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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게 하나도 없어!

by 이야기하는 늑대

열무김치

엄마가 열무김치를 싸 줬다.


어렸을 때,

먹었던 딱 그 맛이다.


지나온 시간이 몇십 년인데,

변함없는 맛이 신기할 정도다.


열무김치 맛을 보자마자,

짜라짜라 짜라짜라

짜파게티~

생각이 났다.


엄마가 해 준 열무김치와

짜파게티는 찰떡이다.


오늘 드디어

아내와 짜파게티를

해 먹기로 했다.


일요일은 아니지만,

여차 저차

해 먹기로 했다.


면이 조금 많이 익었다.

나는 꼬들면은 좋아하는데,

타박할 수는 없다.


아쉽지만

맛있는 열무김치와

고춧가루를 준비했다.


고춧가루는

다소 느끼한 짜파게티에

칼칼함을 더 해 준다.


신나게 솔솔

뿌린 다는 게


그만,

부어 버렸다.


말 그대로

고춧가루를

부어 버렸다.


수습이 불가하다.


아내가 해 준

짜파게티를 버릴 수도 없고,

덕지덕지 섞여 버린

고춧가루를

발라 낼 수도 없다.


그냥 먹는 수밖에….


매웠다.

땀이 났다.


장마가 오는 토요일인데,

습한데,

땀이 한가득이다.


다 먹었다.

맵다 속이.


간만의 열무김치로

간만의 짜파게티를

기대했는데,

망했다.


그래도 다 먹었다.


속에선 불안한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지금까지

버텨 내고 있다.


세상사

마음같이 되겠냐만은

또한

버텨내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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