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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똥 Jul 03. 2024

커리어의 시작

내가 있어야 할 곳

사실 나는 술을 잘하지 못 한다. 그날도 와인 두 모금에 양볼이 따끈해져 나는 시시하게 집에 돌아왔다.


시범 강의를 준비하느라, 그리고 걱정에 빠져있느라 번역 과제를 미처 마치지 못한 나는 다음 날 허겁지겁 과제에 몰두했다. 이번 작품은 캐나다의 시트콤이었는데 재밌게 감상하며 작업하니 몰입이 잘 되었다.


그때,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과제에 푹 빠져 느긋하게 핸드폰을 확인한 난 화들짝 놀랐다. 일주일 뒤에 연락을 주겠다던 면접 본 학원에서 하루 만에 연락이 온 것이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나의 면접 점수가 높아 본사 인사팀에까지 나를 채용하기로 컨펌이 이미 났다고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의 두 번째 커리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다음 주에 증빙 서류와 함께 계약서에 서명을 하러 가야 했다. 출근 시작일도 이미 정해졌다. 이것저것 정리해야 할 것들이 머리에 들어왔다. 일단은 장마를 앞두고 힘껏 곱실거리는 머리부터 피기로 했다.


회사원이 아닌 삶은 나한테 더 잘 맞을까?


잘 맞지 않더라도 이제 와서 다시 회사원으로 돌아가기엔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지난 3년 넘게 한 직무가 싫었고, 퇴사로 업무 공백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좋아, 낙장불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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