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칭 대한민국 게임 1세대라고 말한다. 물론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게임은 요즘은 너무도 흔한 형태인 게임방 혹은 PC방이라는 곳에서 하는 게임을 이야기한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1997년 즈음해서 전국에 이전에 없던 형태의 놀이공간이 생기는데 그게 바로 지금의 게임방 혹은 PC방이다. 나는 그때 고3이었고 98년도에 대학생이 된다. 즉, 98학번이다.
당시의 게임방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전국에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게임방에 가서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곤 지금은 대한민국의 민속놀이가 된 스타크래프트, 정말 많은 속칭 게임폐인을 양성하게 된 리니지, 총 쏘는 게임 그러니까 FPS의 한 종류인 레인보우식스 정도밖에 없었지만 친구들과 모여 최신형의 컴퓨터를 한 대씩 다루며 하는 게임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무수히 많은 밤을 많은 게임방에서 지새웠다.
궁극적으로 내가 가장 즐겨한 형태의 게임은 리니지 등과 같은 우리말로 하면 다중접속역할게임인 mmorpg였다. 아주 쉽게 이야기하면 게임을 시작하는 순간 중세시대를 기반으로 하는 엘프와 드워프, 드래곤 등이 날아다니는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 그 속에서 역할을 맡게 되는데 기본적인 구성은 일반적인 우리 인간들이 실제 사는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세상에선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 파티를 구성하게 되는데 그런 파티모집 공고는 마을(게임 속의 마을이다.) 게시판에 게시가 되거나 외침을 통해 파티 원을 구하게 된다. 때로는 그때그때 해결해야 되는 사안은 다르지만 파티원은 정기적으로 구성해 모험을 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로로팟을 처음 봤을 때 들었던 느낌이 딱 그때의 파티 원을 구하는 게시물 같은 기시감이었다. 틀릴 수도 있지만 그로로팟의 ‘팟’이 아마도 파티의 줄임말이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해 본다.(아니면 말고...) 그래서 상당히 친숙했고 나아가서 꼭 참여해 보고 싶었다.
글을 쓰는 취미 아닌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로로라고 하는 글쓰기 플랫폼에 글을 올리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그로로라고 하는 플랫폼은 식물과 관련한 글에 조금 더 많은 특혜 아닌 특혜를 주고 있다. 문제는 나는 식물과 관련해 쓸 이야기가 별로 아니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물뿐만 아니라 소소하지만 다른 주제의 글도 쓰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그로로에서 주고 있다. 아쉬운 건 사실이나 어쩔 수 없이 자발적 아싸의 형태로 풀들이 파릇 푸릇 넘쳐나는 플랫폼에 낑겨서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식물과 관련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소싯적에 상당히 즐겼던 게임에서 파티 원을 모집하듯 ‘그로로팟’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다. 지원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선착순이었는지 랜덤으로 뽑힌 건지 모르겠지만 파티 원이 됐다.
결과적으로 사람 일 모른다고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식물과 관련한 그것도 식물을 키우는 글을 조만간 쓰게 될 예정이다. 어쩌면 자발적 아싸였던 내가 그로로 에 전면적으로 나서게 될 수도 있는 계기를 잡은 것 같기도 한 이 상황,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빠져 보려 한다.
조만간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키트가 도착한다. 내 돈을 주고 물건을 사고 기다리는 마음도 설레는데 당첨이 돼서 또 다른 세상의 문을 여는 기회가 될 수 있는 키트를 기다리는 마음이 설레는 건 인지상정 아닐까? 온다는 식물 녀석의 이름은 지금까지 살면서 듣도 보도 못한 ‘임파첸스 대즐러’다. 요상하고 긴 이름을 나름 어렵지 않게 외웠다. 좋은 징조 같다. 잘해 보자. 대즐러!
https://groro.co.kr/story/3511
그로로 동시 게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