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튜터링의 밤, 작고 조용한 감동에 대하여
밤 9시 44분.
하루를 마무리하려던 찰나, 불쑥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내가 튜터로 함께하고 있는 UXUI 부트캠프, 그 안에서 1:1 피드백을 나눈 한 학생의 메시지였다.
“튜터님, 꼼꼼히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작은 선물을 두고 가겠습니다, 좋은 밤 보내세용”
그리고 그 아래, 귀엽게 그려진 그림 하나.
토끼 머리띠를 쓴 캐릭터가 환하게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림체도, 색감도, 그리는 손길도 전부 다 ‘정성’이었다.
감사하다는 말보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나는 생성형 AI와 함께 일하고,
수많은 자동화 툴과도 매일같이 협업하는 디자이너다.
답은 빠르게 주어지고, 실수는 적으며, 기술은 효율적이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대화는,
늘 예상치 못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예상 밖의 방식으로 마음이 도착한다.
AI는 ‘정확히 필요한 답’을 줄 수는 있지만
“이 사람이 오늘 나와의 대화를 소중히 여겼구나” 같은 따뜻한 감정은
사람만이 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일을 좋아하게 된다.
기술과 기술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해주는 것도 좋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마음이 연결되는 걸 볼 땐
내 안의 어떤 감각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 든다.
학생이 남긴 그림은, 단지 ‘그림’이 아니었다.
그날의 대화를 되짚어보면,
그 학생은 계속 고개를 끄덕였고,
고민을 조심스럽게 꺼냈으며,
내 조언을 빛나는 눈빛으로 받아들였다.
말로는 다 하지 못했을 감정들
고마움, 안심, 공감
그 모든 것이 이 작고 귀여운 그림 한 장 안에 고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마음이 너무 기특하고 벅차고,
조금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내가 튜터로 일할 때
가장 디자이너답다고 느낀다.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안의 감각이 살아나도록 도와주는 존재.
그래서 종종 ‘감정’이 오고 간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선명하게 남는 것.
내가 이 일을 오래도록 좋아할 수 있는 이유는
기술이나 성과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예기치 않게 등장하는 ‘마음의 순간’들 덕분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이 쌓여
내 일과 삶의 결이 조금씩 다정해진다.
오늘처럼 말이다.
작은 감사의 그림 한 장이
오늘 하루를 다정하게 마무리해준다.
반짝이는 선물처럼
사람의 마음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도착하고,
기술이 넘보지 못할 감동을 만들어낸다.
튜터링이 끝난 뒤
Zep에서 로그아웃하며 나는 생각했다.
“오늘 내가 건넨 마음이, 내일 누군가의 용기가 되었기를”
그렇게 오늘 밤도,
내 마음 어딘가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