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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프 Nov 19. 2021

커지는 배달대행시장, 1등은 누구?

라스트 마일(Last mile)기업들의 새로운 가치평가 기준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후,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산업을 꼽으라면 당연히 배달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2조 4천억 원이던 시장규모가 2020년도엔 17조 6천억 원으로 집계되며, 연평균 성장률 85.4% 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음식 배달하면 으레 배민, 요기요 등 배달 중개 플랫폼이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최근엔 여기서 발생한 주문의 

'배달' 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배달대행 기업들도 중개 플랫폼만큼이나 몸집이 커지고 있다. 

그럼 배민과 요기요도 라이더들을 고용하는데 다른 점이 뭘까? 배민/요기요 등에 소속된 라이더는 자사의 주문만을 수행할 수 있지만, 배달대행 라이더의 경우 계약된 모든 매장의 주문을 수행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어쨌든 불과 2~3년 사이에 '생각대로', '부릉', '바로고' 등의 로고를 '배달통'(일명 빵통)에 붙이고 다니는 오토바이가 많이 늘었는데, 이들 모두가 배달대행 기업들이다. 그럼 이렇게 치열한 배달대행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푸드 딜리버리 벨류체인 (Source : 삼정 KPMG 경제연구원)


배달 대행사, 누가 강자인가?


'배대사'(배달대행사) 이익구조는 크게 3가지 채널에서 발생한다.

 ㅁ 음식점 지출 수수료 : 배달대행 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 건당 배달료

 ㅁ 배달대행 대리점 지출 수수료 : 배달대행업체 프로그램 사용료

 ㅁ 배달대행 기사 지출 수수료 : 배달 건당 수수료


여기서 프로그램 사용료 등은 그 CAPA 확장에 한계성이 뚜렷하나, 건당 배달료는 확장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에 '배대사'는 무엇보다 가입자 규모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전략으로 인해 기업의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은 대부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는 15년 매출 57억 원 에서 19년 매출 469억 원으로 연평균 69% 성장하였나 19년 영업적자가 67억을 기록했고, '메쉬코리아(부릉)' 또한 19년 매출 1,614억 원, 영업적자 11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높은 성장세로 인해 배달 대행사에 대한 투자 관심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메쉬코리아'의 경우 올해까지 누적투자 금액이 1천억 원을 넘어섰고, '바로고' 역시 올해 진행한 Series C 투자에서 800억 원, '생각대로'도 작년 네이버로부터 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경쟁강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영업손실폭이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할만하다. 때문에 경쟁강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18~19년도 당시엔 배달 건수 기준 약 5배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경쟁이 심화된 21년 현재 기업가치 평가는 배달 건수 기준 약 3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10여 년간 여러 배달 대행사들이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했지만, 이러한 투자와 성장을 발판 삼아 현재 배달대행 시장은 크게 '메쉬코리아', '바로고', '생각대로' 의 3강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주요 배달 대행사 투자 내용(출처 : 삼정 KPMG)



배달만 하는 배달대행은 없다.


현재 물류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들 중 영업 이익을 내며 운영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역설적으로 우리나라의 기존 물류망이 너무나 우수해서 물류, 특히나 라스트 마일을 담당하는 기업들의 영업이익폭이 작기 때문이며,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지속적인 재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대부분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물류' 시장에서 배달 대행 기업들은 향후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까? 전통적인 배달 산업에서 가장 기초적이자 최고의 목표는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따뜻한(조리된) 상품을 파손 없이 전달한다.' 였다. 하지만 산업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근원적 '목표'는 배달 기업이 필수로 지녀야 하는 '덕목' 같은 것이 되었다.


이는 배달(라스트마일) 기업에게 '배달'이 차지하는 영역이 점차 감소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제 그 빈자리는 각자의 라이더와 소규모 거점을 이용한 '퀵커머스' 와 'MFC'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퀵커머스 서비스는 아래와 같다


배달 중개 플랫폼

 ㅁ 배달의민족 - B마트 

 ㅁ 요기요 - 요마트(현재 중단)

 ㅁ 쿠팡 이츠 - 쿠팡 이츠 마트


배달대행 플랫폼

 ㅁ 메쉬코리아 - V마트 (오아시스마켓 합작법인)

 ㅁ 바로고 - 텐고


퀵커머스 사업은 배달 기업들의 가장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더와 거점, 즉 '물류망'을 이용하여 연계할 수 있는 사업으로 매우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여기에도 역시 '돈' 이라는 문제는 빠지지 않는다.

DH가 연초 발표한 연간 주문 건 데이터에서 B마트는 약 94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퀵커머스 리딩 브랜드인 B마트 조차 서비스 확장에 따른 적자폭이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후발 기업들 역시 상당한 각오와 '머니'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사업 피봇(Pivot)의 키 팩터(Key factors)가 '물류망'이 아닌 '데이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계 확장성이 뛰어난 물류사업의 특성상 퀵커머스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델 변환과 사업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데이터'를 잡고 있는 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더욱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가 아닌 '데이터'를 차지하기 위한 물류회사들의 경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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