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아니잖아요

생각의 밀물

by David Dong Kyu Lee

잠결에 눈을 떴다

방 안은 네 생각으로 가득했다

말없이 떠다니는 것들

너의 웃음, 너의 침묵, 너의 부재

그 모든 것이 공기처럼 스며들어

내 호흡을 따라 움직였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

내보내려는 마음이

바람을 타고 흩어지길 바랐다

한 줄기 바람이 들어와

커튼을 흔들고, 책장을 스쳤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문밖에 있던 너의 생각들이

밀물처럼 밀려 들어왔다

벽을 타고, 바닥을 적시며

내 심장을 두드렸다

나는 도망칠 수 없었다

너의 흔적은 파도처럼

내 안을 가득 채웠다


그제야 알았다

잊으려는 순간에도

너는 여전히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걸

기억은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에 새겨진 파문이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밀려드는 파도 속에서

저항하지 않고 몸을 맡겼다

그 안에서 나는 깨달았다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끝내 사랑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는 걸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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