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밀물
잠결에 눈을 떴다
방 안은 네 생각으로 가득했다
말없이 떠다니는 것들
너의 웃음, 너의 침묵, 너의 부재
그 모든 것이 공기처럼 스며들어
내 호흡을 따라 움직였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
내보내려는 마음이
바람을 타고 흩어지길 바랐다
한 줄기 바람이 들어와
커튼을 흔들고, 책장을 스쳤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문밖에 있던 너의 생각들이
밀물처럼 밀려 들어왔다
벽을 타고, 바닥을 적시며
내 심장을 두드렸다
나는 도망칠 수 없었다
너의 흔적은 파도처럼
내 안을 가득 채웠다
그제야 알았다
잊으려는 순간에도
너는 여전히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걸
기억은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에 새겨진 파문이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밀려드는 파도 속에서
저항하지 않고 몸을 맡겼다
그 안에서 나는 깨달았다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끝내 사랑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