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꽤 단순한 사람이었다.
오늘 할 일만 잘 끝내면 충분했고, 내일은 내일 생각하면 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요즘은 자꾸 ‘앞’을 생각하게 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들까지.
임신을 알고 나서부터다.
별것 아닌 일에도 검색을 하게 된다.
이 음식 먹어도 되는지, 이 증상은 괜찮은 건지, 그리고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위한 준비까지.
그중에서도 가장 낯설었던 건 ‘보험’을 알아보는 일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원래 보험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혹시 모를 상황’이라는 말을 그냥 넘길 수가 없다.
태아보험도 그중 하나였다.
처음엔 주변에서 하니까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알면 알수록 ‘시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조금만 늦어도 선택할 수 있는 게 줄어들고,
검사 결과에 따라 가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괜히 마음이 바빠졌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아직 닥치지 않은 일까지 미리 준비하려는 사람이 되었다.
가끔은 이런 내가 너무 앞서가는 건 아닐까 싶다가도,
이게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온전히 책임진다는 건
결국 이런 사소한 걱정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거니까.
오늘도 나는 조금 이른 걱정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그 걱정들이, 결국은 너를 향한 마음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아마 내일도 비슷하겠지.
조금 일찍 걱정하고, 조금 더 미리 준비하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