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대하여
누구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보다는,
나라는 존재가 오해 없이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가급적이면 타인과 불편함 없이 지내고 싶은 욕망은 마침내 사람들이 본모습을 '가면'으로 감추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지친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마음이 통하는 소수와 아웃사이더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관계를 최소화한다. 문제는 아웃사이더 역시 하나의 가면이라는 것이다. 아웃사이더 역시 자신만의 영역과 언어를 구축함으로써 의도적인 불편함을 초래한다. 흥미로운 점은 둘 다 타자에게 어떻게 비칠지에 대한 두려움이 '가면'으로 실체화되었다는 점이다. 점차 가면에 익숙해지고 종래에는 본래의 '자아'를 잃어버리고 만다. 본래의 나를 잃지 않으려면 마음속 진열장에 새로운 가면을 들이는 대신, 나라는 존재가 오해 없이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