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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May 31. 2021

사람 몸은 이상하다.

세상 맛있고 깨끗한 게 들어가지만

세상 더럽고 냄새나는 게 나온다.     



사람 몸은 이상하다.

얼굴에만 구멍이 일곱 개인데

물이 새어 나오질 않는다.     



사람 몸은 이상하다.

사람 몸도 어떤 존재가 만든 건지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건지

만들어진 물건일 텐데

이음새가 없다.     



사람 몸은 이상하다.

짧고 짧은 인생이라지만

백 년 쓸 수 있는 물건이

그리 흔한가 싶다.     



이쯤 되면

사람의 존재가치, 의미, 의도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왜 만든 거지?     

누가 만든 거지?     

조물주가 창조했나.

신이 빚었나.

지구의 물과 흙의 부스러기인가.     



지구도 우주적인 관점에선

부스러기 수준이니

사람은 부스러기의 부스러기인가?     



파고 들어갈수록 이상한 걸 넘어

덧없어진다.     



덧없는 몸뚱어리 짊어지고 사는

내가 더 이상한 거 같다.     



덧없는 삶인 걸 본능적으로

알아서 그런 건가.     



그래서 막 살고

몸을 막 쓰는 걸까?     



그렇다면 이상한 게 아니라

똑똑한 거구나!     


그래 우린 똑똑한 거였어!     


찰나의 삶을 하얗게 불태우는

우린 똑똑한 거였어.     



덧없는 삶이기에

확실히 불태울 수 있는 거야.     



그리고 후회 없이 가는 거지

우주로.     



영겁을, 영원을 

의미 없이 살아가는 것보다

찰나를 그래서 덧없음을

확실히 불태우고

소멸되는 게

더 의미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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