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아이

우주의 끝

by 호연

한 아이가 있었다. 해사한 웃음을 짓는 만큼 잘 울던 아이가 있었다. 그런 아이라도 세상 앞에서는 별 수 없었다. 매일 다른 웃음과 눈물을 가져다주는 세상은 다채로웠지만 베이기 좋은 곳이었다. 아이는 많은 날 웃었고, 그보다 많은 날 울었다. 사람은 변화에 내성을 갖는다. 기뻐하고 슬퍼하는 만큼 무뎌진다. 고양이와 하늘과 별을 보며 웃고, 친구와 배를 보며 울던 아이는 자라나며 도저히 좋아하는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아픔과 맞바꾼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좋아했던 것들을 이것저것 끄적여보기도 했지만 예전의 충만함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이는 생각했다. 손톱도, 머리카락도, 친구도, 풍경도, 세상도, 우주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빅프리즈, 빅크랙업, 빅크런치. 우주가 탄생한 순간부터, 차갑게 식어버리거나, 찢어지거나, 처음으로 돌아가거나. 방법은 다양하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우주는 멸망할 것이다. 우주는 팽창한다. 하얀 별의 희미한 반짝임은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해준다. 별의 이야기대로라면 아마 우주는 차갑게 식어버릴 것이다. 빅프리즈이다. 그 이후에는 우리를 이루고 있던 모든 것이 서서히 무너질 것이다.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모든 생명체는 끝을 맞이한다. 빛은 사라지고, 철이 된 별은 암흑 속에서 우주를 떠돈다. 이후 철 별과 모든 물질은 블랙홀이 되고, 블랙홀마저 소멸되고 나면 우주는 열적 죽음을 맞는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영원한 어둠만이 남는다.


만일 우주가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것처럼 확률적인 운동을 한다면,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다시 한 점에 모일지도 모른다. '특정한 계는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에는 초기 상태와 아주 가까운 상태로 회귀한다'는 푸엥카레 재귀 정리이다. 또한 이에 따라 '재귀가 일어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푸엥카레 재귀 시간이다. 우주의 푸엥카레 재귀 시간은 약 10^10^10^10^10^1.1년 정도이다. 그러나 우주가 빅뱅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인류의 운명이 달라지진 않는다.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끝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공허한 어둠으로 데려갈 것이다.



아이는 자신을 울게 했던 것을 생각했다. 눈이 오는 날이면 끼고 나갔던 개구리 장갑, 토요일 저녁의 웃음,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음악, 딱딱하게 굳어있던 고양이, 볼 수 없었던 할머니의 마지막, 차갑게 식은 눈빛과 누군가의 마지막 뒷모습을 생각했다. 그것들은 아이가 사랑했던 것들의 이름이기도 했다. 결국 사랑한다는 것은 아파할 일이 하나 느는 것이라고, 다시는 무언가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해가 희미한 하늘을 바라보며 아이는 중얼거렸다. 그것은 아이의 다짐이기도 하고 체념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