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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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이다. 그야말로 작심삼일이다. 정확히는 작심삼주 정도인 거 같다. 오늘을 쓴다라는 주제로 적극적인 일기를 보다 지속적으로 써 보겠다고 다짐한 게 꽉 찬 2주 전의 이야기니 이 글은 세 번째이면서 3주 차를 열어가는 일기다.
아무리 매일 쓰는 일기는 아니라고 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과하게 부족한 거 같다. 이거라도 쓰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그래도 너무 적지 않나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든다. 물리적인 양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글쓰기 실력이 부족한 나에겐 또 그 양이라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하면서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걸 알면서도 글을 쓰는 빈도가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뭘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진짜 문제는 알면서 안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세 번을 채운 건 의미가 있다. 가져다 붙일 수 있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삼위일체'란 단어가 생각났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면 이 세상은 완벽한 거 아닌가라고 되지도 않는 이상한 이야기를 해 본다. 그저 일기를 쓰겠다고 다짐한 시간이 꽤 흘렀는데 꼴랑 세 번째 일기를 쓰는 민망함을 덮기 위한 주절거림으로 이해해 주면 좋을 거 같다. 그런데 지극히 개인적인 일기라는 걸 쓰고 있는데 나 지금 누구한테 이야기하고 있는 거니?
뭐 여하튼 이렇게 세 번을 채워 한 단위를 완성한다는 합리화로 정신승리를 해 본다. 전래동화 중에 '삼 년 고개'라는 이야기가 있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넘어가다 넘어지면 3년밖에 못 산다는 고개다. 그 고개를 어떤 할아버지가 넘다 넘어져 아이고 이제 3년 밖에 못 살겠구나 하고 앓아누웠는데 똑똑한 손자가 그럼 한 번 더 넘어지면 6년, 또 넘어지면 9년 뭐 이렇게 살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다. 세밀한 부분은 다를 수 있겠지만 대충 이런 이야기다.
거칠게 이야기하면 세상살이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이야기다. 조금 결은 다르지만 지금 쓰고 있는 일기, 3주 차만에 꾸역꾸역 겨우 세 번 썼지만 그래서 포기할까 싶기도 했지만 다시 넘어진다는 생각으로 다음 세 번의 일기를 바라며 세 번째 일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