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 옥합이 아니라
나,
향유 옥합 가지기보다
오히려
그 옥합을
더럽게 만들어버리는 것만
가졌네
썩은 냄새
진동하고
갈기갈기 찢겨져
꿰맬 수도 없는
모습과 삶뿐이로구나
주님께
귀한 것 드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온갖 썩어 문드러진
상처를
내어 드릴 수도 없네
어찌하랴
나, 어찌하라
이젠
어디로 가야 하나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가진 것도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는 것만
가졌으니
이젠
마지막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생각도 없구나
그래도 나아가자구나
나의 주님께
내 가진 모든 거 온전히 내어드리자구나
내 옥합은
깨졌고
향유는
흘러내렸다
향기보다
먼저
썩은 냄새가
진동했지만
그 안에 담긴
나의 눈물과
나의 고백은
주님 앞에 향기로왔을까
드릴 수 없는 것들로
드리고 싶었고
받지 못할 것들을 가지고 나아갔으니
그 향유는
내 삶의 모든 것
가장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