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을 토할 곳이 없으니

24.12.10 / 반년 만에 돌아온 공황장애 약

by 정윤

공황장애약을 다시금 진단받고, 우울증이 더욱 악화된 지금의 제 상태를 저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익명인 인터넷에 더욱 쉽게 그 사실을 털어놓은 것 같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다시금 주변 사람들에게 공황과 우울증에 대해 늘어놓기 힘든 것 같습니다. 딱히 주변 사람들에게 어떠한 감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가 걱정된 것도 아니고요. 그냥, 제 감정을 털어놓는 것에 이제 지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울함을 토할 곳이 없으니 그건 그것대로 속 안에서 검고 눅눅한 감정덩어리들이 기분 나쁘게 얽히고설키는 기분이 듭니다.

우울이란 왜 이렇게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걸까요.

우울감에 빠져있는 요즘은 몸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몸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고, 기분은 한 없이 쳐집니다.

뭐랄까요. 그냥 지칩니다. 이렇게 멀쩡히 숨을 쉬고 있는 것 자체가 지칩니다.

삶이 짐 같고, 제 존재차제가 무겁습니다.

우울은 무엇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아주 특수한 잉크 같습니다. 저는 지금 그 잉크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끈적하게 젖어버려 아무것도 못하는 기분입니다.

이 우울감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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