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상담을 받았습니다.

2024.02.23 / 첫 번째 상담

by 정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처음으로 전문 상담사님에게 상담을 받았습니다.

공황장애를 진단받은 지 약 9개월 만에 또다시 새롭게 시도하는 치료 방안입니다. 두렵기도 했지만 최근 용기를 내서 바꾼 정신건강의학과가 보다 제게 잘 맞는다는 사실을 자각한 후 두려움을 떨쳐내고 내디딘 발걸음입니다.

고작 상담을 받는 것에 무슨 두려움이냐 물으실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상담을 꺼려해 왔습니다. 이유는 여럿입니다.

첫 번째로 저는 타인에게 저를 들어내는 게 두렵습니다.

이렇게 무작위의 타인에게 저를 스스로 들어내는 글을 쓰고 있는 상황에 맞지 않은 소리지만, 그렇습니다. 저는 저 스스로를 들어내는 걸 무서워하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그런데 상담은 그런 걸 다 걷어내고 민낯의 저를 상담사 선생님께 들어내야 하죠. 그게 두려웠습니다.

두 번째로는 심력의 소모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며 간단한 상담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심적으로 충분히 지친 상태였습니다. 격주마다 스스로를 되짚어서 어디가 어떻게 안 좋았는지, 어떤 감정으로 힘들었는지 돼짚는 일은 이미 제게 충분히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상담은 단순히 격주간의 일을 넘어 제 삶 전체를 그렇게 뒤집어 읽어나가야 하니깐요.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가 전문가의 심리 상담을 받기로 결심한 이유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지금의 제가 모순되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한 편으론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 받고 위로받고 싶어 하면서 어느 한 편으론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신경을 끄길 바라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죠. 그건 스스로가 어떤 취급을 받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즉,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생긴 모순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잠시동안 생각해 보았지만. 네. 대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위로받고 싶으면서 신경 쓰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는 이 모순의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문 상담사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이 그 도움의 첫날이었습니다.

상담 선생님께서는 제 지난 9개월간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의사 선생님께 듣고 답하지 못했던 위의 모순과 또 다른 질문이었던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답을 찾지 못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단순히 낫고 싶다는 것 빼고 저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찾지 못했습니다. 굳이 구태여 말하자면 저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병에 얽매이지 않고 그 어떤 인간관계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이 말이죠. 이것 역시 오늘 상담 선생님과 함께 찾은 것입니다.

또 오늘은 기질 검사라는 것을 했습니다.

거기서 놀라운 사실을 한 가지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내향인이라고 생각해 왔던 제가 사실은 외향적인 성향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자아가 성장할 때 환경과 제 마인드가 저를 내향적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이죠. 그 때문에 스스로의 내부에 생기는 외향인과 내향인의 차이가 모순을 만들고 스스로를 괴롭힐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역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들은 것과 같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지침에 쪄들려있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다방면에서 저에게 말해줍니다.

심각하지 않다고. 그렇지만 많이 힘들었겠다고.

그럼 저는 괜찮아질 수 있는 거겠죠?

그런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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