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 11. 가족의 개입
한국에서 결혼은둘의 일이 아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서로의 삶을 나누기로 결정하는 일,
그 단순하고도 아름다운 과정이
이 나라에서는너무 많은 사람을 지나야 한다.
부모의 기대,친척의 조언,가문의 체면,집안의 역사,오래된 관습,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압박.
사람들은 말한다.“결혼은 집안과 집안이 만나는 거야.”“가족끼리 잘 지내야지.”“부모님이 반대하면 힘들어.”
그 말들은사랑을 보호하는 말이 아니라사랑을 가두는 말이다.
둘이 만나서둘이 사랑하고둘이 결혼하는데
왜 결혼은둘의 선택이 아니라여럿의 승인 절차가 되는가.
사랑은둘만의 세계에서 자라야 하는데가족은그 세계에 문을 열어수많은 사람을 들여보낸다.
사랑은조용히 자라야 하는데가족은사랑을 시끄럽게 만든다.
사랑은서로를 바라보는 일인데가족은남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건 아니잖아요.
결혼은가족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이 아니라둘의 마음을 지키는 일이다.
가족은축복할 수는 있어도결혼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결혼은가족의 개입을 넘어설 때비로소 둘의 삶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