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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운로 그 아이 Nov 30. 2024

 글쓰기, 그 거룩한 빛

예정옥 작가의 '재생의 욕조'를 읽고


강가출판사에서 발행한 '재생의 욕조'는 프리랜서 작가이자 애니메이터인 예정옥 작가의 신간이다.

예정옥 작가는 현재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를 운영하며, 읽고 쓰고 그리는 것을 통해 함께 꿈꾸고 연대하는 창작의 지평을 만들고 있다. 브런치에서는 오렌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재생의 욕조.

저자는 재생의 욕조를 통해 어떤 것을, 어떤 방법으로 되살리고자 한 것일까. 그 해답을 찾아가 보았다.




서두에서 저자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하는 자기 구원의 행위라고 밝힌다.

저자에게 있어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가 재생의 중요한 키워드임을 포착할 수 있다.


본론에서는 벗음, 재생, 창조라는 큰 주제 아래 각각 다섯 가지의 소주제를 담고 있다.


1, 벗음

벗음 파트에는 욕조, 목욕탕, 온천, 물, 이라는 소주제를 다룬다.

따뜻한 물속에서 그날의 피로를 풀듯이 마음의 피로, 감정과 기억에서 오는 피로는 글을 씀으로써 풀 수 있다. 인생의 겨울마다 얼어붙고 말라 붙은 마음을 소생시키는 단 하나의 장소가 글쓰기이다.

저자에게는 화재로 인한 불행한 과거가 있었지만 그 치유의 과정 속에는 글쓰기라는 빛이 있었다. 글을 쓰면 난폭했던 불이 온화한 불로 내면에서 변화하여 더 이상 불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2, 재생

글쓰기의 힘은 재생파트의 등대, 걷기, 숫자, 그림, 재생의 욕조로 일관되게 이어진다.

걷기를 통해 사색하며 싱싱한 언어를 얻을 수 있고, 글쓰기에서 나아가 그림에 이르러서는, 슬픔에서 벗어나는 탈출구가 된다.

내게 글쓰기는 마음의 욕조다. 내 마음은 글쓰기를 시작할 때 투명하고 따뜻한
정신적 욕조 안에 폭 담긴다. 하루동안 겪은 마음의 먼지가 깨끗이 씻기고 마음을 어지럽힌 소음이 고요하게 잠든다.
(중략)
그래서 나는 글쓰기를 정신을 바로 세우는 재생의 욕조라 정(定)한다.
(재생의 욕조, p108)


3, 창조

세 번째 파트는 창조이다. 소주제인 어린이, 촛불, 기억, 쓰기, 창조의 욕조 역시 글쓰기라는 주제로 결집된다.

어린이는 과거와 미래에 사로잡히지 않은 '현재'만을 산다. 고통과 편견 없는 그들만의 아름다운 세상에서 창조적 활동을 하는 예술가이다. 우리는 모두 한 때 예술가였으며 우리가 의지해야 할 마음의 고향은 어린 시절이라고 한다.

글쓰기란 마음이라는 초를 태워 써낸 밝은 불빛이며, 함께 모여서 글제에 따라 각각 글을 쓰고 그것을 들려주는 활동을 통해 어둠으로부터 벗어나 빛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내 눈물을 닦아 주고 나를 일으켜 세우고 나를 돕는 천사적인 글쓰기로 스스로를 구원하고 세상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창조의 욕조, p155)




1984년 저자가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을 맞았을 때,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 근처 2층집에서 불이 났다. 그 집은 저자의 집이었다. 아버지는 부재중이셨고, 엄마는 삼 남매를 대피시키느라 미처 못 빠져나오고 큰 부상을 입으셨다.

저자는 엄마의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을 지켜보아야 했다. 상처의 회복에도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저자의 가족은 재난의 트라우마를 겪으며 오랜 세월 경제적, 심리적, 정신적 재생의 길을 걸어야 했다.

상상만으로도 과정이 어린 저자에게 얼마나 충격과 절망을 주었을지 가히 짐작이 간다.


저자는 신부님으로부터 심리상담을 받는 중에 무의식에 억압된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고,

결국 더 나은 내가 아닌 바로 나 자신 그 자체가 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이 되는 데 있어 가장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스스로 생각한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글쓰기를 하게 되었다. 글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 소망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유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기나긴 고통의 터널에서 저자를 끄집어내어 준 것은 글쓰기였다. 저자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하는 구원의 행위가 글쓰기라고 밝힌 바 있다. 바꾸어 말해서, 이 글쓰기가  없었다면 저자는 아직도 긴 고통의 터널에서 힘겨워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에게 그랬듯이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글쓰기가 벌거벗은 추운 몸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고, 먼지 묻고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이며, 하루를 살아갈 뜨거운 온기를 지니는 축복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또한, 자기자신을 굳게 믿고 용기를 내어 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글쓰기라는 재생과 창조의 욕조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구원하여, 세상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라고 격려하고 있다. 상처 입은 영혼을 온 마음 다해 어루만지며 새롭게 태어나자고 속삭인다.

글쓰기는 스러져가는 영혼을 되살리는

거룩한 빛이 되는 것이다



욕조에 나른히 몸을 담그고 있는 이 아이는 누구일까,

어쩌면 치유가 필요한 우리 모두가 아닐까?...






작가 소개 페이지



텀블벅에 참여하신 분들.

나는 닉네임으로 나와 있다.




텀블벅 참여 사은품으로 온 카드 다섯 장




사은품으로 온 머그컵

머그컵을 좋아해서 글을 쓸 때는 꼭 이 머그컵을 사용한다.




'재생의 욕조' 라는 선물을 주신 예정옥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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