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전문 상담

2024.02.29 / 두 번째 상담

by 정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두 번째로 전문 상담사 선생님께 상담을 받았습니다.

오늘의 상담은 지난 한 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간단한 면담과 함께 지난주 받았던 기질 검사에 대한 검사 결과 설명을 들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 건 무척 즐거웠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제게 많은 재밌는 일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제 곧 한국을 떠나는 판다 푸바오를 보기 위해 에버랜드에 가서 수많은 동물친구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도파민의 향연이었지요.

그렇게 웃으며 지난 한 주를 짧게 회상했습니다.

그리고 상담사 선생님께서 기질 성향 검사지를 보여주시면서 설명을 시작하셨습니다.

지난주에도 듣고 충격적이었지만, 저는 외향적 기질을 타고난 내향인이라고 나왔습니다.

외부의 위협적인 요인에 대한 경계심 및 불안도가 극도로 높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나 도전에 대한 욕구도 무척 높은 사람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건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맞는 사실입니다.

저는 새로운 것들을 시작할 때 그 위험요소들에 굉장히 걱정하는 타입입니다. 평소의 불안도도 높고요. 하지만 새로운 시도나 도전들, 새 자극들이 없으면 동시에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검사지가 저를 잘 읽어냈죠.

이러한 두 요소들이 내부에서 충동을 일으켜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제야 저는 제가 그동안 느꼈던 제 안의 모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주변에서 섬세하다, 조심성이 많다 등의 이야기를 듣지만 막상 실제로 행동을 실천할 때는 무모하다 싶을 만큼 도전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 역시도 특별히 섬세함을 더하지 않은 무모한 글이니깐요.

저는 이런 제 성향에 대해, 제 안의 모순에 대해 불만 어린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조금 더 도전적이면 될 텐데, 조금만 더 조심스러웠으면 됐었을 텐데 등. 많은 생각들이 저를 사로잡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순간들이 설명되어 기뻤습니다.

이 수치들은 타고난 것도 있지만 위협요소에 대한 불안도는 제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에 더 높을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공황장애를 앓기 전부터 자주 불안하고 아니, 아예 불안에 갇혀 살았던 저로서는 납득되는 수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다른 수치들을 함께 확인하는 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숙도였습니다.

저는 스스로가 미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은 달랐습니다. 언제나 먼저 나서서 어른들이 해줘야 할 법할 일들을 척척 해냈습니다. 덕분에 어른들의 칭찬을 받았죠. 조금만 어른스럽고 성숙하면 어른들에게 쉽게 칭찬을 받을 수 있었으니깐요. 상담사 선생님께서는 그게 착한 아이 증후군. 즉, 성인 아이라고 하셨습니다. 성인 돼서 오히려 아이 때의 미성숙함이 드러나는 상황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성숙해지는 사람이 되는 걸 목표했습니다.

미성숙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얽매였던 의지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이젠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성숙해져서 제 스스로를 혼자 돌 볼 수 있고, 스스로를 잘 알아서 병이 낫고 나면 무엇이 하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진짜 성인이 되고자 합니다.

그래서 상담사 선생님과 앞으로 6개월 정도 상담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저는 계속해서 착한 어린 저에게 얽매여 있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착하고 어렸고 예민해서 상처를 잘 받았던 칭찬에 목말랐던 어린 나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바라볼 줄 알고 보듬을 줄 알고 자기를 비난하지 않는 어른이 되고자 합니다.

비록 바로 되진 않겠죠.

여전히 저는 현재의 실수나 절망에서 과거의 저와 현재의 제게 비난하고 원망할 것입니다. 그래도 그걸 점점 줄여나가서 나중엔 스스로를 보듬고 냉정하게 잘못을 파악하고 자기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오늘 상담사 선생님과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병이 낫는다는 거 빼고 뭘 하고 살고 싶냐에 대한 또 한 가지의 답을 찾았습니다. 상담사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상담 공부를 배워볼까 합니다.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 그 또한 제게 어떠한 길을 알려줄 것이라는 것을 오늘 느꼈습니다.

상담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상담은 답을 찾아주는 곳이 아니라고 답은 제가 찾아내야 한다고 말이죠. 저는 오늘 조금은 답에 다가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답은 제 안에 있을 테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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