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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Mar 13. 2024

# 3rd 그로로팟, 봄을 믿자.

https://groro.co.kr/story/8787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3월도 벌써 열흘이 지나가고 있다. 다시 열흘 정도가 지나면 낮이 길어진다는 춘분春分이다. 시간은 이렇게나 빨리 내 달린다. 빠른 건 빠른 거고 봄은 반갑다. 한껏 움츠렸던 몸을 펼 수 있는 계절이다. 그리고 뭐랄까 봄의 그 분위기가 참 좋다. 만물이 생동한다는 표현에 걸맞게 여기저기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게 느껴진다. 겨우내 벌벌 떨었을 길고양이들도 한숨 돌릴 수 있는 계절이다. 따사로운 봄 햇살아래 낮잠을 자는 고양이는 봄이라는 계절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봄이 오고 있는 걸 온몸으로 표현하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나무를 비롯한 식물들이다. 추운 겨울바람을 피해 땅 속에 그리고 줄기나 가지 속에 숨어 있던 생명들이 움찔움찔 들썩들썩 둠칫둠칫 어깨춤을 추기 위해 안달이 난 모습이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은 봄바람이라고 하기엔 차가운 겨울바람이 오는 봄을 시샘하듯 쌩쌩 불고 있는데 보란 듯이 꿈틀거리는 생명의 모습은 가히 봄이라는 군대의 선봉장 같다.



 그런 봄의 생명력을 믿고 밤낮으로 베란다와 실내로 위치를 바꿔가며 모셨던 네모들을 베란다에 두기로 했다. 지난여름부터 키우기 시작한 지금은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임파첸스가 어서 오라고 손짓하듯이 꽃을 피워내고 있다. 임파첸스는 참 대단한 거 같다. 종 자체가 원래 그런 걸 수 있지만 그리고 추운 베란다라곤 하지만 실외는 아닌 곳에 두었기 때문에 버텼을 수도 있지만 별스럽지 않게 잊을 만하면 한 송이, 두 송이 꽃을 꾸준히 피워내는 임파첸스가 새삼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런 임파첸스 옆이라면 계절도 봄을 향해 달려가는데 네모들도 충분히 잘 자랄 수 있을 것 같았다.



 화분갈이를 한 번 진행한 네모들은 그 긴 머리를 더욱더 치렁치렁 드러내고 있다. 전문적인 아니 조금 관심을 기울이는 식집사분들을 보면 너무 늘어지는 줄기는 잘라주기도 하고 뭐 그러던데 난 잘 모르겠다. 그냥 두려고 한다. 어련히 알아서 잘 자라겠거니 조금 넘치는 거 같으면 화분이나 또 갈아주면 되지 뭐 이러면서 바라보고 있다. 더해서 조만간 이사를 갈 건데 이사 갈 집에 작은 텃밭이라고 해야 할지 정원이라고 해야 할지 조경을 꾸며 놓은 공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 실외공간이 있다. 계절도 마침 봄이고 하니 화분을 갈아주는 대신 그 공간에 옮겨 심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 공간을 생각하니 이번에 그로로팟 4기가 시작되는데 적환무를 신청해서 심으면 딱 이겠다 싶기도 한데 봐서 나머지 두 작물인 토마토와 가지를 조금 더 보고 선택해 봐야겠다. 아참 가지를 신청할 일은 웬만해선 없을 거 같다. 가지를 싫어해서... 마저 더 이야기를 해 보면 토마토는 워낙 익숙한 작물이면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야채라 별 감흥이 일지 않았다. 그에 반해 적환무는 흔하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딱히 접해 본 적이 없어 잠정적으로 적환무를 선택하지 않을까 한다. 무엇보다 실외공간에서 뿌리채소를 키워 한 번 시원하게 뽑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조금 더 고민해 보겠지만 아마도 거의 확실히 적환무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아! 물론 신청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니 김칫국일 수도 있지만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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