 마시기

-이 부분은 사실 기호 혹은 습관의 문제라 지구를 지키는 방법과 연관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예로 든 이유는 나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물을 끓여 마셨다. 그냥 끓여 마시면 조금 심심하니 볶은 옥수수나 보리 등을 같이 끓여 맑은 차 형태로 마셨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유리로 된 오렌지주스 병에 담아 물을 보관하고 마셨던 기억. 지금도 계속해서 물을 끓여 마시고 있다. 한 박스에 보리차 티백이 30개 들어 있는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이 티백 하나면 1.5L 정도 물을 끓이는데 쓸 수 있다. 더 연하게 마시려면 2L에 사용해도 된다. 30개 들이 한 박스 3천 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물을 사 먹지 않아 가격을 잘 모르는데 글을 쓰는 지금 찾아보니 2L 한 병에 천 원 정도 하는 것 같다. 티백을 이용해 물을 끓여 마실 경우 티백 비용 3천 원 정도와 수돗물을 쓰게 된다. 그리고 부산물은 차를 우려내고 남은 티백이 전부다. 한 박스에 30개의 티백이 있으니 2L 물 30병을 사는 것과 같다. 그리고 2L 물을 30병 사게 되면 3만 원 혹은 3만 원이 조금 안 되는 비용이 드는 것 같다. 나오는 부산물은 투명한 PET병 30개. 관건은 재활용이 안 되는 티백과 재활용이 되는 PET병의 비교인데 애초에 비교가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글을 쓰면서 내내 헷갈린다. 그래서 지구를 지키는 방법과 맞지 않겠다 판단하여 해당 내용을 삭제하려 했으나 이런 형태로 생각해 볼 사안들이 많을 것 같아 내용을 살리기로 했다.     


13. 옷 해질 때까지 입기

-그로로와 브런치에도 올린 글이긴 한데 ‘파타고니아 정신’이란 제목으로 파타고니아라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내가 어떻게 옷 등을 입고 소비하는지를 나름 비교한 글이다. 이 글을 통해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는 무엇인가 등을 생각해 본 거 같다. 내용도 길고 간단히 정리하는 것보단 해당 글 링크를 공유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공유한다.(https://groro.co.kr/story/1026)



 지구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해서 이거 저거 소소한 내용들을 정리해 봤다. 사실 이런 방법들이 조금 회의적이긴 하다. 이런 노력에 비해 인간들의 소유욕구와 파괴욕구의 규모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다. 뭐랄까 언 발에 오줌 누는 정도라고 해야 되나? 얼마 되지도 않는 오줌이 과연 꽁꽁 언 발을 녹일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지구에 빌붙어 살고 있는 최소한의 양심으로 뭐라도 해 본다. 추가적인 내용이 생각나면 또 작성해 보도록 하겠다.      



“미안해, 지구야. 고마워, 살게 해 줘서.”


https://groro.co.kr/story/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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