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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똥 Jul 30. 2024

난 이제 더 이상 회사원이 아니에요

그대 더 이상 망설이지 말아요

사람마다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각기 다를 수도

아니면 다들 비슷할 수도 있다.

나의 경우는 주로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실패에 대한 걱정에서 기인한 불안이 크다.


스스로 원해서 강사가 됐으면서 나는 불안했다.

회사를 다니지 않기로 한 게 틀린 결정이었으면 어떡하지?(난 정말 회사에 다니기 싫음에도 불구하고)

강의에 재능이 없으면 어떡하지?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 무려 3주나 꿀 같은 휴식이 주어졌으나 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가평으로 휴가를 가서도 내내 걱정뿐이었던 기억만 남았다.



모순적이게도 내가 더 이상 불안하지 않게 된 건 출근 첫날이었다. 일찍 일어나 여유가 있었지만 뽀송한 모습으로 첫인상을 남기고 싶어 택시를 탔다.


첫 출근날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강의하는데 필요한 물품들을 받고 이것저것 사이트에 가입했다. 교무실에서 앞으로 같이 일할 동료들에게 인사도 했다. 이미 아는 얼굴이 둘 있었다. 2관에서 원장님과 교수팀장님께 OJT를 받고 실제 강의 세 개를 청강했다.


첫날인데 어떻냐고 묻는 외국인 강사에게 “Hectic(바빠)”라고 짧게 대답할 만큼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이상했다.

현실에 던져지니 불안감이 줄어들었다. 실제로 과제들이 주어지자 힘들어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비관적인 예측만 하며 힘들어하던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오늘은 강사로 일한 지 셋째 날이다.


훗날 내가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될지, 커리어를 바꾸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내가 만난 스무 명 남짓한 학생들과 수업을 하는 게 너무 즐겁다. 교무실의 공기도 사무실보다 훨씬 편안한 분위기이다. 앞으로 열심히 해보자!


2주간의 여름방학 특강, 무사히 보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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