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미세키메라
아들이 유치원 등원을 한 지 4일째가 되었다.
3일째 까지는 잘 나가다가
오늘은 집에서 더 놀고 싶었는지
안 간다고 떼를 쓰고 울었다.
할아버지의 힘을 빌려 둘러메고 집을 나섰다.
아들은 단단히 삐친 듯 보였고
차 안에서 3일 내내 흔들어주던 손도 안 흔들고
고개를 휙 돌린 채 떠나버렸다. 귀여운 녀석.
이따 하원하면 웃으면서 안아줘야겠다.
며칠 전 유뷰브에서
흥미로운 댓글을 보았는데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 여성의 몸에는
아이의 세포들이 남아서 엄마의 세포를 돕고
보호한다고 한다. 그 현상을 '태아미세키메라'
라고 한다. 이 얼마나 신비롭고 든든한 일인가!
나는 폐암 환자이므로 궁금해졌다.
정말 내 몸속에 아들의 세포가 남아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만약 있다는 가정하에
아들의 세포가 내 몸속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여 AI의 지식을 빌려 확인해 보았다.
AI의 답변에 의하면 이렇다.
* 내용을 쓰기엔 길어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자기 전에 이 내용을 읽었는데
어찌나 든든하고 좋던지!
사실이든 아니든 내가 믿으면 믿는 대로
힘이 될 테니 투병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얼마나 기특한 효자인가!
이제는 자기 전 암을 무찌르는 상상 치료를
할 때 나 혼자 싸우지 않는다.
옆에 아들의 손에 창을 하나 들려주고
"이쪽을 부탁해! 엄마는 저쪽으로 갈게!"
라고 말하며 웃으며 헤어진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심히 암을 처리하는
아들을 상상하며 빙그레 미소 지으며 잠든다.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