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눈치 그만 보자
오늘 글의 표지는
도서관에서 재밌게 읽은 시집 중에서
골라봤다. 너무 공감이 가서 피식 웃었지만
조금은 슬펐다.
새 학기 새 출발 등 변화가 많은 3월.
빨라진 아이의 등원시간으로 인해
요새 아침이 분주해졌다.
일단 일어나자마자 아들과 함께 씻고
(엄마랑 같이 씻는 게 즐거운 듯하다.)
로션 바르고 머리만 말려서 내보내면
옷 입히기는 아빠의 몫이다.
엄마는 그 사이 아침을 준비한다.
매일 피곤하지만 이것도 시간이 약이겠지.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면
내가 남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
이전엔 전혀 없던 행동이라 당황스럽다.
사회생활을 좀 쉬었더니 그런가
요즘 나의 주변으로 늘어난 인간관계들이
나도 모르게 부담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아들과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엄마들과의 관계
도서관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특히 그렇다.
친구처럼 편한 사이들은 아니라 그런 걸까
대화 중에 나오는 말들과 행동들이 종종
다시 생각이 날 때가 많다.
'아 이렇게 말하면 더 좋았을걸'
'잘못 오해하면 어떡하지?'
'이렇게 말해서 기분이 좀 나빴으려나'
'괜히 말했나'
도서관 선생님들과 회의를 하거나
수다를 즐길 때면 가끔 생각한다.
'난 모르는 것도 많구나'
'난 싫어하는 것도 많네'
'이런 거 물어보면 이상하게 생각하려나'
이런 것들이 소소히 쌓여서
자꾸 생각이 난다. 씻을 때, 자기 전에 등등
어쩌다 내가 이렇게 눈치를 보며 살고 있나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어쩌면 남들은 1도 신경 안 쓰고 있을 수도 있는데
왜 전전긍긍 그들의 생각, 기분을 신경 쓰고 있나
스스로가 바보 같고 허망한 느낌이 든다.
말이 많은 게 좋은 건 아니지만
말하고 싶은 건 내뱉고 싶어서
말하면 후회할 것 같은 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심각한 후회가 아니고 '아 굳이' 정도의?)
사람들이 좋아서 더 친밀해지고 싶어서
친구 대하듯이 하고 싶어서 그런 말과 행동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친구'라는 바운더리에
들어가긴 사실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그 중간 균형을 적절히 맞춰서 가야 하는데
나도 참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보다.
40대는 돼야 하나 하하.
그래도 별거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또 그리 별거 아니니까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내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처럼.
앞으로는 나를 더 생각하도록 해야겠다.
남의 생각, 기분을 더 살피기보다는
나의 생각, 기분을 더 살피면서 살아야겠다.
나는 소중하니까.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