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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Jul 03. 2021

되는 게 하나도 없어!

열무김치

엄마가 열무김치를 싸 줬다.     


어렸을 때,

먹었던 딱 그 맛이다.     


지나온 시간이 몇십 년인데,

변함없는 맛이 신기할 정도다.     


열무김치 맛을 보자마자,

짜라짜라 짜라짜라

짜파게티~

생각이 났다.     


엄마가 해 준 열무김치와

짜파게티는 찰떡이다.     


오늘 드디어 

아내와 짜파게티를 

해 먹기로 했다.     


일요일은 아니지만,

여차 저차 

해 먹기로 했다.     


면이 조금 많이 익었다.

나는 꼬들면은 좋아하는데,

타박할 수는 없다.     


아쉽지만 

맛있는 열무김치와 

고춧가루를 준비했다.     


고춧가루는

다소 느끼한 짜파게티에

칼칼함을 더 해 준다.     


신나게 솔솔

뿌린 다는 게


그만,

부어 버렸다.     


말 그대로 

고춧가루를 

부어 버렸다.     


수습이 불가하다.     


아내가 해 준 

짜파게티를 버릴 수도 없고,

덕지덕지 섞여 버린 

고춧가루를 

발라 낼 수도 없다.     


그냥 먹는 수밖에….     


매웠다.

땀이 났다.     


장마가 오는 토요일인데,

습한데, 

땀이 한가득이다.     


다 먹었다.

맵다 속이.     


간만의 열무김치로

간만의 짜파게티를 

기대했는데,

망했다.     


그래도 다 먹었다.


속에선 불안한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지금까지 

버텨 내고 있다.     


세상사 

마음같이 되겠냐만은

또한 

버텨내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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